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근사한 Haunted Empire

제목만 근사한 Haunted Empire

Haunted Empire review – great title, shame about the contents

A Wall Street Journal reporter tries to answer the question of whether Apple’s innovation has burnt out after its founder’s death. But if you’ve already decided that it has, shouldn’t you have some evidence too?

Charles Arthur

theguardian.com, Monday 10 March 2014 15.40 GMT


The Apple logo looms large. Photograph: Adrian Bradshaw/EPA

Haunted Empire: Apple After Steve Jobs, 아주 멋진 책 제목이다.

하지만 책 내용이 제목만 못 하다는 점이 안타깝다. 아니,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제일 잘 알려진 기업(편의상 “제국”이라 해 보자)이 과연 겁에 질렸는지(haunted) 분명한 제시를 해 주지 못한다. 애플 쿠퍼티노 본사 일반 직원들이 정말로 “스티브라면 무엇을 할 지/안 할지를 묻는” 광경이 정말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싶다.

저자의 노트를 보면, 그 해답은 쉽게 나온다. 이 책의 저자는 유카리 이와타니 케인(Yukari Iwatani Kane)은 전임 월스트리트저널 지 기자(사실의 정확성을 요구하는 지위이다)로서, 2011년 경부터 월스트리트저널의 애플 담당 기자이기도 했다. 그녀는 “애플의 미디어 이벤트에 참가해왔고 간부들과 접촉을 해오기는 했지만, 주주 모임 한 번 외에는 더 이상의(further) 어떠한 접근도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다.” 아마 ‘더 이상’이라는 단어는 그녀가 책을 작성하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확인부터 해 보자. 애플은 스티브 잡스 전기 작가 외에는 누구에게도 특별한 접근권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전기를 쓸 기회도 이제 사라졌다.

하지만 케인은 두려워 말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서 애플에 대한 1차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거의 200여 명의 정보원과 200 번 이상의 인터뷰를 가질 수 있었다. 전현직 애플 직원과 간부진을 포함된다.”

여기서 독자는 스티브 잡스가 세운 제국이 어디로 가는지 이제 해답이 나오느냐 물을 것이다. 과연, 겁에 질렸는가?

“200여 번의 인터뷰”는 분명 인상적이다. 2011년에 필자가 작성한 “디지털 워(Digital Wars, 2012년에 출판됐으며 2판에 2014년 2월에 나왔다)”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경영과 개발 스타일이 각각 검색과 디지털 뮤직, 스마트폰, 태블릿(새 판에서는 중국도 다뤘다)을 어떻게 돕고 방해했는지 묘사한 바 있다. 필자는 인터뷰를 몇 번 했는지 일일이 세어 보지 않았었다. 아마 200번 내외 정도는 될 테지만 정확히는 안 세어봤다. 그렇게 세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 마치 케인은 수치에 대한 신뢰를 밀어 넣는 것 같다. 품질이 어떻건 간에 숫자부터 느끼라는 뜻이다.

Can you keep a secret?

분명히 하자. 애플은 보도하기 어려운 기업이다. 새 제품이나 업데이트가 언제 일어나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뭘 하고 있는지조차 알려주지 않는 등, 다른 기업보다 특히 더 비밀스러운 문화이기 때문이다. 조너선 아이브의 디자인 연구실 다큐멘타리도 찍을 수 없다. 애플은 수수께끼를 조장하고, 제품 자체가 말을 걸기를 선호한다. 그래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내려 하는 책을 위한 시장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짧지만 상당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인 맥스 채프킨(Max Chafkin)의 “Design Crazy”를 권장한다. 이 책은 전부 다 전직 애플 직원과 소식통(이 책 역시 인터뷰가 200건 정도 되는 듯 하지만 안 세어 봤다)과의 인터뷰로 이뤄져 있고, 회사가 제품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문제 해결을 어떻게 하는지 설명하는 식이다. 이 책은 케인의 책보다 애플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사실을 알려준다. 리앤더 카니(Leander Kahney)의 “조너선 아이브(Jony Ive)”의 책도 도움이 되지만, 채프킨의 신랄함에 비하면 카니는 너무 찬양 일색이다.

