애플이 싫어하는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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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싫어하는 판사

June 2014
The Judge that Apple Hates
Last year, federal judge Denise Cote leveled unprecedented sanctions against Apple and major publishing houses for e-book price-fixing. Here’s how an old-school jurist upended the industry with a landmark decision.
By David Margolick

HOLDING COURT Judge Denise Cote, photographed in her chambers at the Daniel Patrick Moynihan United States Courthouse, in New York City.
거의 1년 전 어느 날, 맨해튼의 Daniel Patrick Moynihan 빌딩의 법정에 유례 없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스나이더(Orin Snyder)라는 한 변호사가 힘든 변론을 시작했다. 그는 애플이 미국의 일반 독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우지 않았음을 드니즈 “디” 코우트(Denise “Dee” Cote) 연방판사에게 확신 시키려 노력했다.
밥 딜런(Bob Dylan)과 제시카 사인펠드(Jessica Seinfeld), 앤더슨 쿠퍼(Anderson Cooper),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를 변호했던 우람하고도 자신감 있는 스나이더 변호사는 애플이 법무부의 기소대로 주요 5개 출판사와 전자책 가격의 인상을 담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실 그의 구두변론에서 그는 애플이 전자책 시장을 다른 거대 기업의 손아귀로부터 해방 시켰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단, 팔리는 전자책 10권 중 9권을 팔았던 “아마존”이라는 이름을 그는 절대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거의 3 시간에 설친 프레젠테이션에 들어가기 몇 분 전, 스나이더 변호사는 불가사의한 반독점 교리와 출판업 특유의 습성에 대해 비틀어 말했다. 갑자기 그의 유일한 걱정거리는 판사와 배심원단 모두의 역할을 하고 있던 코우트 판사가 됐다.
겨우 열흘 전, 뉴욕 남부지법 제1심 법정에 앉아 있던 코우트 판사는 변호사들과 함께 동 건의 법익에 대한 “잠정적인 관점”을 공유했었다. 다른 사건에서도 그녀는 그런 방식으로 양측 모두 동의하는지를 물었었다. 일단 잠정적(tentative)임을 강조하면서, 코우트 판사는 서류를 검토만 했을 뿐이며 아직 증언과 변론을 안 들었다 지적했고, 애플이 “의도적으로 참여하여 전자책 가격을 인상 시키는 담합을 만들어냈음”을 정부가 입증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도 말했다.
따라서 코우트의 법정에서 분명 지는 쪽에 있었던 스나이더 변호사는 코우트 판사를 직접 만나서 그녀의 공정성에 도전하기로 했다. 스스로를 양심적이라 자신하는 판사에게 하는 전쟁 선포나 다름 없었다. 스나이더 변호사의 답변이다. “세계 제일의 기업이건, 개별 피고이건, 크건 작건 그 어떤 이도 이미 다 짜여진 소송을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정중히, 그리고 겸손하게 법정에 요청 드립니다. 오늘 법정의 마음에 존재할지 모를 그 어떠한 잠정적인 관점을 삭제하도록이요.”
67세의 부엉이상 할머니인 코우트 판사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지만 약간 얼굴이 상기됐다. 스나이더 변호사가 애플 변호의 핵심을 얘기하려 시도하자, 그녀는 재빠르게 그의 발언을 중단 시켰다. 뉴욕에서 40년을 살았어도 미네소타 억양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실례합니다만, 스나이더 변호사님, 지금 진행중인 3주일 간의 재판에서 공정한 심리(hearing) 외에는 없을 것임을 애플도 생각해 주기 바랄 뿐입니다. 저는 양쪽 모두를 경청할 겁니다.” 증거가 없는 한, 판이 애플에게 불리하게 미리 짜여져 있지 않았음을 그녀는 약속했다.
재판은 코우트 판사의 예전 재판과 마찬가지로 거의 계획대로 진행됐다. 변론 이후 3주만에 코우트 판사의 160 페이지에 달하는 의견서가 나왔다. 코드 입장에서 그런 극단적인 효율성은 표준적인 작업 절차였다. 애플 입장에서는 정말 사전에 다 조율된 것인 양 너무 빠르게 진행됐다. 그리고 확실히 그녀가 법원에서 들었던 것이 그녀의 입장을 더 공고하게 해주기만 했었다. 그녀의 글을 보자.
