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LIBERAL ARTS)과 기술의 접점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교양(LIBERAL ARTS)과 기술의 접점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WHITHER LIBERAL ARTS?

Wednesday, October 23, 2013

스티브 잡스는 2010년 1월, 아이패드를 소개할 때 아래의 슬라이드를 보여줬다. 이제는 유명해진 장면이다.


Steve Jobs and the intersection of technology and the liberal arts

그의 발언이다.

아이패드와 같은 제품을 애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항상 기술과 교양(liberal arts)의 교차점(intersection)에 있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이죠. 두 부문 모두 최고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기술의 관점에서 극도로 진보적인 제품만이 아니라, 직관적인 사용의 편의성과 재미도 갖춰야 사용자에게 정말 딱 맞게 나올 수 있어요. 사용자가 먼저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먼저 다가서는 것입니다. 기술과 교양의 조합 덕분에 아이패드와 같은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는 이듬해, 아이패드 2를 선보이면서 동 슬라이드를 반복했다.

그러니까 전에 말씀드린 바와 마찬가지이지만, 다시 말씀드릴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가 바로 애플 DNA에 있다는 점이죠. 교양과 기술 간의 결혼, 우리 가슴을 울리게 하는 인문학(humanities)과의 결혼입니다. 이들 포스트-PC 시대에서 이보다 더 진실한 곳이 없어요. 이 태블릿 시장에 다들 들어와서 태블릿을 차세대 PC로들 보고 있더군요. 각기 다른 회사들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다들 PC에서처럼 속도와 사양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포스트 PC는 PC보다 더 사용이 쉬워야 하고 PC보다 훨씬 직관적이어야 하는데도 말이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애플리케이션이 PC에서보다 서로 간에 더 부드럽게 뒤얽혀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올바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리콘만이 아니라 조직적으로도 우리가 올바른 아키텍처를 갖고, 이런 종류의 제품을 만들었다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우리가 꽤 좋은 기회를 가졌고, 시장에서도 꽤 경쟁력 있다고 생각해요. 오늘 여러분이 보신 것으로 아마도 잘 느끼실 수 있었으리라 희망해 봅니다.

올해 첫 선을 보인 아이패드도 반복적인 무대였다. 단 이번에는 WWDC 때 공개됐던 추상적인 “가치”가 있었다.

Apple – Designed By Apple – Intention – YouTube

효과는 정말 확실했다.

잡스의 두 번째 연설은, 두 번째 아이패드 및 이전까지의 모든 기조연설과 같이 상당히 충만했다. 2010년 아이패드를 선보일 때 애플은 아이패드가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확신 못 한 상태였지만 1년 후, 비전은 확실했다. 2010년 잡스가 약속했듯, 아이패드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으로 할 일을 더 낫게 하자 함이 아니었다. 아이패드는 진정 인생을 바꾸는, 이제까지 상상할 수 없었던 애플리케이션을 돌릴 수 있었다. 다르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오리지널 아이패드는 PC용 워드 프로세서의 미니 버전이랄 수 있을 Pages를 선보였지만, 아이패드 2는 PC에서보다 아이패드에서 훨씬 더 나은 애플리케이션인 GarageBand를 선보였다.

하지만 어제의 개막 영상은 정 반대의, 진부한 이미지를 줬다. 1 캔버스상의 단어와 일러스트레이션은 말 그대로 재생이었지 생명력이나 오리지널리티가 없었다. 아마도 말이 아니라 같은 맥락에서의 프레젠테이션에 있어서였을 것이다. 잡스의 말마따나 쿡과 동료들은 PC에서처럼 속도이니 사양이니를 말할 뿐이었다. 진짜 사람들의 말은 없었으며, 이미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끼친 아이패드의 진정한 충격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도 끼칠 수가 있었는데 말이다.


WWDC 기조연설 후, 필자는 팀 쿡을 지지하는 글을 썼었다. 제목 그 자체이다. “팀 쿡은 위대한 CEO이다“에서 필자는 스콧 포스탈에 대해 상당한 글을 할애했다.

