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어디로 가는가?

애플은 어디로 가는가?



02 FEB 2004 RESEARCH & IDEAS

Where Does Apple Go from Here?

DAVID B. YOFFIE
David B. Yoffie is the Max and Doris Starr Professor of International Business Administration at Harvard Business School.
매킨토시 시장 점유율은 계속 하락중이지만 아이포드와 아이튠스는 히트 상품이다. 애플 컴퓨터사의 미래는 어디일까? 하바드 비즈니스 스쿨 데이비드 여피 교수와의 인터뷰이다.


by Sean Silverthorne

애플 컴퓨터는 헤드라인 만들 줄 아는 기업이다. 20주년 매킨토시의 출시를 축하하면서 애플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의 진출 또한 누리고 있다. 12월 분기 때 애플은 73만 대의 아이포드를 팔았고, 아이튠스 뮤직 다운로드 서비스는 2003년 4월 개장 이래 3천만 곡을 판매했다.

스티브 잡스가 최근 비즈니스위크 표지를 장식한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오랜 기간 동안 애플 관측통이었던 데이비드 여피(하바드 비즈니스 스쿨의 국제경영대 Max and Doris Starr 교수)에 따르면 애플의 장기적인 성공은 아직 판단이 이르다고 한다. 게다가 잡스의 이력에는 성공작과 실패작이 모두 존재한다.

투자자들에 대한 애플의 환급을 예로 들어보자. 여피에 따르면, 1992년에 애플에 1 달러를 투자했을 경우, 오늘날 그 가치는 0.79 달러라고 한다. S&P 500대 기업은 같은 기간 동안 2.75 달러로 상승했거나, 애플보다 세 배 이상 오른 경우도 있었다. “잡스가 애플 CEO를 맡은 이후로 훨씬 잘 해 나가고 있다는 점은 이제 분명합니다만, 1990년대 초 당시의 가치까지는 아직 이르지 못 했습니다.”

저서, Judo Strategy가 세계적인 비즈니스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여피 교수는 지난 10년간 애플에 대해 연구해 왔다. 연구 동료인 데비 프라이어(Debbie Freier)와 공저한 Apple Computer 2004가 최근 하바드 비즈니스 스쿨 출판사에서 발간됐다. 캠퍼스 내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본 인터뷰가 이뤄졌다.

Sean Silverthorne: 잡스와 애플에서 두 번째 임기를 지내고 있는 그의 이력부터 시작해 보죠. 보시건데, 잡스가 무엇을 노력해 왔고, 성공을 거둔 점은 무엇이며, 실패한 부분은 어디이겠습니까?

David Yoffie: 처음 몇 년간 스티브는 회사를 고도로 집중 시키는 데에 특별히 재능이 있었습니다. 대단히 많은 수의 제품을 없앴고, 운영을 단순하게 만들었으며, 매우 적은 수의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졌죠. 아이맥의 초기 성공과 1998년, 1999년의 멋진 마케팅, 그리고 단순화 된 비용 구조 덕분에 애플은 현금을 매우 빠르게 모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잡스의 첫 번째 훌륭한 업적은 극도의 집중이겠네요.

두 번째, 그는 (미하엘) 스핀들러와 (길버트) 아멜리오 시절에 잃어버렸던 진짜 브랜드 가치가 녹아들어간 마케팅으로 돌아갔습니다. 스핀들러와 아멜리오는 둘 다 마케터가 아니었어요. 둘 다 엔지니어의 엔지니어였고, (존) 스컬리가 가졌거나 스컬리 이전의 잡스가 가졌던 마케팅 능력이 없었습니다. 잡스는 사라졌던 브랜드 가치를 되찾아 왔어요.

세 번째, 그는 최초로 애플에게 비-매킨토시 제품을 약속대로 실천했습니다. 뉴튼에서 피핀에 이르기까지 이전에도 여러 번 시도한 바 있지만 모두 실패했었죠.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애플은 실제로 돈을 벌어들이는 새로운 종류의 제품을 만들어냈습니다.

질문 : 애플은 어째서 맥이 아닌 성장을 하지 못 했을까요?

답변 : 애플은 컴퓨터 기업이며, 잡스는 자신의 핵심 프랜차이즈가 핵심 컴퓨터 프랜차이즈라는 점을 항상 알고 있었습니다. 가령 가전제품은 여러가지 다른 채널에서 팔리고 각자 별다른 제품 주기를 갖고 있기에 이주가 대단히 어렵죠.

