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과연 책에게 좋은 존재일까?

아마존은 과연 책에게 좋은 존재일까?

A Reporter at Large

Cheap Words

Amazon is good for customers. But is it good for books?

by George Packer
FEBRUARY 17, 2014


In the era of the Kindle, a book costs the same price as a sandwich. Dennis Johnson, an independent publisher, says that “Amazon has successfully fostered the idea that a book is a thing of minimal value—it’s a widget.” Construction by Ian Wright.

아마존은 월마트와 같은 세계적인 수퍼-스토어다. 동시에, 애플과 같은 하드웨어 제조업체이면서, Con Edison과 같은 가스/수도 회사, Netflix과 같은 영상 유통회사, Random House와 같은 출판사, Paramount와 같은 제작사, The Paris Review와 같은 문학잡지사, FreshDirect와 같은 식료품사인 동시에, 언젠가는 UPS와 같은 패키지 서비스사가 될 수도 있다. 창업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는 Washington Post와 같은 주요 신문사 소유주이기도 하다. 이 모든 사업들이 아마존을 완전히 새로운 미국 기업 역사의 사례로 만들고 있다. 샘 월튼(Sam Walton, 월마트 창업자)은 월마트가 세계 최대의 소매업체가 되기를 바랐을 뿐이다. 아이포드를 선보인 후, 스티브 잡스는 팝스타들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A.T. & T.는 전송탑을 지어서 더 작은 전화 회사들에게 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마존 Web Services는 스타트업용(심지어 CIA에게도) 서버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의 정체성과 목표는 확실한 적이 없었으며 언제나 유동적이라서 불안정하고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베조스는 원래 아마존의 이름을 Relentless.com으로 지으려 했다고 한다. (이 U.R.L.을 치면 지금도 아마존 사이트로 갈 수 있다. 베조스가 미국 고전 소설 독자라면 아마 Octopus.com을 생각했을 것이다.) 카멜레온처럼 모습을 바꾸는 아마존의 문어발식 확장은 모든 방향을 향해 있으며, 이러한 사업 확장은 기술 업계에서도 흔치 않다. 급성장, 하지만 무-이윤이 성공의 방법이었다. 아마존은 브래드 스톤(Brad Stone)의 베조스와 아마존에 대한 책 제목처럼 “Everything Store”만이 아니다. 아마존에게 일관성이 있는 것은 야망 뿐이며, 새로운 것에 대한 탐색은 모두 아마존의 야심과 관련이 있다.

지금은 터무니 없어 보이겠지만, 원래 아마존은 서점으로 시작했었다. 1994년, 서른 살 때 프린스턴 대학교 졸업생이었던 베조스는 맨하탄의 헤지펀드사를 그만 둔 후, 시애틀로 이주하여 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는 초창기 상용 인터넷의 붐을 타고 급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베조스는 1993년, 인터넷 사용이 230% 상승하리라 계산했었다.) 스톤에 따르면 그의 부인인 매킨지(MacKenzie)는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으로부터 수업을 받았던 소설가이다. 베조스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은 카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의 “남겨진 나날들(The Remains of the Day)”이며, 이 책은 아마존 간부들의 책 권장 목록에 올라와 있다. 다른 권장 독서용 책으로는 샘 월튼의 “Made in America: My Story”와 비즈니스 책들이 있다. 이시구로의 소설, “남겨진 나날들”은 사랑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를 놓쳤음을 깨닫고 스스로를 지우는 영국 집사를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베조스는 “후회를 최소화 시키는 프레임웍”이라 부른다고 한다. 집사처럼 되지 말자는 얘기다. 뭣보다도 베조스는 실용적이다. (그는 본 기사를 위한 인터뷰를 거절했다.)

그가 온라인 서점을 시작한 이유가 책에 대한 애정은 아니었다. 베조스의 전 직원이었던 캐펀(Shel Kaphan)의 말에 따르면, “제품으로서 책을 간주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책은 출하가 쉽되, 파기가 어렵고, 오리건 주에 대규모 유통용 창고 시설이 있었다. 결정적으로, 책은 출판중인 책과 절판중인 책을 합쳐서 너무 그 수가 많아서 물리적인 서점에서 팔 수가 없었다. 인터넷 덕분에 방대한 서적 확보를 하여 판매가 가능해졌다. 베조스가 볼 때, 서점은 인터넷 초기 시대 때 세상을 지배할 수단이었다. 출판계의 신뢰성 위기가 이미 있었으며, 책을 좋아한다고 알려지지도 않은 나라에서 서점 사업은 사업적 천재성을 발휘할 곳이었다.

1995년, 베조스는 시카고에서 열린 출판계 회의(현재는 BookExpo America라 불린다)에서 아마존 부스를 만들어 놓았다. 캔자스 시티의 Rainy Day Books라 불리는 서점에서 온 로저 도어런(Roger Doeren)은 “지구 최대의 서점”이라 쓰여 있는 아마존 부스를 보고서는 베조스에게 다가가서 질문을 했다. “어디 있는 지구의 최대 서점입니까?”

베조스는 “사이버 공간이죠.”라 답했다. “지난해 웹 사이트를 시작했어요. 당신네 배급망은 누굽니까?”

“Ingram과 Baker, Taylor죠.”

“우리도 그렇소. 당신네 데이터베이스는 뭡니까?”

“‘Books in Print’이죠.”

“우리 것도 그런데 도대체 지구 최대라는 이유가 뭡니까?”

“온라인 광고의 형태로 제휴된 링크 대부분을 우리가 갖고 있습니다.”

두어런은 그의 말을 생각해 본 다음, 사업 모델이 뭔지 물었다. 베조스는 아마존이 교육을 받고 영향력이 있는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모으는 방법으로 책을 판매하려 한다고 답했다. 책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비용에 가깝게 가격을 산정했고, 수 백만 명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모은 다음, 아마존은 인터넷에서 싸게 팔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알아낼 수 있을 터였다. (아마존은 원래의 사업 계획이 “오로지 책 뿐”이었다 말한다.)

그 후, 도어런은 Rainy Day Books의 파트너인 비비안 제닝스(Vivien Jennings)에게, “제가 오늘 세계 최대급의 약장수를 만났어요. 책에게는 정말 안 좋을 겁니다.”라 말했다.

구글 이전, 페이스북보다는 훨씬 더 오래전, 베조스는 온라인 기업의 가치가 모아들인 소비자 데이터에 있음을 깨닫고 있었다. 20년 후, 아마존은 잔디깎이와 아이포드, 예술 작품, 장난감, 기저귀, 딜도, 신발, 자전거 지지대, 총 수납장, 3-D 프린터에 이르는 온갖 제품을 팔게 됐다. 기업 비밀에 대한 아마존의 내규는 극도로 심하며, 시애틀 본사의 직원이 몇 명인지, 킨들이 얼마나 팔렸는지도 알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출판사들의 추정에 따르면, 미국 내 책 판매는 연간 매출 75억 달러 중 7%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래도 그 뿌리는 자취를 남기게 마련이며, 아마존은 여전히 서점이라는 이미지를 안고 있다. 아마존이 전자제품 스토어를 하나 날릴 정도로 가격 책정을 한들 해당 점포 직원 말고는 아무도 못 알아볼 테지만, 독서에 신경 쓰는 자아를 갖추고 영향력 있는 이들에게 있어서 아마존은 보통 편집증과 억울함의 토로, 혼란스러움, 갈망이 뒤섞여 있는 끝없는 논쟁의 대상이다. 서적 시장과 같은 작고 연약한 시장을 지배하면서도 독자들의 가슴과 마음을 같이 사로 잡으려는 시도를 아마존은 계속 하고 있다. 출판업 전문 종사자들로서 아마존은 가차 없는 포식자이지만, 아마존은 보다 더 깨어 있는 세상을 원한다고 주장한다. 조난당한 상태인 업계에 새로운 판매원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단 아마존은 개인 신상에 대한 질문을 많이 묻기 시작했고, 고객들의 의존성을 만들어내서 한껏 활용해왔다. 결국 출판 업계는 아마존이 집 열쇠와 계좌 정보를 가졌음을 알았으며, 이 모두가 아마존의 원래 의도였는지를 궁금해 한다.

최근 아마존은 심지어 스스로의 “콘텐트” 출판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가 상반되기는 한데, 독점이 위험한 이유는 경제력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출판업에서 제작과 유통망을 모두 소유했다 함은 더더욱 우환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 미국 역사상 그 어느 기업보다 아마존에게 아이디어의 교환 통제권을 더 집중 시켜버렸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금 같은 아이폰 시대에 있어서도 책은 미국 지식 생활의 중심이며, 아마 민주주의의 중심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존이 출판업에 나쁘냐만이 아니라, 아마존 자체가 책에 대해 나쁜 존재임도 물어봐야 한다.

19세기 동안, 출판사와 개인 서점을 위기로 몰아갔던 사례가 있었다. Barnes & Noble이 이끌었던 체인점(chain store)이다. 아마존이 나타났을 때, 뉴욕의 출판사들은 지불이 빠르고 재고도 신규 출판물 만큼 빨리 팔아주는 새로운 구매자가 갑자기 나타난 셈이었다. 게다가 전통적인 서점과는 달리 환불/반납도 거의 없었다. 그 전까지 출판사들은 서점으로부터 팔리지 않은 재고량을 다시 사들여여 했다. 오래되고 비용도 많이 드는 방식이어서, 한 전직 아마존 직원은 “터무니 없도록 비효율적인 방식, 대학 시절 빨래감을 집에 보내던 삼촌보다 더 나쁘다”고 말한 바 있다.

Macmillan의 CEO, 존 사전트(John Sargent)는 90년대 중반, 워싱턴 DC의 한 호텔에서 베조스를 처음 만났다. 사전트의 말이다. “베조스는 정말 정력 넘치는 사람이었습니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 여겼었죠.” 후에 HarperCollins를 경영하게 되지만, 당시 Knopf에 있었던 제인 프리드먼(Jane Friedman)도 좋은 아이디어라 여겼다. “베조스는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말랐지만 젊었고 흥분을 잘 했으며, 자기 일에 대해 완전히 심각했습니다. 베조스교 신도가 되어버렸죠.”

아마존의 매출액은 매년 배로 증가했다. 90년대 후반 아마존의 부사장이었던 매리 머로우스(Mary Morouse)는 뉴욕 출판사들을 방문한 이후 동료들에게 이메일을 돌렸다. “우리가 정말 그들 사이에서 유명합니다. 스토어/서비스, 그리고 마케팅용으로 우리 아마존에 대해 극찬하더군요. 아마존이 타이틀을 만들어준 곳에 대한 인용 사례가 여러 가지 있었고, 우리 판매량도 좋아했습니다.”

