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실러는 애플의 쿨함을 유지시킬 수 있을까?


Schiller serves as comic relief while Jobs demos video chat features
Technology

Can Phil Schiller Keep Apple Cool?

By Peter Burrows and Adam Satariano on June 07, 2012

애플이 주요 제품 소개는 언제나 스티브 잡스가 했지만 그가 원-맨 쇼를 한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오랜동안 제품마케팅 수석 부사장이었던 필 실러가 종종 무대 위로 올라와 과장된 연기를 하며, 애플의 멋지고 세련된 CEO의 보좌 역할을 했다. 1999년 실러는 5 미터 높이의 무대에서 뛰어내려 애플의 새로운 아이북을 선보인 바 있었고, 2007년에는 스티브 발머의 사진에 자신의 입을 겹쳐서 화상회의 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화면에서 “내 맥이 좋아요!”라 소리쳤다.

무대 바깥에서 실러는 광대가 아니다. 오히려 잡스가 제일 신뢰한, 영향력 있는 간부 중 하나이다. 실러는 목표 시장과 기술사양, 가격 정하기와 같은 신제품 개발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에서 잡스를 도와 왔었다. 오리지날 아이포드의 휠-인터페이스 아이디어를 낸 사람도 실러였고, 다른 간부들이 아이패드의 잠재력에 대해 의문을 표시할 때 실러는 아이패드를 적극 지지했었다. Piper Jaffray의 분석가인 진 먼스터(Gene Munster)의 평가다. “필의 직함에 마케팅이 있어서 그런지 다들 그의 역할이 칠판 도표그리기인 줄로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직함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인물입니다.”

지난 10월 잡스의 사망 이후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한 압박을 누구보다도 애플 CEO인 팀 쿡이 받아 오고 있다. 본 기사를 위해 애플은 실러와의 인터뷰를 거절했으며, 십여 명 이상의 전직 애플 관리자들과 사업 파트너, 업계 분석가들과 대담을 나눌 수밖에 없었다. 그들 대부분은 애플과의 관계를 위해 익명을 요구했다. 소프트웨어 책임자인 스콧 포스톨(Scott Forstall)과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가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 도와주는 것은 물론, 실러는 앱 개발자와 애플 관계도 책임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해 9억 3,300만 달러를 들인 전세계 광고예산을 포함하여 애플 마케팅 전체의 책임자이다. 게다가 그는 점점 애플을 대표하는 얼굴 역할을 맡고 있으며, 매년(올해는 6월11일이다) 열리는 전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도 역할이 있을 예정이다. 아마 실러가 기조연설 대부분을 맡을 것이며, 이 기조연설에서 애플이 새로운 맥 노트북과 업그레이드된 운영체제를 발표하리라는 예측이 무성하다. 올해는 3월에 나온 새 아이패드서부터 가을께 나올 업그레이드된 아이폰, 어쩌면 텔레비전에 이르기까지 애플에게 그 어느 때보다 큰 한 해가 될 수 있다.

애플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최근 실러를 만났던 관측통에 따르면, 실러는 새 제품이 히트작이 못 될 경우 책임을 직함 이상 지리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한다. 즉, 애플을 계속 쿨하게 유지해야 하는 벅찬 임무를 그가 맡고 있다는 의미이다. 애플이 이제 5,350억 달러 어치의 초대형 기업이고 반독점 조사, 노동조건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으니, 1997년 그가 애플에 들어왔던 시절보다 훨씬 그 일은 어려워졌다.

실러는 보스턴 출신으로서 매크로미디어와 파이어파워시스템즈와 같은 곳에서 여러가지 마케팅 경험을 갖고 있으며, 애플에서의 경험도 있었다. 애플에 다시 돌아온 이후로 잡스와 실러는 가까워졌다. 2004년, 자신이 암과 싸우고 있음을 직원에게 알린 첫 번째 이메일에서 실러는 잡스와 같이 있던 단 두 명의 인물 중 하나였다. 오랜 기간동안 실리콘밸리의 마케팅 컨설턴트로 있던 레지스 매케나(Regis McKenna)에 따르면(그도 옆에 있었다) 잡스가 2010년 아이폰 4 안테나 문제를 다루기 위해 하와이로 휴가를 떠났을 때도 실러는 잡스 옆에서 애플의 대응을 세우기 위해 힘겨운 주말을 보냈었다. 마지막으로 잡스가 병가를 떠났을 때도 실러는 잡스의 자택에서 매주 열린 회의에 종종 참가했었다. 그곳에서 잡스는 애플의 광고대행사를 만나, 광고 및 새로운 캠페인에 대한 회의를 했었다.