포스탈은 지구상 누구보다도(잡스보다도) 아이폰 책임자였다. (이 이유만으로도 특히 크레이그 페더리기가 포스탈을 겨냥한 발언이 많았지만 고상하지 못했다.) 포스탈은 뛰어난 전설적 엔지니어이기도 하며, iOS 소스코드의 거의 모든 부분을 재작성하거나 작성할 수 있으며, 경영진 회의 논쟁에서도 계속 이길 수 있는 인물이었다. 게다가 그는 넥스트 출신이기도 하다. 스티브 잡스 2.0에 제일 가까운 인물이라는 얘기이다.

그래도 쿡은 그를 해임 시켰다.

또 다른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필요하지는 않다. 개인의 뛰어남은 집단의 갈등이며, 개개인의 가능성을 늘릴 수 있는 문화적인 자본력을 지닌 인물은 창립자 뿐이다. 어찌 됐든 회사를 만들면서 문화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혁명적인 운동과도 비슷하다. 보통은 진정한 신봉자들로 둘러 싸인 탁월한 리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리더가 떠나고 난 후, 지속성을 갖는 혁명에는 계속 결집을 시킬 사상이 있게 마련이다. 시간이 지나면, 사상은 새로운 혁명이 옛 체제를 무너뜨리기 전까지 관료주의로 움직이는 규칙으로 강화되지만, 새로운 혁명이 등장하기에는 몇 년, 혹은 수 십 년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혁명 대부분은 그렇게까지 가지도 못한다. 보통 리더가 떠나고 나면 그의 측근들이 왕좌를 차지 하기 위해 싸움을 벌이고, 전체적인 움직임이 붕괴된다. 바로 내가 애플에 대해 항상 갖고 있던 두려움이었다. 강력하고 완고하며 능력 있는 사람들을 강력한 압박으로 결집 시킬 인물이 스티브 잡스였다. 그런 인물이 떠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팀 쿡은 그 질문에 답을 내렸다. 결집 역할은 바로 애플이며, 그 사상은 디자인이다. “아니오”가 “예”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믿는 시스템이라는 얘기다. 위대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집중이 중요하며, 개개인이 본질적이지는 않다. 스티브 잡스도 아닐진데, 스콧 포스탈은 하물며 더욱 더 아니다.

오늘날 팀 쿡에 대해 주저하게 됐다.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어째서 진부해졌는가? 조니 아이브는 어째서 유일한 결정권자인가? 포스탈은 어떤가?

아이패드 1의 소개 영상을 다시 봤다. 아이브와 포스탈 간의 상대적인 역할도 삐걱거리고 있었다.

Apple iPad Introduction video – Keynote January 2010 – YouTube

7분 48초 짜리 영상의 처음과 끝이 모두 아이브였지만 그가 화면에서 차지한 비중은 단 70초, 15%에 불과했다.

반면 포스탈은 3분 45초를 차지했다. 거의 절반이다.

그 이유는 아이브 스스로가 설명했다.

멀티-터치 유리 한 장으로 아이패드의 얼굴을 정의내릴 수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죠. 포인팅 장비가 없습니다. 심지어 단일한 방향(orientation)도 없어요. 위, 아래 없습니다. 올바로 잡는 방법도 없어요. 제품에 맞춰서 우리를 맞출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에게 맞춰 주니까요.

실제로 첫 번째 아이패드, 그리고 뒤이어 나온 모든 아이패드는 놀라운 디자인이자, 제품이었지만 마술은 절대적으로 유리 안에, 그러니까 소프트웨어에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포스탈의 몫, 포스탈의 말은 이랬다.

아이패드를 보고 결정 내렸습니다. “아예 다시 디자인하자. 아이패드 전용 앱을 하나 하나 아예 다시 상상하고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 보자.” 이렇게 커다란 화면에서 아이폰용보다 약간 더 나은 앱을 만들자가 아니었어요. 보다 훨씬 더 강력한 앱을 만들자였습니다.