문제를 알려 드리겠다. 스티브 잡스는 흥미로운 인물이었다. 그가 초창기 시절 애플에서 성공을 거두고는 그 다음 스타트업이었던 넥스트로 실패를 겪고, 애플로 되돌아와 다시금 성공하여 부도에 이르렀던 애플을 되살리는(그가 복귀했던 1996년, 애플은 90일 후에 부도 날 상황이었다) 등, 그런 경험을 한 인물이 기술 업계에 없다. 잡스는 그럴싸 한 말을 하는 데에 귀재였고, 거의 거짓말 수준의 발언도 했으며,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자신을 믿게도 할 줄 알았었다. 관리자로서 잡스는 다른 사람들 말에 따르면 가차 없지만 매력적이면서도 무서운 인물이었다. 그의 서거를 보면, 애플 간부 누구도 잡스처럼 무대 위에 올라 이야기를 끌어내지는 못 할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정도 내용은 잘 알려져 있다. 잡스가 손수 택한 팀 쿡은 무대 위에서 불편해 보일 때가 종종 있다. 회계 맨으로 간주됐던 팀 쿡은 1990년대 말(그가 애플에 들어왔던 때는 1998년이었다) 애플의 급강하를 반전해 낸 인물이고, 그 때 이후로 애플은 단 석 달만에 5천만 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팔 수 있는 거대한 재벌, 삼성 말고는 견 줄 기업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필자는 쿡에 대해 뭔가 분명히 알 수 있잖을까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지만, 여러 부문에서 그런 인상은 얻을 수 없었다. 앨러배마에서 보낸 성장과 같은 판에 박힌 전기가 쓰여 있으며, 열심히 하면 된다는 정도(이 내용으로만 인터뷰를 적어도 10회는 한 것 같다) 밖에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쿡은 다른 간부진과 공급업체들에게 터프하다. 물론, 그러하다.

이 책의 많은 부분(전체 338 페이지의 첫 90 페이지 정도)이 잡스 시절, 심지어 1990년대 시절까지 다룬다는 사실은 당혹스럽다. 그 시절은 잘 알려져 있지 않나? 아마 아닐 테지만, 별 것 아닌 사실을 이 책은 몇 가지 제공한다. 단 이 책은 디자인 절차나 회사 내부의 운영 과정에 대해 별다른 안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What happened to the narrative?

잡스가 사망하자 상황은 엉망이 됐다. 애플 얘기가 아니다. 책이 엉망이 됐다는 얘기다. (혹시 필자가 “죽음”의 의미로 “서거(passing)”라는 단어를 쓰기 정말 싫어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서거는 너무 점잔 빼는 의미로 들린다. 마치 저자가 미혼 이모, 고모들 속상하게 만들까봐 걱정하는 듯 하다. 사람들은 죽는다. 사망이 더 자연스럽다.) 분명한 내러티브(묘사) 구조가 없으며 어떠한 인물상도 그려낼 수가 없다. 케인은 모든 것을 쉽게 넘긴다. 잡스가 죽고, 우리는 애플의 “공급망”이 있는 중국으로 간다. 중국에서 i-기기를 조립한다. 그리고는 버킹엄 궁전에 가서 디자인 수석이자 애플의 핵심, 조너선 아이브에 대해 좀 배운다. 그 후에는 애플의 음성 “비서”인 시리가 성공작인지 실패작인지 알아보고, 그 책임자가 누구인지도 보도록 한다.

여러 사람들이 비슷하게 대처하는 내용인 마지막에 문제가 있다. 시리 기술의 인수는 잡스가 생존해 있을 때 일어났던 일이다. 잡스가 인수에 OK했나? 그는 분명 아직 출시되지 않은 아이폰을 통하여, 사망 전에 시리를 사용했었다. 그래서… 시리의 한계는 곧 잡스의 한계일까, 아닐까? 200번의 인터뷰는 해답을 안 준다. 시리 팀이 매우 고생한다는 뒷얘기는 분명 있지만, 바른 질문을 던져서 알아냈을 뿐이다.

