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손길이 들어간 애플스토어

A Genius of the Storefront, Too


Apple’s glass-filled stores, like one in Hamburg, Germany, show Steve Jobs’s touch.
By JAMES B. STEWART
Published: October 15, 2011

건축가, 피터 볼린(Peter Bohlin)은 넥타이를 매고 스티브 잡스를 처음 만났다. “스티브가 절 보더니 웃더군요. 그 다음부터는 절대로 타이를 매지 않았습니다.”

2001년 완공된 픽사 본사로부터 시작하여 전세계 애플스토어 30여곳까지 완성시킨 인물이 바로 볼린과 그의 회사, Bohlin Cywinski Jackson, 그리고 스티브 잡스이다. 잡스가 사망한지 며칠 안 되어 볼린이 한 말이다.

“제 마음속 최고의 고객은 제가 뭘 하건 좋다고 말하지를 않죠. 건축 과정을 같이 하는 분들입니다. 돌이켜보면 누가 무엇을 언제 했는지 기억하기 힘든데요. 큰 빌딩이건 집 한 채이건 그렇게 해야 정말 만족스럽더군요.”

잡스는 개인용 컴퓨터와 휴대폰의 개념을 바꿔놓은 인물이지만, 특히 전통적으로 별 관심을 못받던 소매점에 있어서 잡스가 큰 족적을 남겼음은 부정할 수 없다.

현재 런던의 미국대사관 신축 디자인을 하고 있는 KieranTimberlake의 파트너, 제임스 팀벌레이크(James Timberlake)의 말이다. “피터가 애플에 해 준 것만큼 제품을 건축에 투영시킨 건축가는 없을 겁니다. 상용 건축물은 대체로 디테일과 수정, 예산 등 모두가 부족하죠. 무례하고 못생겼습니다. 대부분 흉물스럽죠.”

그와 반대로 볼린과 애플은 세련되고 투명하며 매력적이고 기술적으로 진보된, 그리고 값비싼 건축물을 만들어냈다. 여러모로 소매점 건축은 애플 제품을 포장하는 가장 커다란 상자이며, 잡스는 애플 제품의 소개와 소비자 경험 모두를 세세하게 살피는 것으로 유명하다.

애플의 뉴욕 5번가의 큐브와 중국 상해 푸동거리, 혹은 앞으로 맨하탄에 새로 생길 스토어처럼 유리의 확장적인 사용은 애플이 그 자체를 특허화시켰을 정도로 건축에 있어 차별화된 요소다. 볼린의 건축사무소는 애플 관련 작품으로만 42번의 수상을 받았으며 볼린 스스로도 미국 건축가협회로부터 2010년에 금메달을 수여받았다.


Fan Jun/Xinhua, via Associated Pres
Crowds gathered in 2010 at the Apple store in Shanghai. It features a glass cylinder, as opposed to the Fifth Avenue store in Manhattan, with its glass cube.

한편 이제 74세인 볼린과 잡스는 보기 드문 협력 분위기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팀벌레이크의 말이다.

“잡스는 상당한 공인(公人)입니다. 피터와는 반대되죠. 그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나 필립 존슨(Philip Johnson)과 같은 스타 건축가가 아닙니다. 방 안에 들어가서 분위기를 휘어잡는 분이 아니죠. 피터가 들어가는 디자인 회의에 가 보시면 정말 한가한 잡담을 나누는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볼린의 회사에서 애플 관련 일을 맡고 있는 칼 배커스(Karl Backus)의 말이다. “선택사항을 같이 보여줘야 잡스가 좋아합니다. 그러면 대단히 통찰력 있는 제안을 할 때가 많아요. 애플과의 협력을 우리 모두 좋아합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면서 애플 관련 일에만 집중하고 있다.

애플의 상징적인 건축물로서 유리의 개념소호에 있는 스토어의 계단에 처음 나타났다. 볼린의 말이다.

“2층 짜리 공간이었어요. 사람들을 위아래로 오가게 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유리를 생각했고, 스티브도 유리계단의 아이디어를 좋아했어요. 바로 이해했죠. 마술을 만드신다면서, 천상에 와 있는듯한 계단이 되리라 말하더군요.”

잡스는 애플 제품을 만들듯 볼린에게 유리 구조에 대해 몇 번이고 다시 해오라 압박을 넣었다고 한다.