전자책에서 아마존의 통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출판사 담합은 “애플의 조력이 없었다면” 이뤄지지 않았을 일이었다. 즉, 아이패드로 새로운 전자책 서점을 소개하면서 애플은 여러 출판사와 만나 출판사들이 필요로 했던 전자책 가격 인상을 위한 “비전과 포맷, 시간표, 협력”을 제공했다. 코우트 판사는 자신들이 공모하지 않았다는 애플 및 출판사 임원진의 증언을 묵살했고, 그들이 본질적으로 “거짓말쟁이” 딱지를 붙이기도 했었다.
맨해튼의 전직 검사 협회와 법정 모두에게서 사랑을 받는 인물인 코우트 판사의 판결이 관심을 일으킨다거나 비판을 받는 일은 좀처럼 없지만,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독점 기업을 보호했다면서 New York TimesWall Street Journal 모두 그녀의 판결을 비판하고 나섰다. 연방 법원 중에서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독서가인 코우트 판사는 이미 출판사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었다. 비록 주요 출판사 중 3곳(HarperCollins, Hachette, Simon & Schuster)은 법무부와 합의했고 2곳(Penguin, Macmillan )은 나중에 항복하기는 했지만, 코우트 판사는 아마존의 지배가 위협적이라는 소규모 출판사와 에이전시, 작가, 서점 수 백 곳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들 모두와의 협상을 승인 내려야 했었다. 소설가인 록사나 로빈슨(Roxana Robinson)의 글이다. “아마존은 책을 정원 물 호스나 기저귀처럼 일반적인 물건인 양 판매합니다. 도서 산업을 아마존에게 넘기는 것은 교육 체제를 로봇에게 넘기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인상된 가격으로 책을 산 구매자들에게 줄 1억 6,600만 달러의 보상금만이 아니라 Union Square Cafe의 아늑한 점심과 호화로운 장소에 익숙한 출판사 간부진들 간의 잡담을 보고하도록 하는 등, 코우트 판사가 출판사들에게 일으킨 센세이션은 도서 사업 자체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Macmillan의 존 사전트(John Sargent), Simon & Schuster의 캐롤린 리디(Carolyn Reidy)라는 주요 출판사의 핵심 임원의 증언을 믿을 수 없다는 코우트 판사의 평소 때와 다른 지적도 있었다.
캐롤린 리디와 그녀의 변호사들은 아무런 말을 안 했고, 평소 때는 거침 없는 재담꾼인 존 사전트도 상당히 어려워 하면서도 말을 아꼈었다. 코우트 판사의 판결에 대한 출판 업계의 이러한 무기력한 대응은 앞으로도 출판사가 판결을 잘 따를지 코우트 판사가 감시하리라는 공포감을 반영한다. 하지만 애플의 항소를 담당할 판사 3명은 코우트 판사 역시 조사할 것이다. 항소이유서에 분명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단호한 옳고 그름의 판단력과 같은 코우트에 대해 칭찬하는 사항이, 애플이 하는 항의의 핵심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2007년 킨들을 소개하며 전자책 가격을 훨씬 낮게 책정했던 아마존은 출판사들 사이에서 큰 혼란과 공포를 일으켰다. 수익성이 좋은 하드커버 책의 가치를 떨어뜨림은 물론, 책을 직접 보여줄 “실제 존재하는” 서점을 파괴할 정도로 가격을 내렸기 때문이다. 전자책 출시를 연기한다거나 아마존에게 항의하고, 도매가를 인상하거나 Hachette처럼 실제로 법무부로 가서 고소하는 등, 그 어느 조치도 소용이 없어 보였다.
여기서 애플이 구원을 제공했다. 아이튠스와 기타 애플 콘텐트 스토어를 개척했던 임원인 에디 큐(Eddy Cue)는 2009년 하순, 잡스에게 새 아이패드와 나란히 아이북스토어를 개장함으로써 애플은 아마존을 “두들겨 팰 수” 있다고 썼고, 잡스는 재빠르게 결재를 내렸다. 하지만 큐는 빨리 움직여야 했다. 아이패드가 2010년 1월 27일에 나올 예정이었고 잡스는 아이북스가 같이 나오길 원했으며, 잡스 스스로가 죽어가는 중이었다.