아이포드로의 이주가 그토록 쉬웠던 이유는 아이포드가 궁극적으로 소비자용 가전제품이기는 하지만 PC 주변기기로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했어도 잡스는 아이포드가 맥용으로만 나올 순 없으며 PC용 주변기기로도 나와야 한다는 사실을 잡스도 이해했죠. PC 시장으로의 이주를 결정내리자, 그는 핵심 소비자군보다 훨씬 더 광대한 시장의 잠재력을 스스로 만들어냈습니다. 현재 애플의 핵심 소비자군은 800만 명 정도만 활동적입니다. 윈도 사용자는 4억 명이지만요.

질문 : 그렇다면 애플이 거론하는 2,500만 맥 사용자들은 다 누적이겠군요?

답변 : 그렇습니다. 전체 설치 기반으로 따지면 2,500만 정도가 나오기는 합니다만,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소비자 수는 800만 명 정도입니다. 가전 제품 시장으로 보면 어떤 견지에서 봐도 정말 작은 일부에 불과하죠. 역사적으로 애플은 맥 사용자 기반 시장에서만 제품을 판매하려 노력해 왔고, 그 시장이 충분히 커졌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질문 : 맥은 BMW 전략이라 칭하는 잡스의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충성스러운 핵심 소비자 그룹에게 충분한 이윤 마진을 붙여서 상품을 팔고, 시장 점유율은 별로 거론하지 않는다는 전략입니다. 시장 연구자들은 맥의 시장 점유율이 전체 PC 시장 중 2에서 4% 정도라고 말합니다. BMW 전략이 애플에게 유망한 전략일까요?

답변 : 장기적으로는 아니오입니다. 두 가지 주된 이유가 있어요. 핵심 프리미엄 시장에 200, 300, 400%를 판매할 수 있는 BMW와는 달리 애플 제품은 고도로 차별화 되어 있지만 핵심 PC 시장에서 거대한 프리미엄을 붙여 팔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PC가 애플과의 차이를 좁혀가고 있으며, 훨씬 더 저렴하다는 점이 애플의 제일 큰 문제입니다. 결과적으로 애플은 가격 인하의 압박을 계속 받을 테고, 시간이 갈수록 프리미엄 가격을 받기가 더 어려워질 겁니다. 그래서 지난 3년간 핵심 맥 비즈니스에서 실질적인 이윤을 거둔 이유가 바로 이렇습니다. 일단 호경기 시절에 거대한 현금(45억 달러 정도 됩니다)을 쌓아 놓았지만, 그 때 이후로도 시장 점유율은 계속 줄어들었죠.

매킨토시의 핵심 컴퍼넌트라 할 수 있는 운영체제에 관련된 경제성의 문제가 두 번째 문제입니다. 최신 운영체제 개발은 10억 달러 정도가 소요됩니다. 사실 오에스텐 개발에 거의 10억 달러가 들어갔죠. 오에스텐은 매년 300만 달러 정도를 구매자들로부터 상환 받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XP 개발에 10억 달러 정도를 지출하죠. 하지만 매년 사용자들로부터 1억 2천만 달러를 되돌려 받습니다. 비교할 만한 수준에 가까이라도 다가 가려면, 거대한 프리미엄이 필요해요.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규모를 따라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 스티브의 대답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규모에 훨씬 못 미치더라도 여전히 좋은 사업을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에 비해 네다섯 배의 프리미엄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애플 사업 모델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오에스텐과 XP를 대체할 차세대 운영체제는 아마도 15~20억 달러가 들어갈 것이에요. (마이크로소프트의) 롱혼이 성공을 거둔다면 어떻게 될까요? 800만 명의 활동적인 사용자들을 지원할 수 있을 정도의 자원을 애플이 갖지 못 하리라는 압박이 거대해질 겁니다.

질문 : 하드웨어와 PC 운영체제 사업에서 애플이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분명 더 많은 사용자들을 모아야 할 텐데요.

