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과거와 미래

마이크로소프트의 과거와 미래

By John Gruber

Microsoft, Past and Future

넓은 관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역사에 대해 쓰자면 아래와 같다.

처음, 빌 게이츠는 “모든 가정에, 모든 책상에 컴퓨터 한 대씩”의 목표를 내세웠다. 미친 목표였다. PC 혁명은 진행중이기는 했지만 저 목표가 나왔을 때 PC가 팔린 전체 대수는 오늘날의 기준으로 볼 때 제로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PC는 취미가들을 위한 기기였고, 뭔가 있다는 정도의 느낌 뿐이었다. 하지만 게이츠는 처음부터 그 뭔가가 거대하리라는 사실을 깨달았었다. 업계는 판매를 천 대 기준으로 재고 있었지만, 게이츠는 이미 10억 단위로 재고 있었다. 2010년 당시 인터뷰를 보자.

폴 앨런(Paul Allen)과 저는 우리가 마이크로소프트 베이식을 작성하기도 전에 저 문장을 사용했었어요.

“모든 가정에, 모든 책상에 컴퓨터 한 대씩”이라는 말이 처음 기사에 나왔을 때가 아마 1977년이었을 텐데요. 기사 보고 얘기했었는데 실제로는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를 돌리는”이 앞에 있었죠. 비전 얘기만 했다면 아마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를 돌리는”이라는 말을 뺐을 테고요, 회사 내부 논의에서 나왔다면 집어 넣었겠죠. “모든 가정에, 모든 책상에”라는 말이 얼마나 미치고 야심찬 말인지는 지금 이해하기가 대단히 힘듭니다. 당시는 대단히 똑똑한 이들은 컴퓨터가 왜 필요하냐고 물어보던 시절이었거든요. 심지어 제가 함께 자라났던 Digital Equipment를 운영하던 올슨(Ken Olsen)마저 사람들이 과연 컴퓨터가 필요하겠냐고 멍청한 말을 했었죠.

그가 옳다. “모든 가정에”의 말이 맞을 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를 돌리는” 부분도 맞았기 때문이다. 90년대 중반부터 10년간 모든 가정과 모든 책상의 컴퓨터가 실질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를 돌렸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들 중 95%는 윈도 운영체제를 돌렸고, 나머지라 할지라도 인터넷 익스플로러, 그리고 어쩌면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돌리는 맥이 차지했다.

윈도는 거의 어디에나 있었도, 마이크로소프트는 말그대로 모든 곳에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성기는 정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마이크로소프트가 퍼져 있었다. 스티브 잡스조차 그들의 승리를 인정할 정도였다. 1996년 2월 Wired 인터뷰를 보자.

데스크톱 컴퓨터 업계는 사망했습니다. 혁신도 실질적으로 중단됐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혁신도 거의 안 하면서 지배를 하고 있어요. 끝 났습니다. 애플의 패배에요. 데스크톱 시장은 이제 암흑기에 접어들었고, 앞으로도 10년은 암흑기일 겁니다. 금세기 나머지는 확실히 암흑기일 테고요.

바로 그 스티브 잡스께서 하신 말씀이다. 그도 정확히 옳았다. 잡스와 넥스트가 이듬해 애플과 재결합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지금 어떻게 됐을지 누가 알리오?

“모든 가정에, 모든 책상에 컴퓨터 한 대씩”은 1977년 기준에서 정말 믿을 수 없을 예언이었지만, 그 후 25년간 마이크로소프트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목표를 이루자마자 마이크로소프트는 방향을 잃었다. 완전히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후 텔레비전에 대단히 많은 수고와 시간을 들였다. (수익은 크게 못 내고 있지만) 지금도 잘 살아 있는 엑스박스만이 아니라, “미디어 센터 PC”라든가 원래는 케이블 뉴스 방송국 같은 것을 염두에 뒀다가 웹사이트와 디저트, 바닥용 왁스를 하나로 뭉쳐낸 “MSNBC”와 같은, 잘 풀리지 않은 아이디어도 그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가정과 책상, 그 다음 단계인 모든 주머니 속의 컴퓨터를 놓쳤다. 더 안 좋게도, 마이크로소프트는 트렌드를 알고 있었고 대비 노력도 했었다. Pocket PC와 Windows CE, Windows Mobile 모두 기회를 놓쳤다. 심지어 스티브 발머조차 깨닫지 못 할 정도로 놓치고 말았다. 너무나 꿈이었던 나머지, 그는 오리지널 아이폰을 비웃는 영상만 남겼다. 이 영상이 뜰 때마다 소수의 경호원들이 오리지널 아이폰이 너무 비쌌다는 말만은 사실 발머가 옳았으니, 과도하게 발머를 비웃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말할 것이다. 그렇지만 마이크로소프트를 새파랗게 질리게 만든 존재는 2007년의 아이폰이 아니라, 2008년과 2009년, 2010년의 아이폰이었다. 가격은 떨어지고 칩은 더 빨라졌으며, 소프트웨어는 진화했다. 애플은 세상에게 주머니 안에 들어갈 개인용 컴퓨터가 어때야 하는지를 보여 줬고, 정말 놀라웠다. 오리지널 아이폰은 개선의 여지가 대단히 많았지만, 혁명적인 제품들은 언제나 시작이 그러했었다.