출판사들은 아마존이 책을 대폭 할인 판매해도 별 문제를 느끼지 않았다. 그들 모두 시애틀의 스타트업, 아마존과 협력하기 원했고, 아마존을 정보 원천으로 삼았다. 예전 “인쇄본(Books in Print)”을 파란 바인더로 보내는 것보다 거대한 개선이었다. 뉴욕의 한 마케팅 간부는 필자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아마존이 중요해졌을 때, 메타데이터(코드번호, 의회도서관 범주, 검색 키워드)가 책의 중요한 일부가 됐습니다.” 물론 소수의 지각 있던 출판사들은 아마존의 통제권이 너무나 커져서, 할인 판매를 멈추고 가격을 높여서 더 많은 이윤을 취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었다.

아마존이 주식 공개를 했던 1997년, 아마존의 서적 재고량은 축구 경기장 6개를 채울 만했었다. 그러나 주주들에게 베조스가 보낸 연말 서한을 읽어 본 이들은 아마존의 판매액 성장률 883%가 신발 판매였으며 책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음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편지에 쓰여 있는 베조스의 문장은 간결했다. “우리는 제품군에 음악을 포함할 계획입니다.” (잡스와는 달리 베조스는 열정적인 음악 애호가가 아니었다. 한번은 비틀스에 대한 프로그램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직원들이 베조스를 준비 시키기 위해 제일 좋아하는 비틀스 노래를 하나 말하라 물어 봤더니, 베조스는 Simon & Garfunkel의 “America”를 답했다.) 음악 이후에 아마존은 DVD와 전자제품도 판매했다. 뉴욕의 한 관련 인사는 필자에게 책이 아마존에게는 시작용 약물(gateway drug)이었나 보다고 말했다.

사전트는 베조스의 야망이 처음부터 보였다고 말한다. “맙소사, 정말 거세게 하더군요. 하지만 베조스의 마스터 플랜이 뭔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이미 Everything Store였습니다. 그저 서점인 줄로만 알았죠. 제가 바보였습니다. 책은 명성과 데이터를 얻으려는 방식이었고, 고객을 얻는 전략이었어요.” 아마존이 미친 것처럼 성장을 지속할 때 투자자들은 돈을 쏟아 부었고, 월스트리트도 이윤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아마존에게는 2001년까지 이윤을 낸 분기가 없었고, 여전히 흑자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90년대 중후반, 베조스는 20여명의 작가와 편집자를 고용하여 웹사이트용 카피를 만든다. 그 중 하나가 직원번호 55번, New York의 문화비평가였던 제임스 마커스(James Marcus)였다. 그는 자신의 친구이자 Village Voice에서 자기 글을 편집했던 케리 프라이드(Kerry Fried)를 데려왔다. (그녀는 The New York Review of Books와 그 외 여러 뉴욕 출판사에서 일했었다.) New York에서 온 망명객들 때문에 출판과 저널리즘에서 구인난이 생겼다. 아마존은 스톡옵션과 거대한 시장으로 상승하는 힘의 스릴감을 제공했다.

마커스는 하루 적어도 3천만 명이 방문했던 아마존 홈페이지 편집을 맡았다. “Books Favorites”에서 그와 그의 부하들은 Myla Goldberg의 “Bee Season”과 같은 내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소설을 종종 홍보했다. 마커스는 짧은 책 리뷰 수 백 건과 설명문 수 천 건을 작성했고, 프라이드는 마커스와 함께 Literature and Fiction 섹션을 편집하고, Penelope Fitzgerald로부터 Stanley Kunitz에 이르는 저자들 인터뷰를 올렸다. 현재 Harper’s의 편집장이 된 마커스는 2004년 자신의 짜증나기는 했어도 달콤했던 경험담을, “Amazonia”라는 제목으로 만들어낸다. 필자에게 그가 했던 말이다. “사업 전략으로서 아마존에게는 여러분이 사랑하는 인디 서점,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자들, 특히 고립된 지역 독자들이 아마존을 좋아했다. 마커스의 말이다. “항상 사람들 반응을 봤어요. 집에서 수 백 마일을 가야 서점이 있는 마을에 사는데,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책도 구할 수 있다는 식입니다.” 마커스는 Toni Morrison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그녀는 이런 말을 해줬다. “당신이 이 세계 누구보다도 책을 더 많이 판다고 들었어요.”

“Amazonia”에서 마커스는 베조스의 “반-카리스마적인 카리스마”가 100년 전이었다면 위대한 사람으로 됐겠지만, 컴퓨터 괴짜들이 움직이는 능력주의에도 알맞다고 말한다. 당시 베조스는 연말연시 기간 동안 창공서 책을 “골라” 보내는 업무에도 참가했었다. 1997년의 어느날, 프라이드는 회사 탕비실에서 개미농장을 조립하고 있던 베조스를 발견했다. 그녀는 베조스가 호기심이 대단히 왕성하다고 말한다. “베조스의 성질에 대해서 계속 들어 왔지만, 저는 그런 광경을 한 번도 안 봤습니다. 그는 정말 유쾌하고 재미있는 인물이에요.” 베조스의 야망은 종종 이상주의적인 면모도 보인다. 그는 이제까지 인쇄된 모든 책의 카피본 2권을 창고에 넣기 원했었다. 이 꿈같은 프로젝트 명칭은 알렉산드리아였다.

아마존에서 오리지널 글은 “콘텐트”라 불리지도 않았다. 오히려 “버비지(verbiage, 장황함)”으로 불렸다. 아마존의 필자와 편집자들은 데이터와 계량 가능한 사실만을 최고로 여기는 컴퓨터 공학자나 MBA가 다스리는 기업에는 쉽사리 맞지 않은 反문화를 형성했다. 한 전직 직원의 말이다. “아마존을 이해하기 위한 제일 좋은 방법은 고용과정이에요. 특정 임무를 위한 고용이 아닙니다. 아마존 사람이 되기 위한 고용이에요. 관리자들은 Myers-Briggs 성격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데, 그들 중 80%는 두 세 가지 범주에 들어갑니다. 베조스도 마찬가지에요. 디테일에 집착하고 내성적이면서 엔지니어-타입의 성격입니다. 음악가나 디자이너, 영업직이 아니에요. 절대 다수는 MIT 수재들로서 바에서 여자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타입입니다.”

아마존의 휴머니스트들은 회사의 매정한 문화로부터 자신들을 떼어내는 지적인 아이러니를 가져온다. 베조스는 자기만족과의 싸움, 그리고 실험 정신을 주주들에게 권고하며 연례 실적 보고서를 끝냈다. “오늘도 여전히 첫째 날입니다.” 프라이드와 마커스는 “It was Day 1. Again.”으로 시작하는 소설을 쓰자며 농담했다. (최근 아마존은 킨들용 문학 잡지를 하나 내기 시작했다. 그 이름이 Day One이다.)

베조스의 필자와 편집자들이 기술 업계 및 사업가들과 중요한 다른 점이 있다. 출판사들에 대한 더 부드러운 태도이다. 아마존의 전체 사업이 책인 시절, 출판사들과 아마존의 관계는 꽤 좋았다. 그래서 판매용 책을 공급하는 뉴욕 출판사들에게 조바심을 내기도 했었다. 매리 머로우스의 1999년 방문기를 보자. “영업팀 간부가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아마존보다 더 급성장을 하는 출판사를 좋아합니다만, 예측할 순 없죠.’ 그래서 아마존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길래, 하고 물었더니 모른다더군요. ‘지난 해에는 평년작 수준이었다고 봅니다.’라고 했습니다. 사업 포커스의 수준이 어떤지 알 수 있죠.” 마커스에 따르면 아마존 간부진은 출판업계가 1968년에 디자인한 다이얼식 전화기와 재고 시스템, 그리고 쓰레기로 가득 찬 창고를 사용하는 “구태적인 루저들”로 여긴다고 전했다. 출판사들은 고객에 대한 데이터가 없으며, 근거보다는 본능에 따라 책에 운을 건다. 그들은 맨해튼의 사무실에 터무니 없는 돈을 내는 등, 비효율 투성이이다. “뉴욕 출판사들은 수도원 회랑처럼 돼 있으며, 무슨 민속촌(Colonial Williamsburg)에서 갗 나온듯한 중세 시대 길드와 같다는 일반적인 느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이 등장하여 어떻게 일을 하는지 출판사들에게 보여줬다.”

1999년 휴가 시즌, 아마존은 Weathervane이라는 말소된 판권에게 권리를 부여하고 책을 몇 권 출판해봤다. 마커스의 글이다. “베스트셀러가 바로 될 책들은 아니었으나, 매대에 있는 ‘Creature from the Black Lagoon(1954년에 나왔던 괴수 영화)’이었습니다. 딱히 목표가 없이 놓인 성탄절 레서피 같은 것이었다는 의미다. 프라이드처럼 출판 경험이 있는 직원들에게 자문을 구하지도 않았으며, Weathervane은 다시 잊혀져서 인터넷으로 자취를 찾을 수 없게 됐다. (오늘날 그 회사의 대표들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아마존의 그 누구도 이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한 듯 했다. 10년 후, 아마존은 다시 한 번 시도를 벌이게 된다.

아마존은 더 이상 인디 서점이 아니라 메가스토어다. 문학 리뷰만이 아니라 판매를 증명해야 할 필자를 거느린 곳이기도 하다. 고객이 리뷰나 인터뷰를 클릭한 다음, 구매를 하지 않은 채 페이지를 떠날 경우에는 “떠남(Repel)”으로 로그 기록이 남는다. 마커스는 자신의 떠남 비율이 너무 높다는 말을 들었다. “모두가 불안해했다.” 프라이드는 편집부 동료들로부터 매일같이 롤로덱스(Rolodex)를 들고 집에 간다고 들었다.

Barnes & Noble과 같은 대형 서점은 도서 위치를 걸고 출판사들로부터 홍보 수수료, 혹은 “공동 협력(co-op)”을 협상한다. 이렇게 해야 선호하는 소매업체에게 가격 우위를 주지 않도록 한, 1936 Robinson-Patman 법을 지키면서도 소매점에게 더 큰 할인폭을 부여할 수 있다. 마커스에 따르면, 비록 공동 협력 수수료가 아마존이 공동 협력 수수료를 만들어내지는 않았지만, 아마존은 출판사들로부터 관련 수수료를 아주 능숙하게 챙긴다고 한다. 출판사들은 홈페이지 앞에 책을 집어 넣기 위해 권당 1만 달러를 지불한다. 이 비용이 판매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출판사들은 모르며, 그때문에 협상 과정은 긴장이 고조된다. (아마존은 성명서에서 “일반적인 관행으로서 우리는 출판사와의 비즈니스 협상을 말씀 드리지 않습니다”라 밝혔다.)

