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이사진은 잘못이 없는가?

Microsoft Directors Have Much Explaining To Do
Sep 29, 2013 | Edited by Jean-Louis Gassée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수 연발때문에 스티브 발머를 비난하면 이해 못 하실 것이다. 도대체 이사진이 왜 13년 동안 그를 CEO로 놓아 뒀을까? 게다가 후계자 거명도 없이 이렇게 위험한 전환 시기에 그의 은퇴를 용인했단 말인가? 그렇다면 이 상황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차기 CEO 임명에 어떤 시사점을 주고 있을까?
10년도 더 넘도록 의사들 팀이 한 때 건강했던 환자를 보살펴 왔건만, 이제는 더 이상 살 수가 없는 상황이다. 검진 실수에 증상에 대한 고집스러운 부주의, 부적절한 처방이 돌보는 환자를 아직 죽이지는 않았어도 건강 악화가 너무나 분명해졌다. 그래서 의사들은 이제 곤란해하고 자포자기했으며, 심장 이식 일정을 짰다.
이제 테스트다. 환자의 미래를 이런 지진아들에게 맡기겠는가?
이 비유를 염두에 두면서, 스티브 발머가 13년 전 CEO에 취임한 이래 마이크로소프트 이사진의 기록을 생각해 보자. 과연 그들이 차기 CEO를 임명해도 될만한 사람들인지 말이다.
회사가 기회를 놓치는 광경을 지켜본 이사진의 “고집스러운” 수동성과 계속되는 잘못된 선택 끝에 중대한 전환을 이루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보시라. 검색은 구글에게, 디지털 음악(플레이어와 배급)은 애플에게, 소셜 네트워킹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링크트인에게 넘어갔다. 스마트폰은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아이폰에게, 태블릿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태블릿은 이제 윈도 비스타와 윈도 8, 서피스 태블릿이라는 윈도+오피스 황금오리를 찌르고 있다. 데스크톱과 모바일 플랫폼에서 한 때 강력했던 Internet Explorer 브라우저도 구글 크롬에게 대체됐다.
한 두 번의 실수로 CEO 비난하기는 괜찮다. 그러나 지속적인 오판은 전적으로 발머의 실수다. 그런데 이사진은 어째서 그를 계속 살려 뒀을까?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구글과 애플에게 빼앗긴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치가 얼마나 될까? 마이크로소프트 이사진이야말로 회사에게 위험이 아닐까?
발머 퇴임의 시기와 방식을 볼 때, 마이크로소프트 이사진이야말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걸림돌이 아닐까 하는 의문은 더 또렷해진다.
7월 11일, 발머는 대규모적인 회사 구조조정을 발표한다. 단순히 몇 명 자르고, 몇 명 상 주고 하는 식이 아니었다. 이전의 부서별 구조에서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애플과 같은 기업이 사용하는 기능별 구조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더군다나 새로운 마이크로소프트는Devices and Services 기업이 된다는 목표를 가졌다. 최고급의 브랜드 기기를 팔아서 더 많은 마이크로소프트 서비스를 판매하고, 이것이 다시금 마이크로소프트 기기의 판매로 이어진다는 선순환의 의미였다.
1주일 후인 7월 18일, 마이크로소프트는 대단히 저조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던 서피스 PC/태블릿의 9억 달러 어치 재고처리를 포함한 그저그런 분기 실적을 보고했다.
8월 23일, 발머는 계획보다 이른 은퇴를 발표한다. 12개월 후 정도에 퇴임할 것이며, 승계자에 대한 거론은 없었다.
그리고 뭣보다도 9월 3일, 발머가 나오면서 이사진은 노키아 핸드폰 사업부에 대한 긴급 인수에 동의하여, 3만 2천 명의 분노한 핀란드인들을 떠안게 됐다. (노키아 핸드폰 사업부 인수의 부적절함은 나중에 논의하겠다.)
급진적인 회사 구조 조정은 합리적이다. 한 번 더 최적화 시도를 하지 않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드디어 다르게 생각하기가 필요함을 인정했다. 팔리지 않는 재고의 처리도 합리적인 문제 인식이다. 급매 처분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노키아의 핸드폰 사업은 좀비가 되거나 아예 실패할 정도로 확실히 위험했다. 윈도폰 플랫폼의 붕괴를 막기 위해 인수하였는데, 이론상(즉, 문화적 현실성을 무시한) 노키아 인수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윈도폰의 미래에 보다 큰 통제력을 줄 것이다.
모두 합리적인 움직임이다.
하지만 발머는 거대하고 복잡한 건수 두 건이나 처리하면서 누가 자신을 계승할지 즉각 지명하지 않았다. 표면상, 발머의 퇴진 시기나 방식은 일반적인 상식을 따르지 않는다. 게다가 발머의 후임 계획을 이사진도 세우지 않았다.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아마, 승계 계획(Succession Planning)은 좋은 기업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의 필수 요소일 것이다. 쉬운 말로 해서, 이사진은 CEO 등 핵심 보직의 후계자를 찾아내서 준비 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몇 가지 더 의문이 떠오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운을 건 위험한 행보를 두 차례 수행하고 있다. 대규모적인 구조 및 전략 재조정과 해외의, 그것도 인력집중적인 인수이다. 그렇다면 후계자 거명 없이 발머는 어째서 떠나야 했을까? 이렇게 불안정한 시기에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CEO를 고를 자격을 생각해 보자.
올바른 후계자 조건은 무엇일까? 마이크로소프트가 업계 중진을 선택한다고 치면, 그/녀는 이사진을 바꿀 정도로 자기 사람들을 거느릴 권력과 공간을 가질 수 있을까? 과연 창업자의 입김을 안 받을 수 있을까?
마이크로소프트의 분위기는 어때야 할까? “명령을 받으면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전혀 다른 명령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오래된 군대 격언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이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신경 안 쓴다는 말이 아니라, 차기 CEO가 무엇을 원할지, 특히 언제가 될지를 모른다는 얘기다. CEO가 후계자 없이 나갈 때 일어나는 정치공작과 마비로 인한 피해가 없을 리 없겠다.
모두 흥미로운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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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d의 CEO Alan Mulally가 발머를 대체하리라는 루머는 상관하지 않겠다. 의례적인 축하 인사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내부에서는 많이들 웃고 있을 것이다. 경쟁력 있는 경영이 필요조건이기는 하되, 충분조건은 아니다… 발머를 보시라.]
Microsoft Directors Have Much Explaining To Do | Monday Note
위민복님이 번역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