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되는 애플이 죽어요.

거듭되는 애플이 죽어요.

THE FINANCIAL PAGE

EYEING APPLE

BY JAMES SUROWIECKI

MARCH 4, 2013

거의 모두가 애플을 칭송하던 때가 엊그제다. 애플은 세상에서 제일 이윤을 많이 내는 기업이자 미국 역사상 최초로 1조 달러 어치의 회사가 되리라는 예상을 받았다. 불과 몇 개월 전 이야기다. 그러다 9월부터 애플 주가는 35%가 떨어졌으며, 시가로만 2천 억 달러 이상을 잃었다. 투자자들은 1월 수익 보고서에서 실망했으며, 분석가들은 추측치를 깎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제는 애플이 “큰 문제”에 휩싸여 있으며 “쿨함을 잃었다”거나 간단하게 “망조다”는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 얘기만이 아니다. 활동가이기도 한 헷지-펀드 매니저인 데이비드 아인혼(David Einhorn)은 거대한 현금고를 주주에게 넘겨야 한다고 애플을 벌 줌으로써 위기를 더 증폭 시켰다.

어째서 이렇게 갑자기 영광에서 추락했을까? 몇 가지 잘못 된 일이 있기는 했다. 미지근했던 아이폰 5에 지도 악재, 스티브 잡스의 부재(不在)는 분명 사람들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더 단단한 이유가 있다. 애플의 경쟁사들은 마침내 소비자들이 원하는 종류의 휴대폰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제일 눈에 띄는 사례는 화면이 더욱 커져서 “패블릿”이라 불리는 삼성의 갤럭시 노트이다. 패블릿은 전통적인 휴대폰보다 크면서 태블릿보다는 작아서 붙은 이름이다. 전화 걸기에는 좀 크고 무거우며 주머니에 잘 들어가지도 않다. 미국에서 패블릿은 틈새 시장 제품일 뿐이지만 해외, 특히 아시아에서 판매량은 지난해 2/4분기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애플은 불행히도 패블릿 제품이 없다. Jefferies & Company의 분석가인 미젝(Peter Misek)은 지난 가을까지만 해도 자신이 애플 낙관론자였다 말해 줬다. “애플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스마트폰 구매자가 태블릿 구매자도 되리라 봤어요. 하나는 갖고 다니는 용도로, 다른 하나는 인터넷 용도로 말이죠. 하지만 알아 보니까, 특히 저소득 지역에서 두 대를 다 살 수 없거나, 원치 않는 경우가 많더라 이겁니다.” 즉, 패블릿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매출 둘 다 갉아먹고 있다는 의미다. 미젝의 조사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까지 패블릿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

패블릿 현상 외에도 애플이 어쩌면 세계 시장에서 위치를 잃을 수 있다는 더 큰 우려가 있다. 미국에서 애플은 지배적이기는 하지만 이미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절반 이상이다. 그러므로 이윤을 계속 유지하려면 개도국 시장을 노려야 하며, 애플이 핸디캡을 가진 곳이 개도국 시장이다. 패블릿도 없고 저가형 아이폰도 없기 때문이다. 미젝은 또한 다른 곳에서는 미국처럼 아이폰을 매력적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아이폰을 둘러싼 풍부한 콘텐트와 앱 생태계가 다른 곳에는 잘 없다고도 지적했다.

심각한 문제이다. 주주들은 분명 예전보다 훨씬 더 애플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의 펀더멘탈은 공포를 정당화하기에 너무나 건강하다. 애플의 현금 보유고는 S&P 500의 거의 모든 기업보다 더 크고, 세계에서 제일 잘 팔리는 휴대폰 두 가지가 애플이다. 미국 시장이 성숙한 시장이 되어가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제일 수익이 좋으며 적자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 애플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모두 시장 리더이고 세계에서 제일 거대한 태블릿 업체이기도 하다. 경쟁사들과는 달리 애플은 판매를 이윤으로 돌리는 일을 정말 훌륭하게 해냈다. 2012년 한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나오는 모든 이익의 69%를 점유하고 있다. 시장 평균가 이하에서 거래가 이뤄진다는 주식 회사와 같은 회사가 아니지 않나 할 정도다.

물론 계속 번창하려면 애플은 혁신을 지속해야 한다. 사실 애플에 대한 우려는 애플이 마침내 “벽을 치지 않나” 하는 우려 때문에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위대한 아이디어 엔진, 애플이 멈추지 않았나 하는 우려는 놀랍게도, 계속 나왔던 일반 현상이었다. 애플이 소매 스토어를 시작했을 때 Business Week는 “미안해요, 스티브. 애플 스토어가 안 될 이유를 알려드리겠습니다.“라는 표지 기사를 내걸었다. 아이포드는 그저 값 비싼 MP3 플레이어라는 평가가 있었고 아이패드가 처음 나왔을 때에도 비웃는 사람들이 다수였다. 심지어 잡스가 직접 뛰어들 때조차 애플이 “게을러지고 있다”는 비판이 반복적으로 나왔다. 지난 실적은 앞으로 실적에 대한 보장이 될 수 없는데도 말이다. 모토로라와 블랙베리를 보라. 이전에도 애플이 죽는다고 묘비명을 써 줬으니 이번에 죽는다고 해도 시큰둥할 수 밖에 없다. 패블릿을 안 만든다거나 싸구려 폰을 안 만든다는 방침이 실수일 수는 있겠지만, 그 정도 실수는 수정이 가능한 실수다. 분석가들은 애플이 올 여름 더 저렴한 아이폰을 출시할 수 밖에 없으며 애플이 이미 더 저렴한 버전의 아이폰을 제작중이리라 확신하고 있다. 아이포드가 셔플로, 그리고 나노로 나오고 아이패드 미니가 나왔던 것처럼 말이다. 게다가 애플이 깨뜨려야 할 분야가 아직도 많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애플의 다음 움직임이 완전히 다른 시장에 다른 제품은 물론 다른 장비와 완전 통합이 이뤄지는 텔레비전 셋이라는 루머가 제일 널리 퍼져 있기도 하다. 미젝은 애플의 미래에 대해 주의를 주기는 하지만(사실 그는 애플 주식의 매수를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제품이라면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애플의 잘 짜여진 정원 안에 스스로 들어가리라 여기고 있다.

그동안 애플은 기술 시장에서 작동해 온 전통적인 지혜를 존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혹은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을 거듭해 왔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같이 만들면서 플랫폼을 폐쇄형으로 놓아 두고 제품 주기도 길게 유지하면서 가격 대비 품질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애플은 속담에 나오는 왕벌과 같다. 원래 날지 못 해야 하는데 날아다니는 애플이다. 그러니 저 왕벌은 추락할 수 밖에 없으리라 모두들 선언하고 있다.

ILLUSTRATION: CHRISTOPH NIEMANN

James Surowiecki: Will Apple Keep Thriving? : The New Yorker

위민복님이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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