아마존 책 판매 사이트의 각 범주는 공동 협력 수수료를 받으며, 목표 매출액은 빠르게 올라갔다. 1999년, 아마존은 공동 협력 수수료만으로 $3,621,250를 받았으며, 2000년의 목표액수는 925 백만 달러였다. 출판사들이 지불하는 대신 판매 목표치라도 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묻자, 공동 협력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간부인 린 블레이크(Lyn Blake)는 아니라고 말했다. “봐요. 사업의 비용일 뿐입니다.” 편집부는 팔린 책의 영수증과는 달리 이 매출액이 아마존의 수입액에 바로 산입된다고 들었다. 어느 책이 사이트에 올라 오느냐는 이 홍보 수수료에 따라 이뤄졌다.

당시 “개인화 팀(personalization team)”, 혹은 P13N이라 불리는 한 그룹이 기존 편집자 제안 대신, 고객들의 이력을 사용한 구매 권장 도서 목록 알고리듬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에서 “개인화”란 데이터 분석 및 통계적 확률을 의미한다. 저자 인터뷰는 점차 뜸해졌고, 아마존이 직접 작성하던 리뷰도 고객 리뷰로 바뀌었으며, 이 경우는 비용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당시 연예부 편집자였던 팀 아펠로(Tim Appelo)의 말이다. “당신도 이상적인 리뷰어가 될 수 있습니다만, 아직 초기 상태의 알고리듬 상대는 될 수 없죠.” 아마존은 마치 각 기업들끼리 경쟁하듯, 부서끼리 알고리듬을 두고 경쟁을 벌였다. 브래드 스톤에 따르면 P13N 사무실 벽에는 아래의 표어가 걸려 있었다고 한다. “PEOPLE FORGET THAT JOHN HENRY DIED IN THE END.” 기계가 인간을 이긴 순간이었다.

1999년 12월, 닷컴 거품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Time은 베조스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아마존은 기술이나 상거래 사이트가 아니라, 여느 웹사이트처럼 콘텐트를 제공한다”라 적혀 있었다. 마커스의 말이다. “이때 콘텐트가 유행을 탄 것이죠.” 편집자와 필자들이 좀더 흥미롭고, 더 쉽게 돌아볼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든다 하더라도 그들이 고객을 더 많이 끌어오지는 못했다. 어느날, 프라이드는 한 프로그래머가 작성하여 우연찮게 프린터 위에 놓아 둔 메모를 발견한다. 편집부를 없애라는 제안이었다. DVD/비디오 섹션의 편집장이었던 앤 헐리(Anne Hurley)는 상관이자 후에 비디오 스트리밍 회사인 Hulu로 옮기는 제이슨 킬라(Jason Kilar)의 조롱어린 시선을 받았다. 킬라는 앤에게 이런 말을 했다. “미안하지만 앤, 무슨 가치를 더해주는지 모르겠어.” (킬라는 이 발언을 부인했다.)

2000년 7월, 베조스는 회사 전직원에게 “Smile, remember it’s Day 1, and let’s kick some butt.”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돌렸다. 수개월 전, 닷컴 거품은 터졌고 아마존의 과대평가된 주가도 거꾸러졌다. 월스트리트는 아마존에 대해 처음으로 비관적인 평가를 내렸고 베조스는 18 개월 내에 “상당한(serious) 이윤”을 내겠다고 발표한다. 마커스와 프라이드는 잘리기 전에 먼저 퇴사해서, 팀 아펠로는 마커스의 자리를 차지한다. 아펠로의 말이다. “아마존 홈페이지의 마지막 인간 편집자가 저였습니다. 제가 거기 갔을 때에도 절반 정도만 사람이 관리했었죠.” 2002년부터 아마존 홈페이지는 완전히 자동화된다. (현재는 8명의 편집자들이 책 페이지에 올릴 타이틀을 선별하며, 사이트를 뒤져 보면 책 블로그인 Omnivoracious를 찾을 수 있지만 이 블로그는 아마존에게는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편집자 콘텐트는 책을 판매하는 것처럼 원래의 목적대로 있기는 하지만, 아마존의 정복자들은 거침이 없었다.

생각과 작성, 그러니까 아마존이 상당한 공간을 편집용 판단에 할애한다는 사실은 최근에 와서야 알려져 있다. 한 내부 관측통에 따르면, “아마존이 책이 아닌 제품을 책보다 더 많이 팔 때인 2008년 정도(당시 아마존은 미국 전역에 있는 서점의 매출액보다 더 많은 200억 달러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었다), 아마존은 사업의 중심으로 콘텐트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제일 중요한 고객은 이제부터 작가들이었다. 당시 아마존은 음악과 영상 판매에 있어서 시장을 애플과 Netflix에게 대거 빼앗겼으며, 출판사들과의 관계도 악화일로에 있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매끄러운(seamless)” 시장이라는 베조스의 이상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었다. 내부자의 말이다. “아마존은 시장의 마찰을 경멸했어요. 우리가 우리 일을 하고 남들 것까지 하지 않을 경우라면야 책을 팔거나 책을 만들게 하기가 더 쉽습니다. 하지만 기술산업의 일이기도 하죠. 우리는 아마존이 더 잘할 수 있다고 봤어요.” 콘텐트를 통제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었다.

아마존을 이제 사제옷을 입은 군인으로 여기는 출판사들이 많아졌다. 아마존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소매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공급업체들을 쥐어짰다. 월마트가 제조업체들에게 하는 동일한 방식이었다. 아마존은 공동 협력 수수료를 더 올리고, 아마존에게 더 유리한 공급 계약을 요구했다. 출판사들은 아마존의 권장 도서 알고리듬에 못 올라갈까 두려워했고 말이다. 결국 출판사들은 모두 아마존을 따랐다. (아마존의 검색 엔진이 만들어내는 결과가 부분적으로는 홍보 수수료에 따라 좌우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고객은 거의 없다.) 시애틀에서 열린 영업 회의의 주제는 이제 새로운 책이 아니라 수수료가 차지했고, 주문량은 출판사 영업직과 아마존 구매자들 사이의 열정이 아니라, 알고리듬이 추정하는 수치가 차지했다. 출판사 영업직과 아마존 구매자들은 이제 “재고 관리자”로 바뀌었었다. 브래드 스톤은 제일 취약한 출판사들에게 더 가혹한 조건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묘사했다. 내부적으로는 Gazelle Project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치타가 병약한 가젤을 쫓는 방식으로 소규모 출판사들에게 접근해야 한다며 베조스가 지은 이름이었다. (아마존 변호사들이 나중에 이 이름을 Small Publisher Negotiation Program로 변경했다.)

“The Gazelle Project— 가젤이 저였죠.”

이 말을 한 사람은 브루클린에 있는 소규모 출판사, Melville House의 공동 소유주인 데니스 존슨(Dennis Johnson)이었다. Melville House는 무정부주의적인 인류학자, David Graeber가 지은 “Debt: The First 5,000 Years”나 Paul Berman의 “The Flight of the Intellectuals”, 독일 소설가인 Hans Fallada의 번역 소설 등 질 좋은 소설과 논픽션을 출판했다. 2004년, Melville House을 막 시작하면서 존슨의 유통자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서 아마존과의 협상에 대해 말해줬다. 그런데 말하는 것이 거의 조폭 두목과의 저녁 식사 같았다. 아마존은 Melville House의 책 몇 권이 팔리는지 알려주지 않으면서 수수료 지불을 원했다. (아마존은 자신의 매출액조차 거의 공개하지 않으며, 프레젠테이션에서 정확한 수치 없이 막대 그래프로 나타내기만 한다.) 존슨의 말이다. ‘**** you’가 저의 태도였습니다. 아마존이 ‘엄포’를 놓고 있다 하더군요. 저야 뭐 노동자 자식이니까 여기는 내 회사니까 썩 꺼져라는 식이었습니다.” 존슨은 자기 이름을 걸고 아마존을 비판하는, 얼마 남지 않은 출판업계 인물이다. 그는 Publishers Weekly에 동 내용을 싣기 위해 기자들과 접촉했지만 다음 날, 아마존 사이트에서 Melville House 책들에 대한 “구매” 버튼이 사라졌다. 그 후 얼마 안 있어서 맨해튼에서 Book Expo가 열렸었는데, 양복을 입은 두 젊은 사내가 Melville House 부스에 접근하여 존슨에게 대고 손가락질을 하며 물었다. 그들은 아마존의 명찰을 달고 있었다. “언제 프로그램에 들어갈 것이오?”

이 사태가 일어나기 전, 아마존은 Melville House 판매량의 8%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존슨은 잃을 것이 더 많음을 계산했다. 그래서 그는 아마존에게 굴복했다. “뇌물을 바쳤죠. 하지만 얼마나 팔리는지 알려주지 않더군요. 책은 곧 다시 나타났습니다.”

특히 아마존이 홍보의 수준을 여러 단계로 나누면서부터, 공동 협력 수수료로 개별 책을 홍보하는 과정도 복잡해졌지만, 아마존은 공동 협력 수수료 전체를 포기하지 않고, 시스템을 간단하게 만들었다. 출판사들은 이전해 매출액의 일부 비중을 “마케팅 개발 펀드”로 아마존에게 넘겨야 한다. 그래서 출판사들은 매년 있는 협상을 두려워 한다. 어떤 출판사는 “벼룩의 간도 빼먹는다”고 표현했으며, 가젤보다 더 큰 출판사들에게도 해당 “펀드”는 상승하고 있다. 대형 출판사의 마케팅 간부들은 아마존을 통해 총매출의 2~3%를 아마존에게 넘기고 있다고 했으며, 현재 그 비중은 총매출의 5-7%까지 이른다. 그로 인해 아마존의 책 할인 비중은 50% 중반까지 이르고 있다. Random House는 현재 아마존에게 약 53% 할인폭으로 책을 넘기고 있다.