주요 6개 출판사 각각에게 큐는 동일한 조건을 제시했다. 도매가로 전자책을 판 다음, 소매업체가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출판사 스스로가 전자책 가격을 정하라는 방식이었다. 애플은 여기서 에이전시로만 활동하여 판매가의 30%를 받는다. 1월 26일까지 Random House를 제외한 5개 출판사가 동의했다. 그러자 아마존도 재빠르게 보조를 같이 하여 전자책 가격이 빠르게 상승했다. 뒤이어 소비자들을 대표한 집단 소송이 터졌다. 아마존의 선동으로 인해 여러 주의 주 법무부도 소를 제기했으며, 2012년 4월, 법무부의 연방 차원의 소송도 발생했다. 이 모든 소송이 애플과 출판사가 연방 반독점법을 침해하는 담합을 실시했다는 내용이었다.
코우트는 이전에도 대단히 중요한 사건을 맡은 적이 있었지만, 언론의 경제 섹션 이상으로 나온 기사는 거의 없었다. 게다가 그녀의 과묵함(본 기사를 위한 인터뷰를 그녀는 거절했다) 때문에 심지어 친구들조차도 그녀가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 사는 듯 하다는 평이 있을 정도다. 그녀는 미네소타주의 St. Cloud에서 자라났으며, 방과 후 도너츠와 체리 코크의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자유의 기사단(Freedom Riders)과 쿠바 소련 미사일 위기, 뉴프론티어(New Frontier)의 시대였다. 베네딕트 회 수녀들로부터 그녀는 모두가 사랑과 존중을 받을, 자유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배웠다. 그녀 역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연셜의 약속과 명령을 기억했다.
코우트 판사는 1968년, 인디애나주 Notre Dame에 있는 St. Mary’s College를 졸업했으며 Columbia에서 역사학 석사를, 그리고 3년 동안 뉴욕의 가톨릭 고등학교에서 교사를 했었다. 그러나 범죄와 빈곤이 창궐하고 있던 뉴욕에 도움이 필요하다 확신한 그녀는 Columbia Law School에 들어가 거의 수석으로 절업했다. 맨해튼에서 연방 검사로 8년을 보내고, 민간 부문에서 6년을 지낸 다음, 연방지방검찰청으로 복귀하여 형사부를 이끄는 최초의 여성이 됐다. 대니얼 모너헌(Daniel Moynihan) 상원의원의 천거 및 지명으로 빌 클린턴 대통령은 1994년, 코우트를 연방 판사로 임명했다.
최근 그녀의 법원 청사는 (이전에 청사를 채웠던 괴짜 판사들은 대부분 떠났다) 말끔해졌지만, 새로운 판사들 그룹 가운데에서도 코우트는 성실하고 원칙적이며 꼼꼼하다는 평이다. 그리스어로 증언이 이뤄졌던 한 알바니아 범죄인 재판에서, 증인은 피고가 “Mother****er! Mother****er! Mother****er!”라 외치는 게 몇 번인지 셌었다. 기자에게 침착하게 코우프 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확실한 기록에 따라, 증인은 영어로 ‘Mother****er’를 세 번 말했습니다.”
코우트는 빠르다. WorldCom이라는 거대 통신회사의 부도로 투자자들이 미국 내 17개 은행들에게 제기한 42건에 이르는 집단제소를 재빠르게 처리했었다. 그녀는 은행들에게 판매가 이뤄진 금융상품의 정산 의무를 부과하고, 상품의 재작성과 강화를 도왔다. 또한 부정직했던 Fannie Mae과 Freddie Mac의 모기지-담보 채권을 판매한 은행의 손실분 2천억 달러를 회수하기 위한 연방주택기업감독청(Federal Housing Finance Agency)의 노력에 대해서도 같은 시도를 했었다.
그녀의 지론은, 법정 문서가 짧아야 한다이다. 코우트 판사는 일정을 빈틈 없이 설정하고 합의 시도가 실패할 경우, 미리 재판일을 지정한다. 또한 배심원을 애지중지 대한다. 판례를 검토할 때에는 Lexis 서비스에서 뽑으면 안 된다. 옛날 스타일로 판례집을 사용해야 한다. “색바랜 옛날 책의 냄새”의 풍취를 아는 “살인의 해부(anatomy of a murder)” 드라마에 나오는 지미 스튜어트(Jimmy Stewart) 및 아서 오코넬(Arthur O’Connell)과 같다.