구조적으로 취향이 없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침내 자기 자신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아이폰을 발머가 비웃고 자기 주머닝서 윈도 모바일이라 불리는 쓰레기를 감싸고 돌 때,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아이폰을 갖고 다녔었다. 구글은 아이폰을 전혀 비웃지 않고, 오히려 웹 검색과 지도를 제공함으로써 아이폰으로부터 돈을 벌어들였다. 구글은 빠르게, 그리고 지금도 선도적인 iOS 앱 개발사가 되어 남아 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로 재빠르게 아이폰을 뒤따른 곳도 구글이었다. 고품질의 하이엔드에 집중한 애플과는 달리 구글은 범용 제품 시장을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DNA에 아이폰을 만들어 낼 DNA는 없다고 보지만, 안드로이드는 기회를 더 빨리 깨달은 것이라면, 그들의 DNA에 빠른 모방자가 있음을 보여 줬다. 업계 지배자가 되기 10년 전인 1984년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리지널 맥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였고 맥을 학습했었따. 빌 게이츠가 처음으로 맥을 봤을 때 역시, 게이츠는 맥을 비웃지 않았고, 마우스 커서의 부드러운 애니메이션과 같이 매우 구체적인 디테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내기 원했다.

PC의 황금기 동안의 마이크로소프트 만큼 하는 회사가 현재는 없다. 애플도 구글도 마이크로소프트 자신도 아니다. 난 발머가 이 점을 이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발머의 회사에 대한 관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전 업계를 지배할 때 굳어져 버렸고, 그는 그 관점을 조절하지 않았다.

그래서 전통적이든 태블릿이든 모든 PC를 위한 하나의 OS, 윈도 8이 나왔다. 거의 모든 장비에서 윈도를 돌릴 유일한 방안이기 때문이며, 모든 PC에서 돌아가는 윈도이어야 하기도 했다. 윈도가 단순히 유명한 개인용 컴퓨터 플랫폼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마이크로소프트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대신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스크톱과 노트북 PC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더 나은 윈도를 만드는 데에 골몰했다. 그럼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는 전통적인 PC 사용자들을 불쾌하게 만들어버리는 디자인을 밀어 붙였건만, 급성장중인 태블릿 시장에 이렇다 할 성공도 못 거뒀다. 왜인지는 알기 쉽다. 윈도 8 디자인은 어느 기기에서건 최선이 아니라, 발머의 “Windows everywhere” 비전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위치해야 할 곳에서만 최선이었다.

iOS와 안드로이드가 일으킨 업계 변화는 언제나처럼 좋은 그래픽으로 무장한 데디우(Horace Dediu)의 글에 잘 나와 있다. 인용하겠다.

원래는 90% 윈도 기종의 9,200만 대 시장이었던 2008년 3/4 분기 “컴퓨팅” 시장에 모든 iOS와 안드로이드를 포함 시킨다면, 2013년 3/4 분기는 총 2억 6,900만 대 시장이 되며, 이 중 윈도의 점유율은 32%로 떨어진다.

깜짝 놀랄만한 변화이며, 발머는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은 듯 하다. 윈도 8은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는 디자인이 아니었으며,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디자인이었다.


새 CEO인 나델라(Satya Nadella)가 원래 마이크로소프트 서버 그룹 출신임은 좋은 신호라고 본다. 오늘 내 동료인 시몬스(Brent Simmons)의 말을 인용하겠다.

iOS 앱용 서비스 만들기는 전혀 내가 알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들리지 않는다. Node.js와 JavaScript 사용하기 또한 그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들리지 않는다. 예전 마이크로소프트라면 자기 OS 전용 서비스만 만들었을 테며, 여러분은 Visual Studio를 사용해야 했을 것이다.

물론 예전 마이크로소프트의 잔재는 여전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오피스, 익스체인지, Sharepoint, 그러니까 WOES(방금 만들어낸 축약어인데 잘 어울린다) 기업이었고 지금도 대부분은 그러하다.

그렇지만 애저(Azure) 그룹은 적어도 마이크로소프트가 과거에 갇혀 있는 상태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두 가지는 동의할 수 있으리라 희망해 본다. (1) 경쟁은 좋은 것이며, (2) 모든 것을 지원한다는 애저의 정책은 마이크로소프트 미래에 있어서 최선의 방향임을 말이다.

간단히 말해서, 나델라의 서버부는 마이크로소프트 미래의 일부이며, iOS/안드로이드로 이뤄진 업계의 미래이기도 하다. 그래도 부서 하나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해 놓여 있다.

성공한 기업은 스스로에게 솔직하려는 경향이 있다. 예전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곳, 모든 장비에 윈도와 오피스 전략은 미치게 보일 정도로 야심찬 전략이지만, 자신의 문화에도 맞았다. 재정적인 몸집으로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앞섰지만,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 식으로 시장 점유율에 목매지 않았다. 구글은 초점을 흐트러 뜨리기는 했어도,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기업인 양 행동하려 하진 않는다. 구글은 운영체제와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지만, 절대적으로 구글스럽게 만든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애플이나 구글처럼 되기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야말로 미래의 잠재성이 있는 부문이다. 클라우드는 1980년대 막 태어난 PC 업계와 비슷하다. 30년 후면 우리 모두 오늘날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돌이켜 보며 도대체 일을 어떻게 했을지 궁금해 하며 웃을 것이다. 세상은 고품질의 신뢰성 있고 개발자 친화적이면서 프라이버시를 잘 지켜주는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필요로 한다. 애플과 구글 각자 자신의 목표에 확연한 구멍을 남겨 두고 있는 부문이 바로 이곳이다.

나델라는 마이로소프트 소프트웨어를 돌리는 컴퓨터를 놓을 새로운 책상과 새로운 집을 찾아야 한다. 나의 한 수는 이러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서비스이다. 데이터를 네트워크화 된 세상의 모든 장비에서 받고 보내기 하는 것이다.

즉, 차세대 유비쿼티는 모든 장비에서 “돌아가는”이 아니다. 모든 장비와 “대화하는” 것이다.

Daring Fireball: Microsoft, Past and Future

위민복님이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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