더 소규모 출판사의 경우 전체 할인은 60%까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안그래도 이윤 마진이 적은 출판사에게 더 압박이 되고 있다. 아마존이 재고 관리를 워낙 잘하기 때문에 아마존은 더 큰 할인율을 제공받는다 하더라도 더 반납할 수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소규모 출판사들로부터 책을 살 때가 종종 있다. 출판사들은 이 비용을 저자들에게 넘길 때가 꽤 있다. 로열티를 출판사가 책 값의 일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존 영수증의 일부로 내주기도 한다. 출판사들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총매출의 1%를 더하는 추가적인 지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수수료를 한 번 내면, 출판사는 아마존 직원들과 마케팅 전략을 논의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아마존의 알고리듬에 의존해야 한다. 한 전직 아마존 간부의 말이다. “원칙이 있습니다. 출판사가 지불을 저항할 경우, 그 출판사의 책들은 홍보를 할 수 없게 되죠.”

2003년, 아마존은 책을 사지 않아도 문장 검색이 가능하게 해주는 Search Inside the Book을 소개한다. 그래서 출판사들은 조심스럽게 텍스트 검색이 가능하도록 책 스캔을 아마존에게 허용했다. 다만 그들은 스캔을 허용함으로써, 아마존이 디지털 책 사업에 나서기로 할 때 잠재적인 경쟁사들을 앞설 수 있도록 큰 호의를 베풀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8월 중순, 애플이 아이튠스와 아이포드로 음악 판매 사업을 차지하는 광경을 지켜본 베조스는 책에서는 똑같은 일이 일어나게 하지 않으리라 결정했다. 2004년, 그는 아마존 최초의 소비자용 하드웨어를 만들기 위한 연구소를 실리콘밸리에 세웠다. 디지털 책 리더기였다. 스톤의 책에 따르면 베조스는 동 프로젝트의 간부들에게 “물리적인 책 판매를 아예 없애버린다는 목표로 일을 진행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동안 아마존은 출판사들에게 디지털화의 압박을 줬고, 될 수 있는 한 많은 타이틀을 파는 계약도 체결했다. 동 프로젝트에서 작업했던 제프 스틸(Jeff Steele)의 말이다. “베스트셀러의 90%와 수 만 권부터가 시작이었습니다.” (출판사들에 대한 혹독한 처사를 반대했던 스틸은 아마존을 떠났다.) 2007년 하순, 뉴욕에서 열린 한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베조스는 단순하고 가벼우면서, 저장 용량에 있어서 이전의 전자책 리더기보다 상당한 개선을 이룬 킨들을 3G 네트워크, 200권의 책과 함께 선보였다. 베조스는 베스트셀러와 신규 서적 타이틀 가격을 그 길이나 질에 관계 없이 9.99 달러로 정했다. 애플이 아이튠스 노래 가격을 99센트로 정한 선례를 따른 것이었다. 아마존은 주의 깊게 출판사들로부터 매출을 숨겼다. 스틸의 말이다. “알리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도매가로 더 가격이 낮아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경우는 보통 26 달러 정도 하는 하드커버 시장에 심각한 위협이었다. Barnes & Noble과 Borders(2011년 도산했다)로부터 캔자스 시티의 Rainy Day Books에 이르기까지 서점들은 하드커버 판매에 의존했다. 이들의 장래도 어두워졌다. 독서가 디지털로 이동한다면 그들이 있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이듬해인 2008년, 금융위기도 서점과 출판사들에게는 재앙이었고 대량해고가 잇따랐다.

2010년, 아마존은 디지털 책 시장의 90%를 통제했다. 어느 업계에서도, 어느 회사도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가격이 워낙 낮아서 경쟁사들은 진입할 수가 없을 정도였으며, 필자를 대표하기도 하는 회사의 문학 담당인 앤드루 와일리(Andrew Wylie)는 베조스가 소매가를 1.99 달러, 혹은 아예 99센트로까지 낮추기 원한다고 말했다. “그때 애플이 들어왔어요. 애플은 자기 장비를 통한 트래픽을 원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뭐든 할 기세였죠.” 다들 전자책으로 몇 달러 내는 데에 익숙해지면, 출판사들은 결국 모든 책 값을 다 깎아야 하잖을까?

출판사들은 아마존 경쟁사를 알아봤고, 그들은 아이패드와 아이북 스토어를 준비중이던 애플을 찾아냈다. 애플은 주요 6개 출판사(Hachette, HarperCollins, Macmillan, Penguin, Random House, Simon & Schuster) 각자가 아이북에서 판매할 책 값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원했다. 애플이 차지하는 몫은 적었다. 이 모델이 “에이전시 모델”이며, 아마존처럼 도매가 판매 모델보다 안 좋은 측면도 분명 있었지만, 아마존의 시장 지배에 도전할 방법으로서 가격 통제를 출판사가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애플의 조건 중에는 경쟁사 가격에 맞출 수 있는, 그러니까 에이전시 모델을 적용한 출판사는 아마존은 물론 모든 디지털 스토어에 같은 값을 제시하게 돼 있었다.

그중 다섯 출판사가 애플과 함께 하기로 했다. (Random House가 반대했다.) 간부들 대부분은 휴대폰이나 이메일로 아마존이 상황을 알도록 했으나, 존 사전트는 시애틀로 가서 킨들 콘텐트부 부사장인 러스 그란디네티(Russ Grandinetti) 등을 만났다. 친구에게 보낸 이메일은 이렇게 쓰여 있다. “아마존한테 쫓겨나러 시애틀로 간다.”

사전트의 표현은 아마존에게 대수롭지 않아 보였다. 그들도 자기들 조건을 내세우는 데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작은 회의실에 앉아서 사전트는 Macmillan이 전자책에 대해 에이전시 모델을 채택할 것이며, 아마존이 거절할 경우 출판본이 나오고 7개월 후에 디지털본을 내놓겠다고 제시했다. 논의는 짧았고 분노에 차 있었다. 20분 후, 그란디네티는 사전트를 빌딩 밖으로 내몰았다. 다음날, 아마존은 Macmillan의 인쇄본/디지털본 모두에 대한 “구매” 버튼을 삭제했고 1주일 후에서야 무거운 비판과 함께 복구 시켰다. 아마존은 에이전시 모델을 주저하며 받아들였고, 수개월간 14.99 달러의 전자책이 팔렸다.

이때 아마존은 공정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에 소를 제출한다. 2012년 4월, 법무부는 애플 및 5개 출판사를 가격 인상 및 경쟁 제한 혐의로 고소했다. 결국 출판사들은 정부와 모두 합의를 했다. (Macmillan이 마지막이었다. 사전트는 잠재적인 피해액이 회사의 자산 가치를 훨씬 뛰어 넘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 후, 합의를 하도록 했었다.) Macmillan은 2천만 달러를, Penguin은 7,500만 달러를 지불했다. 이윤 좀 내보려 안간힘을 쓰는 업계로서는 이례적인 거액의 벌금이었다.

애플은 계속 싸웠고, 재판은 지난 6월까지 지속됐다. 그란디네티와 사전트, 그 외 여러 사람들이 맨해튼의 연방법정에서 증언했다. 공모의 증거로 정부는 애플과 협상 기간 동안 이뤄진 주요 6개 출판사들 간의 이메일과 전화 통화, 저녁 식사를 내세웠다. 사전트와 다른 간부들은 전자책으로 더 높은 가격을 원했음을 시인했지만, 제시된 증거는 음모를 꾸민 증거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이 경쟁자들임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7월 10일, 드니스 코우트(Denise Cote) 판사는 정부의 손을 들었다.

손해액으로 8억 4천만 달러를 지불하라는 판결이 나오자, 애플은 항소했다. 애플과 출판사들이 보기에 판결은 맥락을 무시했다. 주된 사건이 일어났을 때, 아마존은 디지털 책에서 독점 기업이었으며, 너무나 싸게 팔아서 차별적인 가격대를 설정했으며, 이 가격대는 잠재적인 경쟁사의 진입을 막았다. 그런데 그때 이후로 아마존의 전자책 시장 점유율은 65%로 줄어들었다. 나머지는 애플, 그리고 재판이 생기기 이전부터 Nook 전자책 리더기를 팔았던 Barnes & Noble의 몫이었다. 에이전시 모델은 시장에 경쟁을 도입했으나, 법원 판정은 진보와 보수 모두를 아우르는 70년대식 법적인 사고 경향을 반영했다.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의 관점에서 독점 재판을 바라본다는 의미다. 즉, 경쟁이 사라지건 말건, 관건은 가격이다. New America Foundation의 시장정책 전문가인 배리 린(Barry Lynn)의 말이다. “가격이야말로 거대한 시장 형성의 주된 요소인 겁니다. 코우트 판사는 아마존의 사업 행위를 찬사했어요. 아마존이 불법적이고 독점적이며, 아마존이라는 독점 기업으로부터 시장 지배력을 빼앗기 위해 출판사들과 연합했다는 애플의 주장은 틀렸다는 의미입니다.”

“지구상에서 제일 소비자 중심적인 기업”이라 스스로 칭하는 기업들로서는 좋은 단어들이다. 제아무리 비판가들이라 하더라도 주저하면서 아마존을 사용하고 있다. 비교할 바 없는 다양함과 가격, 편리함 때문이다. 베조스는 소비자에 대한 응대를 거론할 때, 마치 응대가 인생의 목표인 양 얘기한다. 마커스의 말이다. “고객은 거의 신학적입니다. 고객을 위해서라면 어느 희생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전직 아마존의 오락 편집자인 팀 아펠로의 말이다. “베조스는 공공 수요로 둔갑한 머신을 만들려고 하는 중입니다. 그는 대단히 똑똑한 슈모(shmoo)죠. 그는 여러분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받들어 모시고 싶어할 뿐입니다.” 슈모는 Al Capp이 만들어낸 항상 웃는 캐릭터로서 우유이건 계란이건 버터이건, 원하는 모든 것을 맛까지 맞춰서 기꺼이 준다. 아마존이 특허화 시킨 원클리 쇼핑은 이미 여러분의 주소와 신용카드 정보를 알고 있으며, 오로지 “주문” 버튼만 있을 뿐이어서 가려운 곳 긁는 것보다 주문이 더 빠르게 구매가 가능하다. 아펠로의 말이다. “자위적인 문화에요. 79 달러를 매년 지불하면, 아마존 스마일 박스가 클릭한지 이틀 뒤, 무료로 배달되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 될 수 있다. 아마존의 다음 도전은 주문일 배송이다. 미국 도시부터 시행한 다음 전역으로, 그 다음에는 세계로 넓힐 예정이다. 12월, 아마존은 쇼핑 데이터를 추적하여 아직 뭘 살지 모른다고 하더라도 트럭이 거주지 근처의 창고로 향한다는, “예상 출하(anticipatory shipping)”를 특허화 시켰다.