시리 이야기가 끝나면 곧바로 특별한 이유 없이, 여러 법정으로 번진 애플과 삼성 간의 특허 싸움 이야기로 바뀐다. 여기서 케인은 특허의 미묘한 문제에 대해 별다른 통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모두 똑같이 태어나지 않으며,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에 있는 기능을 갖고, 애플은 구글을 제소할 수 없지만, 물리적으로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휴대폰을 만드는 기업을 제소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그녀는 잡스 이후의 애플 간부진이 전반적으로 특허에 대해 얼마나 강경한지 답변을 못 한다. 필자가 보기에 잡스 사망 이후의 애플 사람들과 얘기해 보면, 그들은 계속 소를 이어가기로 했던 모양이다. 애플 바깥에서야 그들이 돈키호테 같다고들 보지만, 내부적으로는 분명 그렇지 않다. 물론 이 책에서 그런 사실을 알 수는 없다.

Disrupt this

그리고 나서는 중단 이론(disruption theory)의 대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으로 넘어간다. (왜죠?) 중단 이론의 장은 2007년, 아이폰이 실패할 것이라는 크리스텐슨의 말을 인용함으로써 스스로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어떻게 이 장이 끝날까? 케인은 인터뷰 대상자의 입장을 강화 시켜 줄 요량인지, 2013년에 크리스텐슨이 얘기한 말을 반복한다. “그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및 태블릿에게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잃어 갈 것이리라 예상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필자는 분노하기 시작했다. 6년 동안 크리스텐슨이 (책에서 인용돼 있다) “[아이폰을] 이기려는 동기가 업계의 기존 업체들에게 상당하다”는 예언을 했다고? 전혀 아니다. 안드로이드 폰은 아이폰이 나왔을 때 세상이 존재하지도 않았다. 애플과 안드로이드는 그때 이후 모든 모바일 OS를 없애 버렸다. 노키아는 쇠퇴했고 블랙베리는 이제 구명줄을 바랄 정도다. Palm은 사라졌고 윈도모바일도 죽었다. 2009년 이후로는 시장에 충격을 끼친 모바일용 OS가 전혀 없었다. iOS가 아니면 안드로이드 뿐으로서, 안드로이드는 iOS와 매우 유사한 외양과 느낌을 갖고 있다. 2007년 당시 안드로이드 엔지니어들은 원래 블랙베리와 유사한 운영체제를 만들고 있었다. 그러다가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선보이는 모습을 보고 정말 빠르게 진로를 바꿔야 함을 깨달았을 뿐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해냈다.

그리고 “시장 점유율”? 시장 점유율의 문제점은 두 가지를 간과한다는 점에 있다. 누가 이윤을 올리고 있느냐(그래서 시장에 누가 더 머무를 수 있느냐)와 (전체적인 시장 잧가 팽창하기 때문에) 점유율이 줄어드는 기업이 혹시 연대비로 이전보다 더 나은지의 문제이다. 필자는 이미 길다랗게 “시장 점유율”은 오독이 많은 측정법임을 쓴 바 있다. 애플의 판매량은 매년 늘고 있고, 전체적인 모바일 시장 점유율도 늘고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만은 잃고 있는데, 그 이유는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팽창하고 있어서이다. 단, 애플은 모바일폰 시장의 이윤을 거대하게 점유하고 있어서, 모토로라나 HTC, Sony, LG가 손실을 입고 악전고투중인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확대를 지속할 수 있다. 태블릿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50 짜리 태블릿이 억만 대가 팔리건 말건 상관 안 한다. 이윤도 거의 남지 않는 가격대에서 경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애플은 프리미엄 기기를 원하는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이윤을 올리는 태블릿을 더 적게 파는 모델을 계속 유지할 것이다. 만약 애플에게 문제가 있다면 물론 우리 모두 그 문제점을 좋아할 테지만, 시장 점유율 자체를 애플이 상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 한다면, 여러분은 애플을 전혀 이해 못 한다는 의미이다.