답변 : 글쎄요. “성공”이 무슨 의미인가요? 애플이 성공할 방법이 적어도 3가지는 있어 보입니다만, 분명 스티브는 더 많이 갖고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한 가지는, 디지털홈과 아이포드, 아이튠스, 아이포토 등으로 사업을 구상하는 것이죠. 보다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디지털홈 애플리케이션 기업이 되는 겁니다. 컴퓨터 회사라기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소비자 가전 업체처럼 된다는 전략이죠. 매킨토시는 애플에게 현금을 제공하는 역할이고, 그 현금으로 애플은 미래의 다른 사업을 구축할 겁니다. 그런데 지금, 델이 훨씬 낮은 가격대로 치고 들어올 예정이며, 다른 경쟁자들도 아이포드 경쟁품을 내놓을 겁니다. 그런데도 현재의 아이포드에서처럼 애플이 거대한 프리미엄을 계속 누릴 수 있을까가 의문입니다. 게다가 애플은 폐쇄형 솔루션을 판다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겁니다. (아이포드용 음악은 비-애플 기기에서 들을 수 없습니다.)

애플이 HP도 아이포드를 팔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점이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수직 통합 시킨 기업이라기보다는, 수평적인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공급자로 묘사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애플이 대중 시장에 발을 정말로 들여 놓는 첫 단계라는 말이죠. 애플이 보다 더 공격적으로 임한다면 전략에 있어서 근본적인 변화에요. 달리 말해서 아이포드 라이선스 전략을 운영체제 전략처럼 하면 어떨까요? 소수의 선택 받은 라이선스 업체들에게만 허용하자는 것인데, 물론 이 경우에도 델처럼 경쟁사에 의하여 가격 하락의 압박을 계속 줄 우려가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기기들은 훨씬 많은데 말이죠. 따라서 이 전략이 유망할지는 역시 불확실합니다.

질문 : 잡스가 애플에 돌아왔을 때, 그는 이전까지의 맥오에스 라이선스를 철회 시켰습니다.

답변 : 맞습니다. 그가 죽이고 말았죠. 그리고 오늘날 아이포드는 MP3 플레이어의 BMW 전략입니다. 그렇다면 질문을 이렇게 던져야 합니다. 애플이 보다 더 많은 고객들에게 아이포드를 팔 것인가? 소니가 워크맨으로 했던 일을 아이포드로 할 수 있는가? 알 수 없습니다. 소니는 가격을 크게 떨어뜨림으로써 대중에게 워크맨을 뿌리는 것이 큰 도전이었습니다. 애플이 그런 전략을 성공적으로 할지는 아무도 모르죠. 저가의 기기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일을 애플이 잘 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두 번째 전략은 맥오에스 라이선스 사업으로 되돌아가서 일단 시장을 충분히 키운 다음에 운영체제 사업이 미래에도 지속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애플의 OS 비즈니스는 애플이 지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이겼기 때문에 죽은 것이라 여겼어요. 그러나 지금은 그 승패가 다시 희미해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가격대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이 워낙 많고, 이전까지 없었던 새로운 컨셉과 아이디어, 제품을 즐겨 보려는 새로운 의지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태국과 중국, 인도같은 곳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거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광경을 이미 보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세금을 더 이상 물리기 싫다는 것이죠. 지금 그들은 리눅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만, 현재로서 리눅스는 데스크톱용으로 그리 좋은 솔루션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데스크톱의 대안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만약 애플이 공격적으로 이 시장에 임한다면 흥미로운 기회가 생길 겁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대단히 공격적인 기업이 된 이래 그런 시장은 오랫동안 존재하지 않았어요. 결국은 마이크로소프트도 가격을 더 낮추고 보다 더 공격적으로 되어야 할 필요가 생길 겁니다.

애플의 세 번째 옵션입니다. 애플은 자신의 진정한 우위가 애플리케이션과 산업 디자인에 있다고 말하는데요. 제가 보기에 애플은 시장 내 어느 기업들보다도 중대한 장점을 세 가지 갖고 있습니다. 첫째로 애플은 정말 강력한 브랜드에요. 둘째, 애플은 최고의 산업 디자인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제일 가까운 경쟁사일 소니보다 훨씬 더 나아요. 셋째, 디지털 홈 공간ㅇ서 애플은 대단히 좋은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 왔습니다.

세 번째 전략은 두 번째와 대단히 다릅니다. 운영체제 전쟁에서 졌다(고 치고), 대신 우리 브랜드와 우리의 산업 디자인 능력, 애플리케이션 기반을 활용하자이니까요. 이 전략은 애플이 맥오에스를 포기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고객이 되어, 소비자용 PC를 쫓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여피 교수는 인텔 이사진으로 있으며, 인텔은 PC 대부분에 들어가 있고 애플도 고객으로 끌어들이려 노력해 왔다.)

질문 : 소비자용 PC요? 그렇다면 애플이 윈도가 돌아가는 소비자용 PC를 만든다는 얘기입니까? 소니처럼 소비자용 가전 업체로 변모하지 않고요?