최근까지 아마존은 세금도 피해갔다. 그동안 아마존은 창고가 없는 (있는 곳도 마찬가지이기는 했다) 주의 판매세에 대해 격렬히 저항했다. 캘리포니아 등에서는 불공정하도록 아마존에게 유리한 온라인-판매세법을 통과 시켰다. 전국에 창고를 갖고 있는 아마존으로서는 주별 판매세가 아니라, 연방 차원의 판매세 정책을 더 선호한다. 저 작은 온라인 경쟁사들은 전국적인 세법을 더 어려워할 것이리라는 이유도 있다.

Amazon.com은 주차장이나 무례한 점원, 매진, 계산이 너무 느린 앞사람 등 온갖 시간 낭비와 짜증을 없애줬다. 손목을 부목으로 감싼 계산대 점원이 시간당 얼마 받을지 생각할 이유가 없다. 아마존의 궁극적인 경쟁사인 월마트와는 달리 아마존은 인터넷이 직접적인 비판을 막아준다. 월마트는 너무나 인간적인 대형 마트이기 때문이다. 양심 있는 소비자조차 온라인 상거래에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를 잊는다.

아마존은 월급 수준이 낮고 실업률이 높은 지역에 종종 물류 센터를 지으며, 계절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창고 인력으로 수 만 명을 고용하거나 계약을 맺는다. 책에서부터 개사료, 수염 정리기에 이르기까지 온갖 물건을 받아서 포장하고 출하하는 이 노동자들은 마치 현대적인 버전으로 만든 Chaplin의 “Modern Times” 느낌이다. 100만 제곱피트 너비의 창고를 컴퓨터화된 무전기를 든 피커(Pickers)가 건당 11 마일씩 빠르게 움직이도록 돼 있다. 이들은 33 초 안에 주문을 모아야 한다. 잠입한 BBC 기자가 촬영한 영상을 본 스트레스 전문가의 말이다. “이 증거로 볼 때 정신 질환과 물리적인 변환의 위험도가 높습니다.” 아마존은 창고 고용자들이 여타 다른 업계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닐 헤임박(Neal Heimbach)이라는 펜실베니아 주 아마존 창고 직원이 대표로 된 집단소송이 일어났다. 체불 임금 때문이었다. 창고 직원들은 점심 때이건 퇴근 때이건, 들어갈 때와 나갈 때 금속 탐지기를 통과하고 소지물을 보여줘야 한다. 이 과정은 매번 10~20분 정도 소요되며, 절도행위는 아마존 창고에서 당연히 제일 일반적인 우려사항이다. 그만큼 회사와 언제나 바뀌는 저임금 노동자들 사이에 교감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 내 아마존 노동자들은 노조에 속해 있지 않다. 소비자들이 고통을 겪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마존의 한 간부는 Times에게 이런 말을 한 바 있다. 아마존은 고객 서비스 개선에 있어서 노조가 장애물이라고 인식한다는 내용이었다. 2011년, 헤임박 소송이 일어났던 펜실베니아 Allentown의 Morning Call은 한창 더울 때, 노동자들을 실어 나르기 위한 앰뷸런스가 몇 대 공장 바깥에 주차돼 있었음을 밝혀냈다. 이 사실이 드러나고 나서야 아마존은 에어콘을 설치했지만, 그것조차 식료품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한 차원에서 설치됐었다. 어느 경우에서건 아마존의 창고직은 로봇이 점차 대체하는 중이다. 베조스는 최근 찰리 로스(Charlie Rose)에게 쇼핑에 있어서 인간의 관여를 아예 없애겠다고 말했다. 구매에 있어서 드디어 혼자가 될 것이라고 말이다.

아마존의 멈추지 않는 혁신과 저임금 노동의 조합은 신경제 기업, 아마존 성공의 비결이었다. 아마존은 지난해 거의 3만 명의 직원을 새로 고용했다. 그러나 창조적 파괴로서 아마존 브랜드는 창출하는 고용보다는 없애는 고용이 더 많을 듯 하다. 워싱턴에 있는 Institute for Local Self-Reliance이 최근 조사한 미국 센서스 데이터에 따르면, 일반 소매점은 매출 천 만 달러마다 47명을 고용한다고 한다. 아마존은 14명이었다.

책 업계에서는 독립 서점을 만드는 업계 출신들이 많다. 20년 전, 독립 서점이 미국에 4천 곳 정도였고 독립 서점 다수는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알아보고 교환하는, 일종의 문화 센터 역할을 했었다. Borders가 죽고 Barnes & Noble이 약화된 오늘날은 2천 곳이 안 되며, 서점을 차리는 수도 줄어들었다. Rainy Day Books의 비비안 제닝스는 38년간 독립서점에 있었다. “우리 고객을 우리가 알죠. 다른 곳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검색 엔진보다 우리가 고객이 뭘 더 잘 읽을지 안다구요.”

아마존의 법정 승리 이후, 미세하게라도 관리하지 않는다면 아마존도 법무부와 부딪히리라는 예측이 있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법무부 차관이자, 현 법무부 장관인 에릭 홀더(Eric Holder)의 친구인 제이미 고얼릭(Jamie Gorelick)은 아마존 이사이기도 하다. 코우트 판사의 판결 3주일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간당 평균 11달러를 버는 Chattanooga의 아마존 창고를 방문하여,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낸 아마존을 칭찬했었다. 최후의 일격은 지난 11월, 현금 압박을 받던 미국 미국 우편국(U.S. Postal Service)이 아마존과의 특별한 파트너십을 체결, 일요일에 아마존”만” 배달을 해주겠다고 발표했을 때 나타났다. 책 업계 사람들이 보기에 오바마의 아마존 칭찬은 배신처럼 느껴졌다. 한 문학계 에이전시는 이런 말을 했다. “스스로 저자이기도 하고, 인세로 벌어들이는 소득이 있는 대통령이 출판사를 약화 시키고 싶어하는 독점 기업 편에 서다니 이상한 일입니다.”

킨들이 나온 이래, 아마존과 출판사들 간의 갈등은 이제 아예 열린 전투가 되어버렸다. 이 분쟁은 기술 변화에 따른 사업적인 적대감만이 아니라 동부와 서부, 문화 스타일의 차이, 기술 “혁명”에 대한 철학적인 견해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주요 출판사의 한 편집자가 해준 말이다.

“도서 업계는 항상 뒤떨어졌다는 평을 받습니다. 항상 예전이 좋았다는 식이죠. 하지만 기술 업계는 항상 방해하지 말고 원하는 것을 주면 언제나 더 낫다는 식입니다. 언제나 미래는 완벽하죠. 누구 얼굴을 데려다가 얼굴 위에서 혁신하자는 겁니다. 늙은 부인이 소리를 지를 때까지 혁신하는 것이 아니에요. 이런 생각 없는 혁신이 매우 많습니다.”

이 편집자는 출판업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아마존과 직접적으로 대화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2010년 가을 당시 뉴욕 출판사들을 순환 방문중이었던 킨들부 부사장인 러스 그란디네티와의 회의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베조스와 마찬가지로 그란디네티는 프린스턴 출신에 월스트리트에서 일했었고, 아마존은 1998년 재무관으로 들어갔다가 의류부로 옮겼으며, 이제 킨들을 맡게 됐었다. 아마존의 한 동료에 따르면 스스로가 똑똑이들로 가득 차 있는 아마존에서도 제일 똑똑한 친구가 그란디네티라고 한다. 그를 아는 한 문학계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러스와 함께 있으면, 출판업자들이 천치라고 느끼게 됩니다.”

회의에서 그란디네티는, 역시나 수치가 안 적힌 아마존의 막대그래프를 보여주고는 디지털 출판과 온라인 판매를 더 빠륵 올리도록 주문했었다. “그는 정렬적으로 홍보했어요. 당신께 보여드릴 수는 없다, 이거 비밀이라 말했습니다. 하지만 자기네들에게 좋은 것은 당신네에게도 좋다고 하더군요. 그냥 자기네들이 말한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질답 시간이 되자 그란디네티에게 편집자가 질문을 던졌다. “‘킨들 싱글’을 발표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느 출판사와 함께 하고 계십니까?” 킨들 싱글은 픽션과 논픽션의 디지털 책을 싸게 판매한다는 개념으로 잡지들 대부분보다는 길어도 단행본보다는 짧은 전자책들이었다. 그란디네티가 대답했다.

“모든 출판사들입니다.”

“네? 모든 출판사가 킨들 싱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고요?”

“뭐, 아니긴 하죠. 아마존이 출판사 역할입니다.”

편집자는 언짢았다. 그란디네티는 공개된 정보마저 경멸스럽게, 바로 알려주려 하지 않았다. “출판 업계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일을 아주 능숙하게 하더군요.”

그란디네티에게 직접 이 일을 거론했을 때, 그는 대변동을 겪어야 할 출판업계를 동정했다. “디지털 독서로 이끌고 디지털 책을 구입하게 만드는 일이야말로 제일 큰 변화입니다. 우리 시대에 겪을 일이기도 하죠. 이 변화는 정말 크고, 우연히도 우리 아마존이 리더이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공포감이 우리를 향해 생긴 겁니다.” 베조스 또한, 아마존의 역할은 불가피한 변화를 안내하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60 Minutes” 프로그램에서 아마존의 드론 배달을 소개한 뒤, 사회자인 찰리 로즈(Charlie Rose)에게 베조스는 아마존이 책 판매를 하게 된 것이 아니라, “미래”가 책 판매에 있다고 얘기했다. (“Amazon is not happening to bookselling. The future is happening to bookselling.”)

그란디네티는 킨들이 다른 어떠한 수단보다도 책 사업을 인쇄본과 디지털본의 세계로 질서 있게 이주 시켜왔다고 본다. 음악과 영화, 신문 업계 사람들과 비교해 볼 때, 저자들은 잘 살아남을 위치에 있다. 소수의 출판사와 편집자들이 소수의 글을 선택하여 출판하는 이제까지의 세상이 이제 디지털의 풍부한 세상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그란디네티는 필자에게 이 새로운 상황에서 출판사의 역할은 확성기라 말했다.

킨들이 나온 이래로 아마존은 디지털 저작물의 이윤을 남기지는 않지만, 킨들 싱글은 물론 미스터리와 스릴러, 로맨스, 종교 서적을 두루 갖추고, 번역과 재인쇄, 셀프 서비스 팬픽션 플랫폼까지 갖춘 Amazon Publishing을 설립했다. 저자들은 아마존의 파트너가 되어, 로열티를 70%까지 받을 수 있다(보통 하드커버 판에서 저자들이 받는 비중은 15% 정도다). 베조스는 Theresa Ragan처럼 수 십만 본이 다운로드된 인기 작가를 발굴하는 등, 성공을 내세운다. 그렇지만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스로 아마존 출판에 나선 저자들 중, 1년에 500 달러 이하를 벌어들이는 사람이 절반이다.