크리스텐슨의 장이 끝나면 중국으로 빠지지만, 여기도 특별한 이유가 없다. 애플 간부진과 직원들이 잡스 사망 이후 어떻게 역할 변경을 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고, 2012년 여름, 애플-삼성 소송만 지루하게 되풀이될 따름이다(변호사의 법정 주장은 좋은 독서물이 아니다. 가식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는 2012년 9월 아이폰 5로 넘어간다.

Busted flush?

이때 케인은 현재 애플의 라인업이 스티브 잡스를 담고 있지 않으며, 그렇기에 플러시(flush)가 못 된다고 결정해 놓았다. 2012년 아이폰 5를 선보이기 전까지 쿡은 경직된 상태로 무대 위에 있었고, 실러는 (이전 아이폰에 비해) 더 커진 화면을 강조하면서 (아마도) 삼성 갤럭시노트에게 잽을 날렸었다. 똑같은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있으면서도 놓친 듯 하지만, 케인은 이런 말을 남겼다. “[실러의] 주장은 애플에게 취약점이 늘어났다는 신호다.” 허? 아이폰 5는 이전까지의 어떠한 아이폰보다도 더 많이 팔렸는데? 취약점이라니, 무엇에 대한?

별다른 의미가 없어 보였던 이벤트에 대한 기괴한 의미 부여는 점점 더 거슬렸다. 또한 WSJ의 미국 저널리스트가 자기 해석을 말하는 것도 어울리지가 않았다. 여러분의 의견을 표현하기 위해 다른 누군가를 끌어들이는 신념의 기사라 여겼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여러분이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을 주의 깊게 골라야 하겠지만, 이 책 전반적으로 내러티브의 구조 만큼이나, 전문가 인용은 찾기 힘들다.

보다 주안점을 말하자면, 200 번의 인터뷰나 WSJ 팀에서 보냈던 시간 동안 아이폰 5를 둘러싼 애플 내부의 긴장 관계에 대해서 밝혀낸 것이 없었던가? 아이폰 5는 화면 크기만이 아니라 2003년부터 써오던 30 핀 짜리 커넥터를 더 얇은 8 핀 짜리로 교체해버리는 바람에 수 억 대의 서드파티 붐박스와 호환성을 한한꺼번에 잃어버렸었다. 서드파티 개발자 입장에서는 아이폰 5용으로 앱을 재작성해야 했지만, 화면이 더 길어졌지, 더 넓어지진 않았었다. 뮤직 플레이어 업체 입장에서는 디자인을 다시 하고 재고가 생긴 셈이었다. 스티브 잡스라면 그렇게 했을까? 잡스 이후의 애플이 그리 했다. 잡스가 그리 했더라면 죄책감이 덜 했을까? 잡스의 영혼 때문에 겁에 질렸다는 말인가, 아닌가? (그라면 과연 그리 했을까?)

아이폰 5로 인한 좌충우돌 이후에는 애플 맵의 재앙이 나온다. 하지만 다시금, 애플이 아이폰 5의 영상과 지도 모두 구글을 쫓아내게 한 악수가 왜 나왔는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 이 책은 오로지 애플에만 초점을 뒀다는 점이 이 책의 큰 결점이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그들의 야망을 작성하지 않는 이상 그들의 입장을 쓸 수 없다. 그들의 전략은 너무나 맞물리기 때문에, 다른 업체가 가려는 곳에 일부러 가는 척 하기도 하며, 그들 기업을 따로 따로 조사하면 랜드마크 없이 지도를 보는 것이나 매한가지이다. 게다가 지도 문제에 대한 애플 내부의 생각도 전혀 나와 있지 않다. “스티브가 있었다면 절대로 안 일어날 일”이었는가? 아니면 구글-증오에서 나온 결과일까? (사실 둘 다 아니다. 쿡이 한 일은 잡스라도 했을 일이다. 결재했으리라는 얘기다. 그리고 혼란에 대해 사과하고, 내부적으로 해고하고 해제 시키고 했을 일이다. 다른 실패담에 대해서도 잡스는 쿡처럼 했었다.)