답변 : 글쎄요. 사실 소니는 실패했습니다. 소니처럼 실패하라는 말이겠죠. 소니는 성공적인 소비자용 PC를 제공할 수 없었어요. 바이오는 말 그대로 실패했습니다. 우월한 산업 디자인 능력과 우월한 애플리케이션, 강력한 브랜드가 있는 애플이 소니가 실패한 일을 과연 따라 할 것이냐가 의문입니다. 큰 의문이죠. 잡스가 그 방향을 선택하느냐에 대해서는 대단히 큰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만 분명 그들도 즐길 가능성은 있습니다.

질문 : 위 세 가지 대안을 보면, 디지털 홈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기업, 그러니까 1번 구상에서 나온 것 같긴 합니다.

답변 : 1번이야말로 제일 저항감이 적을 겁니다. 맥에 대한 BMW 전략을 계속 구사할 수 있으니까요. 분기별로 돈을 벌거나 잃거나 할 수 있겠죠. 이 전략은 애플리케이션과 아이포드와 같은 써드파티 하드웨어 비즈니스에 자금을 대 줄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아이포드는 그 스스로 사업이 아니게 될 겁니다. 전체적인 하나의 패키지를 개발해야 할 때가 올 테니까요.

질문 : 아이튠스 전략은 어때야 한다고 보시나요? 아이포드에서 분리된 제품 시리즈로서 첫 번째일까요?

답변 : 그럴 수 있죠. 하지만 우리가 지금 표준 전쟁중이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아이튠스는 폐쇄형 표준이에요. 여기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와 리얼네트웍스 등이 대안형 표준을 내세울 겁니다. 애플이 스스로를 개방 시켜서 지배적인 표준이 확실히 되지 않으면, 결국 매력이 떨어져서 틈새 시장용 제품 밖에 못 될 겁니다.

애플은 언제나 히트작을 역사적으로 만들어 왔지만, 히트 상품 전략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막상 히트 칠 때는 좋긴 하지만, 히트작에 의존하기 때문에, 실패할 때는 비참할 수 밖에 없어요. 영화 산업과 좀 비슷하죠. 반지의 제왕을 계속 이어 나간다면 인생이 아름다워지겠죠. 하지만 할리우드 캅과 같은 영화가 계속 나오면 비참해질 겁니다.

실제로 애플이 히트 상품의 기회를 놓치거나 없었을 때 애플의 삶은 비참했습니다.

질문 : 애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어떻게 보십니까? 현금 보유고를 느리게나마 잠식해 가면서, 정체된 성장률을 애플이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까요? 다음 물건(the next big thing)은 언제 나와야 할까요?

답변 : 제가 애플을 첫 사례로 작성했을 때가 1992년입니다. 당시 저는 애플에게 심각한 문제가 생기리라 예언했었죠. 당시 애플은 120억 달러 정도의 기업이었고 사업도 잘 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갖고 있는 대기업들은 정말로 일을 그르치기 전까지 느린 죽음을 맞이하리라고 말했었습니다. 아멜리오 시절, 애플은 정말 일을 그르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18개월에서 24개월 동안 히트작이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애플은 정말 크게 가라 앉았습니다.

잡스가 돌아오고 난 후 이제 6년이 흘렀는데요. 애플은 여전히 가라앉는 중입니다. 자, 여기서 12년 후가 되면 애플은 아마 현재의 연간 매출액 110억 달러 정도에서 60억 달러 정도로 줄어들 겁니다. 그러나 현금을 날려 버리지는 않고 손익 평형을 유지할 겁니다. 경기 호황일 때 워낙 많은 현금을 벌어들였으니까요. 게다가 스티브는 회사가 그럴 수 있도록 구조조정을 정말 잘 해냈습니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애플의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정체돼 있습니다. 애플의 핵심 사업은 계속 감소세이고요. 아이포드와 아이튠스가 현재 애플 매출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질문 : 애플의 몰 스토어 소매 전략은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 소매 전략은 애플의 브랜드 광고의 일부라 여깁니다. 두 가지 정도 말씀 드리죠. 첫째, 애플 스토어는 브랜드에 긍정적인 효과를 줬습니다. 스토어를 둘러보는 사람들이 생기니까요. 애플이 뭘 말하든, 통계를 보면 비-매킨토시 사용자가 매킨토시 사용자로 개종하는 비율이 그다지 크진 않습니다. 따라서 브랜드 마케팅 투자로 생각한다면 소매점 전략은 합리적인 투자입니다. 그렇지만 소매점이 의미 있는 매출액이나 이윤을 올릴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질문 : 브랜드 쇄신이 소매 전략을 잘 유지할 수 있게 해 줄까요?