포스탈의 열정과 흥분이 눈에 보일 정도였고, 솔직히 말해서 아이브와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정말 그랬다. 의미와 가치는 언제나 하드웨어 사이에서 나오며, 하드웨어가 점차 녹아버리면서 최고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교양의 기풍이자 차별화의 요소는 소프트웨어이다.

그리고 현재 소프트웨어의 관리자는 아이브이며, iOS 7은 분명 아이브스럽다. 아름답고 잘 돌아가며,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 직관과 비-직관의 수준을 절대적으로 조화롭게 해 놓았다.

필자는 iOS 7, 특히 그 팔레트를 좋아하지만 유용하다고 보진 않는다. 거의 매일 잠깐씩 되짚기나 앞으로 가기, 수많은 레이아웃의 밀도 때문에 선택이 덜 분명해진 부분 때문에 당황하곤 한다. 모션(motion)은 깔끔한 효과이지만 100번 보고 나면 별로다. 더 아름답지만 덜 직관적이다. 간단히 말해서 아이맥을 만든 곳에서 만들었음은 분명하지만, 이 회사는 아이맥의 마우스를 만든 곳이기도 하다.

Beautiful, but usable?
Beautiful, but usable?

잡스는 애플이 기술과 디자인의 교차점에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디자인은 어떻게 작동하느냐이지 외모가 아니라고 말하는 디자이너들은 기술과 디자인 간의 긴장이 없다는 식으로 여기는 이들이다. 순진한 이들이다. 교양, 그리고 인문학은 말그대로 인간에 관한 것이다. 어떻게 세상을, 서로를 배우고 경험하느냐이다. 영상 속의 아이브가 지적했던 최초의 아이패드 마술은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이미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아이패드의 마술은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프레젠테이션의 절대적인 강조점은 아래 영상이 정확하게 짚고 있다.

http://www.youtube.com/embed/Nq7emsH2nU4″ frameborder=”0″ allowfullscreen>

하지만 마지막, 쿡의 코멘트를 보자.

정말 놀라운 영상입니다. 장면마다 놀라운 이야기가 숨어 있죠. 이것은 아이패드의 시작일 뿐이기 때문에 우리는 고객들이 보다 더 놀라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도록 돕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차세대 아이패드 작업에 열중해 왔던 겁니다.

그래서 속도와 사양이 나왔다. 진짜 이야기는 더 나오지 않았다. 아이패드가 어떻게 삶을 바꿨나? 왜 아이패드가 존재하나? 어떤 앱으로 이런 사용이 가능해졌나?

바로 필자의 우려사항이다. 애플의 상태는 훌륭하며, 훌륭하게 작동한다. 새 아이패드는 환상적으로 보이며, 필자는 두 대 모두 원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미 개종한 사람이다! 우리들 나머지를 위한 컴퓨터가 있는지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이 있으며, 애플은 그들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들려줄지 모르는 듯 하다.2 기조연설 때 나온 광고를 보시라.

Apple iPad Air Ad (Advertisement) – YouTube

이야기가 없으며, 인간조차 없다. 영리하지만 추상적이고, 이미 일어난 일을 되새기면서 무엇이 이제 가능할지에 대한 비전은 없다. 가능성이야말로 최고의 이야기꾼이다. 잡스가 그토록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비전 때문이었다. 우리가 보지 않는 것을 보고, 그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는 흥분이었다.

애플에게 아직 비전이 있나? 어제의 프레젠테이션에는 없었다. 그래서 작년 포스탈의 사직이 끼친 비용이 어땠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1. 분명히 하건데 이 영상을 처음에는 좋아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했다.
  2. 아이폰 이벤트와 직접 비교가 된다. 가격 인하가 아니라 가치 증진, 필자는 애플이 말한 이야기에 너무나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Whither Liberal Arts? The Missing iPad Story

위민복님이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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