그란디네티는 갑자기 전례 없이 많은 책이 등장했기 때문에 독자들로서는 정말 좋은 세상이 됐다고 말한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시회에서 그는 출판사들엑 전자책 가격을 낮게 유지해야 독자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은 태블릿으로 앵그리버드나 하리라고 경고했다. 그는 필자에게 아마존이 소유한 GoodReads처럼 온라인 독자 네트워크의 성장이 환영할 만한 결과라 말했다. “신문에서나 보던 리뷰들이 아니죠. 의견 듣기에 있어서 갑자기 우리는 풀려난 겁니다.” (아무튼 전문적인 리뷰어는 서점주와 도서관 사서와 함께 감소중이다.) 그란디네티의 말을 들으며, 어쩌면 디지털 이주에 있어서 아마존의 역할은 온라인 게임의 침공 와중에, 될 수 있는 한 많은 독자를 책으로 끌어오는 것이 아닐까, 저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비영리 출판사의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독서계의 Shmoo가 되는 것이다.

아마존은 전통적인 출판 업계의 한계에 절망한 수 십만 저자들을 움직였다. 킨들 싱글 편집자인 데이비드 블럼(David Blum)은 간디 기념품 수집가와의 여행을 다룬 올리버 브루디(Oliver Broudy)라는 저널리스트가 쓴 2만 8천 자 짜리 회고록의 사례를 인용했다. 잡지에서 여러 차례 거절당한 글이지만, 2011년 3월, 블럼은 해당 글을 존 판매를 받아들였고 이제까지 4만 5천 유닛을 판매했다. 3년간 500 타이틀 이상의 킨들 싱글이 등장했다. 1주일에 서너 권이라는 의미로서, 블럼과 같은 경험 많은 편집자조차도 벅차다.

베조스가 말하는 “중개인(gatekeepers)”을 없애버리는 방식의 사업은,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를 의미한다. 아마존의 선전에는 대중영합주의적인 측면이 있다. 엘리트적인 기관에 반대하고 “생산 수단의 민주화”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서부 해안의 기술 업계의 가치관과 일맥상통한다. 아마존 중역들은 “구-산업지대(Rust Belt)의 미디어”에게 출판업계를 70년대의 철강업계에 비유했다. 2011년 주주서한에서 베조스는 이렇게 적었다. “심지어 좋은 의도를 가진 중개인들조차도 혁신이 느립니다. 셀프 서비스 플랫폼이 있으면 불가능해 보이는 아이디어도 시도가 가능합니다. ‘안 될 것!’이라 말할 준비가 된 전문 중개인이란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조스의 부인인 매킨지 베조스(MacKenzie Bezos)는 그녀의 최근 소설, “Traps,”를 Knopf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2011년 5월, 아마존은 Time Warner Books의 전임 CEO이자, 대중 시장용 출판을 오래 해왔던 로런스 커시범(Laurence Kirshbaum)이 새로이 뉴욕에서 Amazon Publishing의 업계관리부(trade division)를 새로 맡는다는 발표를 했다. 업계가 좋아하기는 하지만 널리 존경하지는 않는 커시범에게 사전트는 간결한 이메일을 보낸다. “아니라고 해 봐요.”

다음날, 그들은 Javits Center에서 열리는 BookExop에서 모두 같이 만났다. 커시범은, “존 당신을 좋아합니다. 저의 성공을 기뻐하시길”이라 말했다. 사전트도 답했다.

“래리, 확실히 합시다. 전 당신이 실패하길 바랍니다.”

미스터리나 기타 장르를 출판하는 Amazon Publishing은 커시범이 이름 있는 저자를 영입해서 베스트셀러를 내기 바라고 있다. 그렇지만 일류 작가들은 자신의 중개인들에게 대단히 충성스럽다는 사실을 증명했고, 아마존은 의심스러운 프로젝트 두 가지에 상당히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했다. 하나는 자수성가한 Timothy Ferriss의 “The 4-Hour Chef”에 100만 달러를, 다른 하나는 “Laverne & Shirley”의 스타 배우, Penny Marshall의 “My Mother Was Nuts”에 80만 달러를 들인 것이다.

Ferriss의 하드커버 책은 이전에 자가 출판했던 책 두 가지보다도 적게 팔렸고, Marshall의 책은 단 17,000권 팔렸다. 아마존의 다른 책들도 거의 대부분 사정은 낫지 않다. James Franco의 소설, “Actors Anonymous”는 5천 권도 안 팔렸다(아마존은 전자책으로 더 많이 팔았다고 주장한다). 과거 Amazon Publishing은 경매에 잘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지만 편집자들 상당수는 회사를 떠났다. 그리고 결국 지난달, 커시범도 아마존을 떠났고 그는 임무에 실패했다. 새로운 편집자가 된 대프니 더럼(Daphne Durham)은 아마존에서만 근무했고 시애틀에 계속 있을 예정이다. 결의에 찬 표정을 한 그란디네티는 필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Amazon Publishing은 매우 좋은 시작을 했습니다.”

실패를 한 실질적인 이유가 있기는 하다. 하드커버 책은 New Harvest라 불리는 인쇄소에서 찍은 다음, 파트너십을 맺은 Houghton Mifflin Harcourt가 배포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아마존의 이름이 New Harvest에 올라와 있지 않다. 서점들도 속지 않았다. Barnes & Noble과 거의 모든 독립 서점들은 “숙적을 어떻게 돕느냐?”면서 Amazon Publishing의 책을 들여놓기 거절했고, 결국 강요를 해서 들여놓기는 해도 책들이 충분한 타이밍을 얻을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뉴욕 출판사들에게 급히 보이기 위해서였는지, 아마존 스스로도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 듯 했다. 익명을 고집한 한 뉴욕 출판사 사장의 말이다. “출판사라면 갖춰야 할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운이 좋아야 한다는 점이죠. 그리고 안목과 결단력도 있어야 합니다. 아마존한테 그런 감각이 있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그들보다 더 잘할 수 있죠. 베조스는 귀저귀와 보석 판매로 옮겼지만 저희는 여전히 책을 팔고 있습니다.”

킨들부에서 일했던 한 전 아마존 직원은 시애틀 동료들 중에 출판에 정말로 관심을 가진 동료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요새 뭘 읽냐는 질문은 한 번도 못 들어봤어요. 모두들 엔지니어의 마음자세입니다. 소설가들에게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도 모르는데요.” 아마존의 마케팅 책임자는 아마존이 빠르게 움직이는 기업이지만 출판은 느리다고 말했다. “플라이 피싱과 트롤어선의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사전트가 한 말이다. “출판업은 대단히 인간적인 사업이지만, 아마존을 움직이는 주체는 알고리듬과 규모입니다. 새로운 책을 출판할 때 200명 넘는 사람들이 사방에서 책을 살펴 보고 얘기를 합니다. 대량의 인력이 한 곳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어요. 출판의 마술이 바로 그겁니다. 아마존이 그런 마술을 재현하기는 매우 어려울 겁니다.”

아마존의 출판업 진출은 위태로운 산업에게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기회를 준 셈이기에, 업계 사람들을 갈라놓은 동시에, 출판업을 다른 업계의 시각에 노출시켰다. 아마존 편집자의 미래에 대해 한 작가 대리인이 한 말이다. “독일 점령 시기의 비시(Vichy) 정부와 함께 한 시간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자신의 세 번째 책을 출판할 미국 출판사를 찾지 못했던 소설가 Benjamin Anastas는 한 친구에게 네 번째 회고록인 “Too Good to Be True,”를 아마존에서 출판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아마존이 출판하는 하드커버 책을 배급하는 Harcout에서 일한 적이 있었던 그 친구는 시달린 표정으로, “해 봐라” 말하고 나갔다. Anastas는 반응이 위선적(hypocritical)임을 알아냈다. 그의 말이다. “Penguin Random House에서 출판을 한다면 차이가 무엇일까요? Penguin Random House는 출판 업계를 완전히 뒤바꾼 거대한 기업입니다. 작가로서 자기 책을 말하기 위해 이 거대한 탑을 지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의기소침해 할 일인지 모릅니다. Petroleum Club의 고래 기름 외판원 같은 느낌이죠.” Anastas는 서점 대부분에서 자신의 새 책을 여전히 발견할 수 없었고, 마치 자신이 사라지는 광경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그는 새 책을 아마존과 내는 것은 다시 생각해야겠다고 말했다.

Knopf 내부의 지재권 변호사였던 존 파인(Jon Fine)은 2005년, 아마존에 들어갔으며, 2008년부터 아마존의 저자-출판사 관계 책임을 맡고 있다. 예술 관리자로서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출판사들이 아마존을 덜 싫어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2009년 3월, Slate는 아마존보다 차라리 레모네이트 판매대가 더 후했다면서 아마존이 시애틀 예술계에 자선활동을 거의 안 한다고 비판했다. 파인은 이 기사를 회사 내부에 보여줬고, 다음날 인쇄된 기사가 그에게 전달됐다. 베조스가 휘갈겨 쓴 “해결하시오”라는 딱지와 함께, 100만 달러 정도의 예산이 덧붙여져서 말이다. (아마존은 이 내용을 부인했다.)

파인은 매년 평균 2만 5천 달러를 10여 개 문학 조직에 기부하고 있다. 그 중에는 PEN American Center와 미네아폴리스에 있는 Loft Literary Center, 그리고 Poets & Writers 잡지도 포함된다. 파인의 말이다. “아마존에서 사업 운영비용은 은행의 벌칙금과 비슷합니다. 잠재적인 비판을 잠잠하게 만드는 역할이죠.” 월스트릿의 정치 기부금도 받는 민주당 좌파처럼, 해당 비영리 재단들은 기부금을 선전하지 않는다. 최고 번역작 상(Best Translated Book Award)도 아마존을 돈을 받고 있는데, 그해 수상을 한 Melville House의 데니스 존슨(Dennis Johnson)은 자신의 회사가 더이상 이 수상식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의 말이다. “미국 내 모든 번역가들이 제가 빌어먹을 배신자라 말하더군요.” 심지어 재단 내 당국자들은 그에게 이런 말도 했다. “말하고는 싶지만 나도 그들로부터 4천 달러를 받을 것이오.” 1년 후, Associated Writing Programs 컨퍼런스에서 파인은 존슨과 악수를 하며, “상을 드릴 수 있게 해줘서 감사드립니다. 최고의 선전이었어요.”라 말했다. (파인은 이 내용을 부인했다.)

