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회사는 왜 애플을 앞서면서도 앞서지 못할까?

다른 회사는 왜 애플을 앞서면서도 앞서지 못할까?

TECHNOLOGY

HOW THE PC INDUSTRY FAILED TO BEST APPLE (AGAIN)

APPLE’S NEW FINGERPRINT SENSOR TECHNOLOGY ISN’T SO NEW. ITS COMPETITORS HAD BEEN USING IT FOR YEARS. WHY COULDN’T THEY MAKE IT WORK?

강력한 카메라, 아름다운 HD 화면, 놀라운 속도 등, 블록버스터급 기기로서의 모든 특징을 가진 고급 스마트폰이 있다. 게다가 지문 센서가 장착돼 있어서 전화기를 잠그거나 풀 수 있을 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접근 및 모바일 지불 확인까지 할 수 있다.

애플의 새 아이폰 5s에 대한 설명이리라 추측하셨는가? 아니다. 틀리셨다. 실제로는 2011년에 나왔던 후지쯔의 스마트폰 Regza T-01D이다.


Fujitsu’ Regza T-01D

Regza처럼, 지난주 애플이 선보였던 아이폰 5s의 생체 기술과 동일한 기술을 장비했던 휴대 기기는 많이 있었다. 애플의 경쟁사들이 초-비밀주의를 유지하는 애플의 전략을 오래 전에 구현해 놓았던 것이다. 가령 지문 인식 센서가 장비에 들어간 것은 거의 2000년대 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HP와 도시바의 노트북부터 노키아와 모토로라의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매우 많다. 모두들 애플이 3억 5,600만 달러를 들여 인수했던 생체 측정 기업인 AuthenTec에서 개발한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애플이 지문 인식 센서를 새로운 아이디어인 양 만들었을 때, 경쟁사들은 동일한 기술을 불필요한 느낌이 나고 오래된 것처럼 느껴지며, 준비가 안 된 느낌이 나도록 만들었다.

경쟁사들은 애플이 최신 기종의 핵심으로 내세운 생체기술에서 이익을 얻을 수 없었다. 비전이 없었거나 어떻게 적절하게 활용할지에 대한 노하우가 없었을 수도 있다. 혹은 소비자에게 올바르게 전달할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아서인 이유도 있겠다. 이들 경쟁사가 성공하지 못한 사례를 보면 더 큰 문제를 알 수 있다. 애플 경쟁사들이 현재 상황에 만족한다거나 상상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물론 그들은 터치스크린에서부터 컬러 플라스틱, 음성인식 등 애플보다 뒤지는 분야가 셀 수 없이 많기는 하다.


HP Elitebook 2560p

AuthenTec의 전임 CEO였던 래리 셔처(Larry Ciaccia)의 말이다. “주요 핸드폰 업체는 물론 모든 PC 업체와도 얘기 중이었죠. 하지만 아무도 생체기술을 갖고 도전하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다른 기업이 먼저 나서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정말 좌절스러웠습니다.”

2005년 이래 여러 가지 역할을 맡으면서 셔처는 AuthenTec의 지문 인식 기술이 더 널리 채택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주요 PC 및 휴대폰 업체들과 작업해왔었다. 노트북의 약 20%에 들어갈 정도로 소비자 시장에서 지문인식 기술을 채택하는 붐이 있던 시기도 있었다. (기업 영역에서의 채택률은 훨씬 더 높았다.) 그렇지만 셔처에 따르면 결국 주류 기술까지 되지는 못 했고, 채택률도 곧 떨어지고 말았다. PC 업체들이 전혀 매력적인 방식으로 마케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로서는 이 기술을 어떻게 써야 할지 직관적으로 알 수도 없었다. 셔처의 말이다.