답변 : 히트 상품이 있다면 사람들을 그만큼 많이 끌어오기 때문에 스토어 전략이 매우 잘 먹히게 됩니다. 아이포드라 불리는 훌륭한 새 히트작이 있는 오늘날과 같은 시기라면 스토어에 몰려들 사람들이 아주 많겠죠. 그러나 히트작이 없다면 스토어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겁니다. 히트작을 애플이 계속 내놓을 수 있을지 물으신다면, 저는 차라리 애플 스토어가 얼마나 더 오래 있을 수 있을지를 묻겠습니다. 애플 스토어는 근본적으로 히트작에 달려 있습니다. 가령 역사적으로 히트작에 의존하지 않았던 디즈니 스토어와는 다릅니다. 애플은 히트작에 의존하여 스토어로 사람들을 끌어들입니다. 애플이 새롭고 멋진 맥이나 아이포드같은 새롭고 멋진 기기를 선보인다면 사람들이 그 제품을 보고 싶어 할 테고 만지고 싶어 할 테죠.

질문 : PC 기업들이 종종 애플의 디자인 강점을 윈도로 옮겨 오려 노력할 텐데요. 애플과 같은 성공을 거두지는 못 하는 듯 합니다. 역시 애플과 잡스의 일이라서일까요?

답변 : PC에 대해 언제나 경탄하는 일이 있습니다. 애플이 훌륭한 제품을 선보이면 거의 순식간에 (윈도 PC 시장용) 복제품이 나온다는 것이죠. 그러나 사실은 18개월에서 24개월 정도가 걸립니다. 애플이 뭔가 내놓고,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이 마침내 사람들이 구매하기까지는 생각보다 긴 시차가 있습니다. 애플이 너무 소기업이라서 “틈새 시장일 뿐이니 걱정할 필요 없다”는 고집 센 사업가들 얘기도 설명이 됩니다. 주목을 조금이라도 받아야 심각하게들 생각하기 시작할 테고, 어떻게 하면 복제해낼지 고민하기 시작할 테니까요. 잡스의 경쟁자들 대다수는 애플이 신제품을 막 내놓을 때 잡스를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잡스로서는 정말 다행이죠.
두 번째 장점, 정말 훌륭한 산업 디자인은 어렵죠.

질문 : 잡스가 산업 디자인에 열정이 있죠.

답변 : 예. 열정이 있습니다, 맞아요. 구찌를 연구한 적이 있어요. 애플을 보면 구찌 생각이 납니다. 잡스는 구찌의 톰 포드(Tom Ford)처럼 디테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갖고 있어요. 스티브 잡스는 여러모로 빌 게이츠나 마이클 델보다는 톰 포드를 생각나게 합니다. 사실 델 컴퓨터보다 더 못 생긴 건 없죠. 만드는데 거의 고민 안 했을 듯 해요. 더구나 PC 업계의 마진은 훨씬 얇습니다. 그래서 복제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죠. 델은 연구개발에 매출액의 1% 정도를 씁니다만 애플은 4~5%입니다. 애플은 델이나 게잇웨이보다 산업 디자인을 제대로 구사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훨씬 더 많은 역량을 사업 모델에 투입해 놓았습니다.

질문 : 아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하면서 애플에게 잡스가 선사한 긍정적인 면에 대해 얘기했었는데요. 부정적인 면은 어떨까요? 그가 오히려 애플을 붙잡고 있는 것이 있잖을까요?

답변 : 스티브 잡스가 과연 BMW 틈새 전략을 깨뜨리느냐가 진짜 질문일 겁니다. 그의 세계는 미치도록 훌륭한 제품에 집중돼 있어요. 근본적으로 견고하게 통합되고 통제 또한 견고하며 폐쇄적인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이죠. 스티브로서 그런 세계관을 깬다는 것은 새로운 스티브 잡스를 요구한다는 겁니다. 아직 우리는 보지 못했죠.