사실 출판업은 너무나 불황 상태여서 아마존으로 이직한 인재들도 부지기수다. Robert Stone의 소설, “A Flag for Sunrise”에는 이런 말이 있다. “너무너 두려운 나머지, 쥐는 고양이에게 사랑을 구하러 갔다.” 쥐를 살아 있게 놓아 둔다면 그 고양이는 과도한 친절을 베푸는 셈이다. 아마존으로 이직한 한 편집자의 말이다. “할 수 있다는 느낌이었죠. 하지만 여전히 좀 지나고 보니 제가 여전히 서 있더군요. 다른 사람 느낌이야 알 도리가 없지만, 제가 얼마나 많은 피해를 끼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자신의 출판물을 내기 시작하면서, 아마존은 더 많은 기기를 팔고 더 많은 프라임 회원을 유치할 수 있으며, 기기와 프라임 회원은 큰 수입원이다. 킨들을 만들면서 아마존은 음악과 영상 스트리밍 디지털 스토어를 시작했고, 동시에 Amazon Publishing과 Amazon Studios를 만들었다.

스튜디오의 경우 텔레비전 드라마를 만드는 방법이 다른 곳과 다르다. 데이터 컬렉션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작가들을 모아서 웹사이트에 스크립트를 제출하게 한다. 이 웹사이트는 아마존 디지털 뮤직/비디오부 부사장인 빌 카(Bill Carr)에 따르면 “콘텐츠 제작자를 위한 개방형 플랫폼”이다. 5,000 가지의 스크립트가 올라가 있으며, 아마존은 이중 14개를 시험용(파일럿)으로 선택했다. 지난 봄, 아마존은 해당 파일럿을 자사 사이트에 올렸고, 소비자들이 이 드라마에 대해 리뷰를 올리거나 질문 답변을 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이 드라마를 다음의 목록에 따라 평가해 주세요. 유머, 출연진 . . . ”) 100만 명 이상이 이 드라마들을 봤다. 엔지니어들 또한 Amazon Storyteller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작가들이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굳이 촬영까지 하지 않더라도 시각화를 시킬 수 있는 만화형 “storyboard animatic”—을 만들 수 있다. 카에 따르면 올바른 데이터와 올바른 피드백을 받기가 어려운 점이라고 한다. “제가 고객들로부터 모아들이는 데이터는 어느 것이 바로 그것인지 알려줄 수 있겠죠.”

출판과 마찬가지로 Amazon Studios에서 이 경우 “중개인”은 헐리우드의 에이전시들이다. 카가 Wall Street Journal에서 했던 말이다. “소비자 앞에 데이터를 제시하는 겁니다. 특정 유행에 따라 결정하지 않고, 우리 소비자들이 읽거나 듣고 보는 것에 따라 제시된다는 의미죠.”

스티브 잡스가 했던 말이 있다. 애플이 제시할 때까지 소비자는 자기가 뭘 원하는지 모른다고 말이다. 아마존식으로 바꾸면 거의 정반대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스토어인 아마존의 경우, 소비자의 패턴을 분석하여 내린 결정이 예술적인 훌륭함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Doonesbury” 만화 작가인 개리 트루도(Garry Trudeau)는 작가이자 정치 저널리스트인 조너선 알터(Jonathan Alter)로부터, 아마존이 트루도에게 코메디를 하나 작성해달라 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Alpha House”라는 제목으로, 공화당 상원의원 4명이 의회에서 함께 사는 내용이지만, 트루도는 의심스러워했다. “아마존이 스튜디오라고요?” 그의 회의감은 알터가 아마존의 접근 방식을 알려 주면서 공포로 바뀌었다. “천 개의 프로젝트 중에 하나라면 별로 전망이 없어 보입니다. 아마존 프라임 웹 사이트에 걸어놓고 맡겨버리는 것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아요. 오히려 공개적인 망신이 될 겁니다. 테스트용으로 제작되는 방송은 간부진들이 따로 모인 자리에서 내리잖아요.”

트루도는 어찌 됐든 알터를 수석 PD로 하여 아마존과 접촉을 했다. “제게 있어서는 디지털 시대에 지푸라기라도 잡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오랜 일터였던 Newsweek가 단돈 1달러에 매각되는 꼴을 지켜봤던 알터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제작, 지난 4월 아마존에 존 굿맨(John Goodman)을 주연으로 하여 올려 놓았고, 거의 4천 명의 고객들이 리뷰를 했다. 트루도는 리뷰를 읽지 않았다. “제 정신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그냥 퍼센트만 봐요. 아마존이 보는 것도 그거 아니겠습니까?” 평가는 긍정적이며, 5월, Amazon Studios는 “Alpha House”의 에피소드 10편을 위해 트루도에게 제작비를 더 제공했다. 그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제 당연히 저도 속하게 됐죠. 예아! 민주주의!”

“Alpha House”은 11월 11일,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서 화려한 프리미어를 개최했다. 검은 옷을 입은 젊은 여자들이 킨들로 손님 이름을 확인한 이 행사에 베조스도 부모와 함께 참석하여 트루도 옆에 앉았다. “Alpha House”는 Amazon Prime 스트리밍 비디오에서 유명해졌지만, 아마존의 경쟁사인 Netflix의 “House of Cards”만큼 비평가들의 칭찬이나 시청자들의 흥미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4명의 친구들이 소셜-앱 스타트업을 꾸리는 아마존의 두 번째 오리지널 드라마, “Betas”는 대실패였지만, 더 많은 드라마가 예정돼 있다. (Condé Nast Entertainment가 개발하는 프로젝트인 New Yorker를 포함한다.)

트루도에 따르면,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에 대한 강조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이 승인한 드라마 거의 전부는 전문가들이 제작했다고 한다. “자기들 데이터를 갖고 온갖 분석을 할 수는 있겠지만, 아마존은 실험적인 드라마를 방해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시청자가 원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혁신을 막는다는 의미죠.” 그러나 트루도는 “Alpha House”로부터 나온 데이터를 무시할 자유가 있었다. 심지어 아마존은 트루도에게도 동 드라마의 데이터를 비밀로 했다.

지난 8월, 베조스는 2.5억 달러로 그레이엄(Graham) 가문의 Washington Post를 인수했다. 이 인수에 아마존이 들어가 있지는 않으며, 베조스의 결정은 아마존이나 아마존의 이윤과는 별 관련이 없어 보인다. 베조스가 인수할 때까지 Washington Post 신문사에 있었던 배리 딜러(Barry Diller)의 말이다. “인수건과 아마존의 핵심 사업군은 서로 반대입니다. Washington Post를 갖고 무슨 일을 하건 간에, 신문 사업은 우선적으로 출판이죠. 아마존의 콘텐츠에 대한 야망은 뉴스나 정보와는 맞지 않습니다.”

베조스는 사업과 관련 있을 때를 제외하면 정치에도 별 흥미를 나타내지 않는다. 온건한 자유주의자로서, 그는 워싱턴주의 부유세(“millionaires’ tax”)에 반대하는 쪽에 자금을 기부하는 한편, 동성혼 지지 단체에도 자금을 기부했다. 베조스의 전 대리인이었던 셸 커판(Shel Kaphan)은 “최고의 정부는 최소의 정부다(the best government being the least government)”는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의 말을 베조스가 자주 인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커판은 타협이 전혀 없는 베조스의 Washington Post에 대한 실용주의를 더 우려했다. “정부와 아마존 간의 여러 계약들 중에 이해충돌이 있습니다. 그리고 베조스는 너무나 많은 정책 문제를 판매세처럼 여기더군요.” 베조스와 가까이 일했던 한 전직 직원도 우려했다. “아마존에서 콘텐츠부와 영업부 간에 구분을 한다는 개념 자체가 신기한 일입니다.”

Washington Post 인수가 선한 행동(deed)일 수도 있을 것이다. 베조스는 별도의 가족 재단을 갖고 있지만 그 스스로가 자선에 나서는 일은 좀처럼 없다. 2010년, 찰리 로즈(Charlie Rose)는 부를 대부분 나눠주자며 다른 부자들에게 도전하는 빌 게이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베조스에게 물었었다. 베조스는 그 질문에 답하지 않고, 그 대신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서 시장이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일장 연설을 하고, 킨들 홍보로 끝맺음을 했다.

베조스는 상업용 우주여행 프로젝트에 돈을 투자한 것과 동일한 이유로 신문사를 인수했다. 지적인 도전이라는 의미다. Washington Post 인수로 이 도전은 상처받은 업계의 적자 기업을 되살려서 본보기로 삼으려는 의도가 있다. 베조스가 9월, Washington Post를 방문했을 때, 그는 백여 명의 직원들에게 희망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들었다. 그들의 주요 고객은 광고주가 아닌 독자들이며, 뉴스가 사업적인 결단을 끌어내며, 뉴스 예산 삭감은 자살행위라는 얘기들이었다. 그는 마음에 들었던 최근 기사를 언급했다. 블로거인 맥스 피셔(Max Fisher)가 작성한 “함부로 못 물어볼 시리아에 대한 9가지 질문(9 QUESTIONS ABOUT SYRIA YOU WERE TOO EMBARRASSED TO ASK.)”이었다. 베조스는 웹 검색을 통해 개별 기사를 찾게 하는 대신, 사람들이 구독을 하도록 끌어들여야 한다면서 “번들”이라는 단어를 빈번하게 사용했다. “이륙할 활주로를 짓는 것이 제 임무입니다.”

1월 16일, 베조스는 Washington Post를 다시 방문했지만, 몇몇 간부진과 편집자들 빼고는 비밀 방문이었다. 베조스는 개방성으로 알려진 Washington Post에 비밀에 대한 집착 문화를 가져오는 듯 했다. 시애틀에 있는 아마본 본사에서 킨들 제작 부서는 아예 Area 51로 알려져 있다. 제품 관련자 말고는 모두에게 폐쇄됐기 때문이다. 어떤 한 아마존 직원이 몇 년 전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했을 때, 다른 한 신입직원이 자기는 국가안보국(National Security Agency) 출신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는 그녀가 어떻게 아마존에 맞는지 궁금했다고 한다. “몇 주일 걸렸죠. 그녀가 저보다 아마존에 훨씬 더 잘 들어 맞더군요.” 베조스는 스스로가 워낙 정밀한 조사를 싫어하기 때문에, 신문사의 임무는 강력한 기관이 숨기고 싶어하는 일을 노출 시키는 문제를 만들어 내야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1월 방문 때, 베조스는 태블릿용 Washington Post 디자인을 논의했다. 그는 또한 2003년 당시 전임 보안 분석가였던 헨리 블로짓(Henry Blodget)을 호출한다. 블로짓은 민사 사기로 업계에서 축출됐었고, 2007년 베조스가 주요 투자자로 있는 Business Insider의 CEO가 됐었다. 베조스의 호출로 불려온 블로짓은 Washington Post의 간부진에게, 인터넷 뉴스 출판의 도전에 대해 연설했다. 최근 Times와의 인터뷰에서 블로짓은 디지털 저널리즘이 인쇄 매체나 텔레비전 저널리즘이, 텔레비전과 인쇄 매체가 다른 것 만큼이나 다르다고 언급했다.