공정할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잡스는 실러와 다른 애플 간부들을 평가내렸었다. 표면적으로 잡스와 실러는 공통되는 바가 거의 없다. 잡스는 스포츠에 거의 관심이 없었지만 실러는 엄청난 하키 팬이다. 잡스는 부를 과시하는 것을 삼가했지만 실러는 고가의 스포츠카를 모으고 사무실에 미니어쳐를 놓아두기도 한다. 그러나 사업적으로 잡스의 관점을 꾸준히 알린 인물은 실러였고 애플 내에서는 실러를 미니미(Mini-Me)로 불렀었다. 그는 그 별명이 마음에 들어서 오스틴 파워스(Austin Powers) 영화에 나오는 미니미 캐릭터를 사무실에 놓기도 했다. 새로운 제품이나 기능을 고를 대면 그는 잡스와 마찬가지로 대단히 원칙적이며, 그에 따른 다른 별명도 한 가지 갖고 있다. “닥터 노(No)”이다. 한 전직 관리자의 말을 따르면 그는 아이디어를 매번 죽인다고 한다.

실러는 애플 브랜드의 가장 격렬한 방어자이다. 다른 전직 관리자들에 따르면 제품 사양이 누출됐을 때 범인 색출을 적극적으로 찾는 책임자로 실러라고 한다. 그는 “여러분의 앱이 며칠만에 대충 만든 것처럼 보이는 경우… 거절에 대비하십시오”라는 앱개발자에 대한 가차 없는 지침을 만드는 데에도 도움을 줬다고 한다. 원래 아이폰 전용 앱이었던 인스타그램(Instagram)이 안드로이드 버전을 선보였을 때 실러는 인스타그램 사용을 중단했었다.

두 명의 아버지인 실러는 포르노와 그 외 거부할 만한 앱으로부터 애플 생태계를 지키는 경찰이기도 하다. 앱 개발자들은 애플의 승인 과정에 너무나 제약이 많다고 비판해오고 있었다. 어린이 보호 단체인 Common Sense Media의 공동창립자인 리즈 펄(Liz Perle)이 영화와 앱, 그 외 미디어에 대한 등급을 매기는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애플을 방문했을 때 실러는 퉁명스러웠다. 그녀의 기억은 다음과 같았다. “좋아요. 5분 드리지요. 우리도 이미 이걸 해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펄이 애플 승인팀의 실수에 대해 지적하자 실러는 그녀와 2시간 반동안 대화를 나눴다.

실러는 잡스의 열정과 충동 중 많은 부분을 같이 한다. 그가 새 아이디어와 제품에 그 부분을 얼마나 반영시키느냐가 남아 있는 의문이다. 애플의 전직 관리자 4명에 따르면 그에게 애플의 경쟁력을 유지시켜 줄만한 과감하고도 창조적인 본능을 갖고 있지 못하리라는 우려를 가진 이들이 많다고 한다. 특히나 마케팅에 있어서 실러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그가 애플 브랜드 충성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점을 두려워하는 이들도 있다는 시각이다. 브랜드 충성도는 구축하기 힘들다. 하지만 제품에 대한 과장 광고로 인해, 실러도 전통적인 지도자에 머무를 수 있다는 우려다.


Apple’s latest ads, which feature celebrities using Siri, have fallen flat

잡스가 있을 때 애플 광고는 실루엣처럼 된 댄서의 아이포드 광고, “맥 대 PC” 광고와 같은 잊을 수 없는 광고를 선보였었다. 그런데 애플의 최신 광고를 보면 유명인들이 아이폰의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를 사용하는 장면이 나온다. 광고조사 회사인 Ace Metrix의 CEO인 피터 대볼(Peter Daboll)의 말에 따르면, 이제까지 유명인사의 참여를 피해 온 애플로서는 새로운 시작이지만 이 광고는 애플 기준에서 볼 때 실패작이라는 평이다. 최신 광고 중 하나인 존 말코비치(John Malkovich)가 나오는 광고는 Ace Metrix의 900점 짜리 평가 시스템에서 559점이었다. 그의 말이다. “애플 광고 중에 500점대는 최근에 없었어요.” 시리가 아직 완벽하지 못한 기술이기 때문에 광고 안의 장면과 실제 사용과는 괴리가 있다. 그래서 광고를 비웃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심지어 시리가 광고처럼 돌아가지 않는다면서 애플에 대한 집단소송도 있었다. 애플은 동 소송과 대응방향에 대한 답변을 거절했다.

만약 애플의 신제품이 기대에 못미칠 경우가 더 큰 문제일 것이다. Global Equities Research의 분석가인 트립 초드리(Trip Chowdhry)에 따르면, 잡스 사망 이후 애플이 비중을 둬 홍보했던 기능중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있다. 새로운 아이패드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인 레티나는 멋지기는 해도 혁명적이지는 못하다. 그의 말이다.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 했던 새로운 기기를 가지고 애플이 새로운 수 십억 짜리 시장을 만들었죠. 이 시장으로 애플이 뭘 할 수 있을까요? 이게 제일 큰 문제입니다. 애플이 최고에 있잖아요. 최고에 있으면 스스로를 재발명하지 않는 한, 갈 방향은 한 곳 뿐입니다.”

Burrows is a senior writer for Bloomberg Businessweek, based in San Francisco. Satariano is a reporter for Bloomberg News in San Francisco.

Can Phil Schiller Keep Apple Cool? – Businessweek

위민복님이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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