두 번 이혼했으며 아이가 없는 그녀는 사생활을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코우트 판사는 자신의 사무원들을 자식인 양 대하며, 직원들 결혼도 시켜 주고(처음일 듯 한데 게이 직원들의 결혼도 도왔었다) 커리어 상담도 해 준다. 그러나 그녀가 금욕적이지는 않다. 오페라와 발레 관람을 하며, Lincoln Center에서 열리는 재즈 공연 회원이기도 하다. 알래스카에서 카약을 타며, 유콘 강에서 래프팅을, 옐로스톤에서 승마를 하고 몬태나 주에서 늑대를 보기도 한다. 그리고 주로 책클럽을 통해 독서도 많이 하며, 셰익스피어 북 클럽과 소설, 평전 클럽을 다닌다.
그녀 앞에서 최선을 다 하는 변호사들은 심각하고 정확하며 준비도 잘 돼 있고 존경을 받는다. 그녀는 즉흥적이거나 괴롭히거나 거들먹거리는 변호사들을 혐오한다. 지나치게 냉혹한 선고자라는 평도 있으며, 코우트 판사를 만나면 움찔해 하는 변호사들도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코우트 판사는 천주교 재단 학교의 여고생 이미지이다. 세상을 흑백으로 본다는 의미이다. 검사 시절 때문에 그런 이미지가 더 심화됐다. 그녀의 검사 경력이 출판 부문의 반독점 판결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 출판사 쪽 변호사들도 있다. 한 변호사는 코우트 판사가 출판 부문의 반독점 소송마저 “추리소설(whodunit)”인 양 간주했다고 불평한다. 게다가 “뻔뻔한” 출판사를 어떻게 나무랐는지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적어도 공식적으로 출판사들은 잘못한 일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애플과 드니스 코우트는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다. 33개 주 법무부장관들이 애플에게 제기한 배상금 소송과 8억 달러 어치의 소비자 집단소송 건이 7월 코우트 판사의 법정에서 개최된다. 그동안 애플은 경쟁을 증진하고 지지부진한 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러 일으키려 했던 기업을 벌하고, 핵심 증인의 증언을 막기 위해 반독점 법의 핵심적인 사항을 코우트 판사가 오독했다는 주장으로 그녀의 판결에 항소했다. 항소를 위해 스나이더 변호사는, Gibson, Dunn & Crutcher의 다른 파트너, 부트러스(Theodore Boutrous Jr.)로 대체됐다. 부트러스 변호사는 캘리포니아의 동성혼 금지를 뒤바꾸는 역할을 한 변호사 중 하나다.
불리하게 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코우트 판사의 의견이 어떤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워낙 흠 잡을데 없이 만들어지고 사실과 증인 신뢰성 평가로 점철됐기에 항소법원도 되돌리기 꺼려 하는 종류의 의견이다. 연방순회항소법원(Second Circuit Court of Appeals)에서 들은 말이다. “코우트 판사 글을 읽기 시작하면, ‘안심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대법원 정도 까지는 가야 존중을 덜 받을 것이다.
코우트 판사는 애플의 행위에 대한 자신의 냉혹한 판단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1월 심리에서, 그녀는 반독점법을 애플이 무시했다는 확신감을 재강조 했으며, 판결을 준수하는지 감시할 지정자가 회사 운영을 방해하고 있으며 과도한 요금을 받는다는 애플의 불평을 일축했다. (그녀의 지적에 따르면, 해당 변호사는 애플 변호사보다 더 비싸게 받지 않았다고 했다.)
코우트 판사는 자신의 임무가 미국 대 애플의 타당성(wisdom)을 결정 내리기가 아니라, 법을 적용하기라 썼다. 디민 출판업계의 재응을 일으킨 그녀 안의 불편함과 방어성, 혹은 심지어 슬픔도 때때로 느낄 수 있지 않던가? 2012년 9월에 그런 순간이 있었다. 정부와 출판사들 간의 합의를 승인하면서 코우트 판사는 법적 의견서에 평범하지 않은 시를 하나 인용했다.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의 시이다. 정부와 출판사 합의와 별 관계는 없지만(물론 책으로서 관계가 있다고 규정했을 터이다), 아마도 이 시(“There is No Frigate Like a Book”)를 인용하면서 코우트 판사는 다소 위로를 얻었을 듯 싶다.
There is no Frigate like a Book
To take us Lands away,
Nor any Coursers like a Page
Of prancing Poetry—
This Traverse may the poorest take
Without oppress of Toll—
How frugal is the Chariot
That bears a Human soul.
Judge Denise Cote and her Unprecedented Sanctions Against Apple | Vanity Fair
위민복님이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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