방문 2주일 후, Washington Post의 편집자였던 마틴 배런(Martin Baron)은 2014년 예산에 웹사이트 재디자인용 예산과 정치보도, 주말매거진, 디지털 콘텐츠용 예산 증액을 발표한다. 그래도 맥스 피셔와 에즈라 클라인(Ezra Klein) 및 여러 스타급 블로거들의 Vox Media 이주를 막을 수는 없었다. Washington Post에 남은 저널리스트들은 베조스의 인수에 희망을 갖고 있는 듯 하다. 워낙에 업계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베조스가 분명 신문 사업을 어떻게 고칠지 알고 있으며, 그 이유는 그가 디지털 세상을 초토화 시킨 인물이라는 이유다. 한 전직 편집자의 말이다. “실리콘 밸리에서 오만함의 수준은 매우 높습니다. 현실은, 그들이 해답의 시작은 아니라는 점이지만요,”

아마존에 대한 출판사들의 의존은 의도치는 않았어도 계속 증가세이다. 아마존은 계속 한 주요 출판사의 주간 소매 판매분의 1/3을 구성하기도 했다. 성장률도 50%였다. 이와 반대로 독립 서점들은 비중이 10% 이하이며, New York의 한 편집자는 출판사들이 특정 요금을 포기하지 않는 한, 앞으로 재정적으로 괜찮은 상태로 남아 있을 동네 서점 3천여 곳 중 1/3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현재 Open Road Integrated Media라는 디지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직 Random House 및 HarperCollins 간부였던 제인 프리드먼(Jane Friedman)가 해준 말이다. “지금 아마존이 없다면 아마 책 사업 자체가 사라졌을 겁니다.” 그란디네티를 만났던 그녀는, “아마존은 우리 최대의 고객이죠. 아마존이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아마존으로부터 받은 상처에서 회복됐을 때, 그들이 혹시 버블이면 어떡할까 우려했었죠. 주식시장이 갑자기 이윤을 바란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아버지가 나를 혼낸다고 아버지가 실직하기를 바라지는 않잖아요.”

출판사들이 혼나는 아이들이라는 말은 아니며, 그들은 괴롭히는 삼촌의 돈에 의존하는, 재정적으로 불안정한 어른에 더 가깝다. 그들의 의존성은 나쁜 신뢰를 뿌렸다. “개인적으로야 아마존을 비판하지만, 실제로는 아마존과 어떻게 협력할지 항상 알아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요 6개 출판사는 Random House와 Penguin이 합병하여 세계에서 제일 큰 출판사가 되면서 주요 5개 출판사로 바뀌었다. 새로운 회사인 Penguin Random House를 만들어 아마존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는 관측도 있기는 하지만, 출판사들은 숱하게 인수 합병을 수십 년간 거듭해 왔었다. News Corporation처럼 이윤을 쥐어 짜기 위해서나, Rivergroup처럼 채무 원리금 상환을 위해 잡아 두는 경우도 있으며, 이 모든 기업화의 효과로 독립 서점들은 계속 대형서점으로 바뀌고 대작 판매권도 그들에게 가게 된다. Penguin Random House와 Barnes & Noble은 아마존이라는 골리앗에 대항하는 다윗이라 할 수 없다. 한 뉴욕 출판사 사장의 말이다. “적이 되는 듯 한데요. 사실 아티스트들 입장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출판사들의 위치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최근 디지털 타이틀이 책 판매가의 30%까지 떨어졌었다. 현재 출판사 이윤의 추이가 어떨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낙담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아마존이 이전만큼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자기 장비로 다른 일을 하느라 워낙 바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유는 또 있다. 아마존이 강요하는 가격 인하 압박이 워낙 강력해서다. 디지털 시장은 덜 편집된 책들 수 백만 권으로 채워져 있으며 대부분은 쓰레기이며, 독자들도 책의 가치가 샌드위치 정도로 여기고 있다. 존슨의 말이다. “아마존은 책의 가치가 별로 없다는 생각을 성공적으로 뿌려 놓았습니다.”

생각해야 할 점이 두 가지 있다. 아마존은 자신의 방식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 얘기를 들려주며, 작가들을 기업가로 만들어줄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 유닛 당 가격은 쌀 테지만 많이 팔릴수록, 로열티도 많이 줄 수 있고 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준다. 아마존이 출판업계의 기존 방식을 파괴하리라는 전망에 당황해하지 않는 Open Road의 제인 프리드먼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마존은 경쟁은 좋은 것, 그러니까 아메리칸 드림을 실천하고 있는 겁니다. 그동안 작가들에게는 출판사가 은행이었죠.” 프리드먼이 보기에 아마존이 이룩한 진보는 매우 높다. 디지털 책을 저가에 판매하여, 독서를 민주화 시켰기 때문이다. “저자로서 무엇이 더 좋습니까? 읽을 사람들에게만 파는 것? 아니면 가능한 한 많은 독자들에게 파는 것?”

대답은 자명해 보이지만 회의적인 관점도 있다. 심각한 소설과 논픽션에 들어가는 돈이 최근에 급속히 줄어들었다고 말하는 편집자와 저자, 관계자들이 있었다. 이들에 따르면 강력한 인상을 주지만 많이 팔리지는 않는 책들이 상당한 침체를 보인다고 한다. 편집자와 마케터들은 이런 종류의 책에 관심을 가지며, 재능 있는 인재들을 한심스러운 봉급에도 불구하고 출판업으로 끌어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충분한 판매를 보이지 못하면, 길고 어려우며 위험도가 있는 프로젝트는 결국 할 수 없게 된다. 어떻게든 하는 작가들은 자화자찬의 기술을 마스터하는 데에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사람들일 것이다. 베테랑 출판가인 콜린 로빈슨(Colin Robinson)의 말이다. “집필은 이제 아웃소싱되고 있습니다. 책을 쓸 사람들은 학자이거나 부자, 유명인사 등 다른 곳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죠. 정말 재능 있는 인재들이 작가인 이유는 우연히도, 글을 너무 잘 써서이지, 글 쓰기로 먹고 살 만해서 쓰는 것이 아닙니다.”

잠재적인 블록버스터에 대해서는 제아무리 어리석었다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백만 달러 단위의 선계약 경쟁이 여전하다. 희소성의 경제 상황 하에서 출판 이윤을 위한 탐색은 결국 몇 개의 책으로 모아지게 돼 있다. 따라서 책 리뷰어와 지식이 있는 서점이 점차 사라져가는 중이고, 책을 향한 열정 또한 없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주장에 따르면 선택이 넘쳐날 때 소비자들은 그저 잘 알려진 책을 사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을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이라 부르기도 한다. 한 줌의 거대 브랜드만 뜨고 나머지 타이틀은 가라앉으며, 중간층도 없어졌다. 아마존 시대에 있어서의 서적 사업은 더 커진 경제에 있어서 더 넓어진 불평등을 드러내고 있다.

크고 작은 출판사에서 일한 후인 2009년, Scribner는 구조조정을 통해 로빈슨을 해고했다. 전문성은 물론 아예 업계 퇴출로 인해, 로빈슨은 다른 사업모델을 가진 회사, OR Books를 설립했다. 로빈슨은 책 가격 목록의 50-60%가 아마존, 혹은 기타 소매점에게 흐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가 출판업에 뛰어들었던 80년대에는 그 비중이 30-40%로서, 중소 규모 출판사들의 경우는 10-15% 밖에 안 됐다. 따라서 25% 이상은 편집 자문, 생산 비용, 홍보, 저자 비용으로 나가니, 정말 남는 것이 없었다. 특정 종류의 픽션이나 논픽션을 쓸 때에는 작가와 에이전시, 편집자, 디자이너, 마케터, 리뷰어, 독자 모두에게 공유된 감각이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로빈슨의 말이다. “베조스는 아마존이 돈 전부를 가져가고, 구매자의 이메일마저 가져가겠다는 겁니다. 유일한 논점이죠. 전체 커뮤니티가 있는데도 베조스는 중간에 서서 돈을 모아들입니다.”

그래서 OR Books는 아마존을 통하는 대신 미네소타주와 영국에 있는 인쇄소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한다. 인쇄에 15%를 지불하고 나머지는 출판사 몫이다. “4년 하고 나니까 이윤이 남더라구요. 작동합니다.”

주요 5개 대형 출판사는 아마존 및 미국 독자들과 죽음의 싸움에 묶여 있으며, 이런 종류의 실험은 비현실적이다. 생존을 위하여 그들은 유통 채널을 좁힐 것이 아니라 넓히려 노력중이며, 앤드루 와일리는 Penguin Random House와 같은 대형 출판사들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 “유통 채널을 넓히면 업계를 살릴 겁니다. 판매의 30%를 잃겠지만, 소비자 직판을 통해서 추가적으로 30%를 얻을 수 있어요. 출판 업계는 스스로를 Procter & Gamble로 여기고 있습니다. 출판 사업이 무슨 큰 대형 사업이 되리라고 봅니까? 안 그래요. 출판업은 독서를 하는 특이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판매를 하는 조그마한 규모의 비즈니스입니다.”

현재 출판 업계는 킨들이나 아이패드, 혹은 인쇄본으로 읽느냐가 아니라, 책 자체를 어떻게 읽느냐에 집착해 있다. 이 기사의 대화는 점점 더 소수의 강력한 기업들이 미국 문화를 통제해가는 디지털 세상으로 향하는 도중에 일어났다. 베조스가 옳다. 중개인은 본질적으로 엘리트이며, 그들은 크게 약해졌다. 그들의 안주와 짧은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중개인들 또한 아이디어의 완전한 상업화에 대한 방어막 역할을 하며, 새로운 인재들에게 어려운 진실을 말할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을 개발하는 역할도 겸하고 있다. 중개자가 모두 사라진다면, 과연 아마존은 어느 책이 좋은 책인지 과연 신경쓸 것인가?  

George Packer: Is Amazon Bad for Books? : The New Yorker

위민복님이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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