“우리는 지문인식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라 여겼습니다. 보안과 편안함을 완벽하게 일치 시켜주니까요. 애플리케이션을 열 때나 웹 구매를 하는 경우 보안 인증을 할 때 이 기술이 쓰이는 광경을 본 투자자들이 얼마나 기뻐했는지 몰라요. 그렇지만 PC 업체들이 마케팅을 별로 안 했습니다. 텔레비전 광고에서 지문인식 센서로 할 수 있는 뭔가를 보여 준 광고가 하나도 기억이 안 나요. 그래서 평균적으로 소비자들은 그런 기능이 있는지 거의 모릅니다. 엄연한 현실이죠. 심지어 아예 꺼 놓을 때도 많습니다. 복잡함 때문에 질려서에요.”


Fujitsu LifeBook p7230

더군다나 비용 압박 때문에 PC 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퍼지도록 하는 프로그램에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으면서도 지문인식에 소비자 가치가 과연 있을지 의문스러워했다. “최근에는 모바일과 PC용으로 우리 스스로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대단히 간단해지고 매력적이지 않다면 채택하려 하질 않을 테니까요.”

공정하게 말하자면, AuthenTec의 지문인식 센서 기술은 오늘날과 같지 않았다. 노트북과 휴대폰에 들어간 센서 다수는 판독형(swipe) 센서였다. 즉, 사용자가 누르거나 손가락을 표면에 대고 문지르거나 해야 작동하는 방식이었다. 스캔 결과도 들쭉날쭉했다. 더군다나 센서 품질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안 좋아졌다.

즉, 애플과 경쟁사의 차이가 거기서 두드러졌다. 경쟁사들은 완벽하지 않은 기술로 단기적인 목표만 노렸지만, 애플은 장기적인 잠재력을 보고 완벽하게 만들었다. 애플은 기꺼이 수 억 달러를 들여서 도박을 벌이며, 결과가 확실하지 않더라도 애플은 기꺼이 위험을 감수한다. 그래서 일반이나 시장이나 애플을 혁신자로 보고 있다. 애플이 처음 아이포드를 개발했을 때도 다르지 않았다. 기억하시라. 애플이 아이포드를 성공 시키는 데에 필요했던 기술을 애플이 최초로 발명하지 않았다. 아이포드같이 얇은 기기에 들어갈 수 있는 1.8 인치 하드 드라이브를 만든 곳은 도시바였다. 다만 이 기술과 모바일 음악 소비의 잠재력을 알아본 곳은 애플이었다. 도시바에게는 이 하드 드라이브를 가지고 뭘 어떻게 할지 아이디어가 없었다.

그 때문에 셔처는 아이폰 5s에서 쓰이는 지문인식 기술이 혁명적(breakthrough)이라 말한다. 평균적인 소비자들이 쓸 수 있도록 간단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AuthenTec의 이전 고객들은 기회가 왔을 때(특히 모바일에서), 해당 기능을 활용하지 못했다. 셔처의 말이다. “센서가 네 가지가 있었는데, 블랙베리 Bold에 있는 작은 사각형 버튼과 똑같이 생긴 센서도 있었어요. 하지만 휴대폰 업체들 모두 주저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누구도 먼저 나서려 하지 않았어요.”

애플이 아이폰 5s를 지난주 선보인 이래, 셔처는 AuthenTec의 기술이 마침내 임자를 만났다며 “정말 기뻐하는” 전직 팀원들과 연락하게 됐다고 말한다. “오래 오래 전, 우리의 비전이었습니다. 드디어 이제 퍼지게 됐어요. 애플과 같은 회사라면 [이런 기술의] 인식을 진정 바꿀 수 있죠.”

침체된 PC 업체와 모바일 업체들은 그렇지 못 했다. 셔처의 말이다.

“이제 애플이 움직였죠. 다른 업체들이 어떻게 할지 두고 보는 것도 재미날 겁니다.”

아마도 자책?

How The PC Industry Failed To Best Apple (Again) | Fast Company | Business + Innovation

위민복님이 번역한글입니다.

Leave a Comment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