Interpret this

케인은 또한 단순한 해석에 머무르고 만다. 구글이 아이폰용 지도 앱을 제공하기 때문에 아이폰이 히트를 쳤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해석은 기본 탑재 앱의 힘을 간과하고 있다. (구글 맵은 현재 거의 쓰이지 않고, 대신 애플 맵이 아이폰에서 주로 쓰인다.) 독자들에게 맥락을 전달하기에 앞서서 사람들이 실제로 기술을 어떻게 쓰는지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은 중국 내 폭동(이 챕터에서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챕터와 삼성-애플 소송에 대한 평결, 애플의 승리가 어째서 전혀 승리가 아닌지에 대한 챕터, 전혀 임계량에 대한 얘기가 없는 “Critical Mass”, 실제로는 애플의 세금을 다루고 있는 “Holy Grail”(이 챕터 또한 여러 미국 업체들이 다른 나라에서 벌이고 있는 불경스러운 일에 대해서는 생략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패드용 전자책의 가격 정책에 대한 출판사와 애플의 시도 및 반독점 재판에 대한 챕터로 이뤄져 있다.

전자책 챕터는 무엇을 보여주려고 있는 것일까? 케인의 책 최대 주제는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이다. 혁신이 줄어든다거나 직원들이 나온다거나 하여 애플이 쇠락해가고 있냐는 주제이다. (여기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다. 사실 구직 사이트인 Glassdoor.com에도 그런 사람들이 안 보인다.) 전자책에 대한 정책은 사실 협상 과정에서 잡스가 개입해서 이뤄졌었다. (잡스의 이메일 드래프트가 중요한 기소 증거였다.)

따라서 잡스 이후의 애플은 반독점 법을 위반할 정도로 멍청한 결정을 내리지 않으리라고 결론 내려야 할까? 아니면 짙은 먹구름처럼 잡스의 행동이 뇌리를 떠나질 않아서 직원들이 새로운 방향을 환영하지 않을까? 케인은 두 길을 모두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잡스가 한 모든 일은 너무나 훌륭해서 잡스를 따르지 않으면 무엇이든 실패한다는 인식이다. 잡스 무오류설이라는 개념이지만, 애플을 다룬 적 있다면 누구나 그런 개념은 터무니 없다고 말할 것이다. 잡스도 엄청난 실수를 많이 저질렀고, 그도 일반 사람들 만큼이나 근시안적이기도 했다. 제일 큰 두 가지 사례가 아이폰용 서드파티 앱과 윈도용 아이포드이다. 잡스가 자기 주장을 우겼다면, 그는 아마 애플을 가라 앉혔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단계에 이르면(307 페이지) 거의 이를 악물고 책을 읽어야 한다. 특히 “The Red Chair” 장에 이르면 견딜 수가 없을 정도다. 2013년 5월, All Things D 컨퍼런스에서 팀 쿡이 스티브 잡스만큼 쿨하지 않았다가 주된 내용인데, 케인은 분명 기술업계의 빌 클린턴으로 오랜 남부 신사의 매력을 준다거나, 새로운 i 기기를 발표하러 벌떡 일어서지 않아서 쿨하지 않다고 여긴 모양이다. 기본적으로 쿡은 사람들에게 할 말이 많지 않다. 애플이 2013년에는 새로운 범주의 제품을 선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 쿡은 “웨어러블(wearables)”이 얼마나 “흥미로운지(interesting)” 말함으로써 경쟁사들의 주목을 돌렸다. (아마도 그의 발언 때문에 삼성이 혹독한 비판을 받은 갤럭시 기어 “스마트워치”를 급하게 선보였을지도 모른다.)