가령 아이튠스는 원래 맥에서만 가능했습니다. 예전 스티브의 사례죠. 처음에 아이튠스는 매킨토시 판매를 늘리기 위한 수단이었고, 6개월에서 9개월 후, 윈도 버전이 나타났습니다. 윈도 제품을 베껴서 내기에 6개월에서 9개월이 걸리니 곧 더 경쟁적인 환경이 된다는 점이 문제죠. 스티브가 정말 옛 전략을 깨고자 한다면 다른 기업들처럼 일단 윈도 버전부터 내놓고 맥 버전을 나중에 내놓았어야 했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죠. 똑같은 제품을 디자인할 때 잡스가 아닌 다른 사람처럼 생각해 보세요. 우선 할 일은 4억 규모의 시장용으로 내놓는 겁니다. 그 다음에 2,500만 규모의 시장으로 내놓아야 할 텐데, 잡스는 정확히 그와 반대로 했습니다. 스티브가 이런 패턴을 깨기에는 대단히 어려울 겁니다. 반대의 전략을 훌륭하게 구사해 왔으니까요.

분명한 질문은 또 있습니다. 애플과 픽사라는 두 회사, 전혀 사업 분야가 다른 두 회사를 희생 없이 동시에 잘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두 회사 모두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고 실질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할 수 있는 이가 누가 있을지 의심이 갑니다.

질문 : 픽사와 애플이 나중에 서로 시너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시나요?

답변 : 아뇨. 두 회사 모두 형태나 모양 등 여러 모로 창조성을 내세운 사업을 하는 회사입니다만 픽사는 기본적으로 영화 제작사에요. 창조로운 인재와 제품을 만드는 컴퓨터에 심하게 의존하는 곳이죠. 픽사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많은 이들에게 팔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늘날 픽사는 단일 제품을 단일 회사에게 팔고, 애플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 없어요. 두 회사를 한 명의 CEO가 같이 운영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의미 있게 뒷받침 해 줄 만한 근거가 전혀 없습니다.

질문 : 상대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째서 애플을 계속 매혹적으로 생각할까요?

답변 : 글쎄요. 일단 애플은 브랜드입니다. 브랜드가 무엇을 하나요? 애플 브랜드는 사람들 상상력을 사로 잡는 멋진 최첨단 제품입니다. 잡스도 사람들 상상력을 극적으로 사로 잡는 능력을 갖고 있죠. 잡스는 컴퓨터 세계의 반항아입니다. 빌 게이츠처럼 그도 중간에 대학을 자퇴하여 자수성가했죠. 그렇지만 그는 게이츠보다 훨씬 더 많은 굴곡을 겪었습니다.

질문 : 아멜리오와 스핀들러가 CEO일 때에는 분명 애플에 대한 관심을 잃었었죠.

답변 : 그렇습니다. 히트작이 없어서 지루한 회사가 됐죠. 점진적인 개선이나 하면서 똑같은 회사가 되어버렸었어요. 이제 스티브 잡스가 다음에 뭘 할지 모두들 숨을 죽이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대단한, 미치도록 대단한 뭔가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겠지만요.

질문 : 그동안 애플 사례를 수업에서 가르치셨습니다. 애플 사례 수업을 들을 때 학생들 반응은 어떻던가요? 다른 회사에 갖고 있지 않은 특별한 관심을 보이던가요?

답변 : 애플에 대해 다양한 버전의 연구를 해 왔죠. 애플 컴퓨터는 지난 12년 동안 우리 비즈니스 스쿨에서 가르치는 사례연구 중 톱 10에 항상 들어갔습니다. 일반인들은 물론 학생들도 상당히 애플에 매혹돼 있어요.

다만 흥미로운 반응이 있습니다. 애플이 잘 못 나갈 때는 모두들 “당연하지”의 분위기에요. 그리고 애플이 잘 나갈 때 어째서 그것이 지속 가능하지 않은지를 설명하면, 다들 엄청나게 회의적인 분위기가 됩니다. 몇 번이고 봤어요. 처음 애플 케이스를 다뤘을 때는 애플에게 문제가 있다는 저를 아무도 안 믿었었습니다. 그 때 애플이 한창 잘 나갈 때였거든요. 애플이 내리막길로 치닫자 모두들, “당연하지”를 말했습니다. 애플에 대한 경제지의 변덕스러운 기사에 휩쓸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상반된 반응이 계속 반복됩니다. 뭔가 일관적인 모습을 더 보고 싶지만, 학생들은 간부들이건 MBA들이건 변덕스러운 기사들에 대해 보다 더 민감해 하더군요.

Where Does Apple Go from Here? — HBS Working Knowledge

위민복님이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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