Roiling in the deep

그 다음에 케인은 2013년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WWDC)로 넘어간다. 여기서 “애플은 자신의 진정한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점차 커지는 의혹에 답하기 위해 끝 없는 스스로에 대한 칭찬과 영원한 상쾌함을 거론한 것이다.” 애플이 실리콘 밸리에서 자기 칭찬을 독점한 기업은 아니다. 야후나 구글, 혹은 최근의 스타트업 블로그들을 혹시 읽어 보셨는가? 필자도 그 장소의 언론석ㅇ 앉아 있었지만, 점차 커지는 의혹은 전혀 느끼지 못 했었다. 애플은 마치 날씨와 비슷해서, 다른 이들의 일정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애플은 그저 자기가 준비가 됐을 때 할 일을 할 뿐이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두를 1990년대부터 다뤄 왔던 사람으로서 필자는 각각 자기 리듬이 있음을 알고 있다. 구글의 경우는 리듬감이 없다. 뭔가 버튼을 누를 때 갑자기 튀어 나오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는 엄격하다. 그리고 애플은 자기가 끝났을 때까지 계속 만지작거리기만 한다.

그러나 논문과 책의 데드라인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난 4월 애플이 웨어러블로 뭔가 내거나 새로운 셋탑박스를 선보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케인이 그렇게도 확신하는 1 인피닛 루프(Infinite Loop) 복도의 유령을 내쫓을 수 있었을까? 아니라고 본다. 애플의 새 제품들은 언제나 놀림감이었다. 아이포드의 가격은 너무 비쌌고 용량도 너무 적었고, 아이폰은 겉만 번드르르하고 너무 비쌌으며, 아이패드는 그저 큰 아이포드 터치라고 조롱 받았다. 다음에 나올 i-기기도 똑같은 놀림을 많이 받을 테지만, 실제로 봐야 할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지속 가능할 정도로 이윤을 내는지이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좀 걸린다. 애플의 우물이 말랐다며 빠른 히트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는 재료가 매우 많을 것이다.

케인은 책의 끝맺음말에서 지문인식 스캐너가 달린 아이폰 5s를 한 줄로 처리했다.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보안을 개선 시켰으며(암호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이후에 인수한 기업(Authentec)으로 부터 나온 기능이지만, 그점은 흥미롭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저가형 아이폰 5c는 판매 첫 달에 핫케익처럼 팔리지 않았다고? 애플이 이제 망했다고 알릴 재료가 등장했다! (5c 판매량은 새해 이후로 회복됐으며 가격 인하도 잇따랐다. 이런 일을 아무렇게나 벌이기보다는 뭔가 전략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생각들 하실 것이다.) 기술 블로거들은 앞다퉈 퍼뜨린, “금색 아이폰”을 나오지도 않은 구글의 블루스카이(blue-sky) 연구 작품과 부당하게 비교한 부분도 있었다. (블루스카이는 2012년 애플이 선별한 내부 직원들이 개별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프로젝트로서, 구글이 유사한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 역주)

아이폰은 실제로 판매되고 있는 중이고, 구글 것은 앞으로도 안 나올지 모른다. 혹시 모르실지 모르겠는데, 구글은 엄청나게 많은 프로젝트를 취소 시켰다. 당장 손바닥에서의 혁신이 좋으신가, 아니면 불확실한 미래가 더 좋으신가?

결국 필자는 이 책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도 앞서 말했듯 제목만은 근사하다. 필자는 애플 직원들이 과연 후회하고 있는지, 고-스티브께서 여전히 애플에 있으면 좋겠거니 싶어 하는지 알고 싶다. 혹시 “지금 할 일을 하자”면서 그냥 일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이 책이 그런 의문에 대한 해답을 안 주는 것이 문제점이다. 아마 언젠가는 말해 줄 것이다.

Haunted Empire: Apple After Steve Jobs by Yukari Iwatani Kane: £16 from the Guardian bookshop

• Design Crazy by Max Chafkin: £0.99 (iBooks; Amazon Kindle)

Jony Ive by Leander Kahney: £11.99 from the Guardian bookshop (also on iBooks; Amazon; Amazon Kindle)

Digital Wars: Apple, Google, Microsoft and the Battle for the Internet by Charles Arthur (£11.99 from the Guardian bookshop; second edition available from 3 May)

Haunted Empire review – great title, shame about the contents | Technology | theguardian.com

위민복님이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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