“제임스 오 캘러헌(James O’Callaghan)을 영입했습니다. 뛰어난 친구죠. 뉴욕과 런던에 사무소를 둔 영국의 구조공학자에요. 그에게 외팔보(cantilevering) 식으로 무게를 지탱하도록 계단을 만들어달라고 했죠.”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최신 애플스토어는 계단이 아예 공간에 떠 있다. 위와 아래만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이 계단 역시 유리로 만들어져 있다. “벽을 올려다보면 정말 세련된 마술같은 느낌이 들 겁니다. 바로 스티브가 원했던 디테일이에요. 간결화를 위해 일은 더 많이 했죠. 지난 세기 초반의 건축 비전이기도 한데요. 모더니즘이라고 하는데, 이게 덜 하는 것을 뜻합니다. 스티브가 바로 기술을 통해 원하던 바였죠. 하지만 사람들 정서와도 맞아야 했어요. 모더니즘에 매몰되선 안 됩니다. 모더니즘과 대중정서 간의 결합, 흥미로운 도전이었죠.’

소매점에 있어서의 유리 사용은 2006년에 문을 연 뉴욕 5번가 애플스토어 디자인의 주요 특징으로 나타났다. 이 애플스토어는 소매점이 위치하기에 안 좋기로 악명 높은 지하로 사람들을 끌어 모아야 했다. 해결책은 깨끗한 유리 큐브를 놓아서 자연빛으로 계단을 채우는 것이었다. 볼린의 말이다.

“빠져나갈 수 없다는 느낌을 줘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가까운 곳에 있는 G.M. 빌딩에는 크고 좁은 파사드(건물의 정면)가 있습니다. 바라보기 제일 좋은 장소는 맞은 편의 플라자 호텔이죠. 그 구역 내 모든 빌딩이 다 직사각형이에요. 그러면 빛도 직각으로 받아들이자고 생각했죠. 생각이야 쉬웠지만 실행은 어려웠습니다.”

5번가 애플스토어가 개장할 때 사람들은 42시간동안 줄을 섰고, 그 때 이후로 계속 줄 생기는 일이 잦아지면서 통제가 필요할 때도 종종 생겼다. 현재 5번가 애플스토어는 리노베이션 및 확장공사중이다. 덜 함으로써 더 이룬다는 볼린과 잡스의 끝나지 않은 탐구덕분에 새로워진 큐브는 이전보다 더 적은 수의, 더 넓직한 유리판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큐브로 만든 5번가 스토어로 대성공을 거둔 볼린과 애플은 다른 애플스토어에도 큐브를 단순히 반복하지 않았다. 상해에 새로 개장한 애플스토어는 곡선형 유리로 이뤄진 거대한 유리 실린더로 이뤄졌다. 5번가 스토어의 큐브처럼 상해의 애플스토어 또한 거대한 지하로 손님을 인도하지만, 5번가와는 달리 직각 형태의 스토어는 아니다. 상해 애플스토어는 제일 붐비는 명물이며 텔레비전 타워가 근처에 우뚝 솟아 있고, 쇼핑 플라자도 놓여 있다. 볼린의 말이다.

“원래부터 원형으로 만들까 했었습니다. 그랬더니 스티브가, ‘입구 근처의 플라자 전체를 원형으로 만들면 어떻겠습니까?’라고 하더군요. 훌륭한 아이디어라 답해줬지만, 실제로 그렇게 할 수는 없었어요. 플라자가 이미 공사중이었습니다. 그래서 따로 사람을 불러서 디자인을 다시 했는데, 실제로 스티브가 원형 실린더를 이뤄냈죠. 그가 어떻게 했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보다 최근에 볼린은 유리를 이용하여 “훌륭한 시장 홀(hall)”이라 부르는 스토어를 만들어냈다. 브로드웨이에 있는 애플스토어다.

“몇 가지를 작업중입니다. 윤기가 나는 덮개인데 보다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확신 못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더 압박을 넣어야죠.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스티브는 정말 훌륭한 고객이었어요. 그는 자기 스스로나 애플의 비전으로 혁신을 부추겼어요.”

과도하다는 평가도 있겠지만 잡스처럼 디자인과 건축에 매혹당한 인물의 팔로알토 자택은 튜더왕조 스타일의 주택이라는 사실이 놀라울 것이다. 잡스는 자기가 디자인한 집에서 산 적이 없었다. 그가 더 오래 살았더라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잡스와 볼린은 사실 잡스가 최근 타계할 때까지 새로운 주택 계획을 하고 있었다. 볼린의 말이다.

“잡스가 워낙 바빠서요. 물론 아프기도 했죠. 그래서 그가 과연 살 수 있을련지는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래도 그는 계획을 좋아했어요. 큰 저택까지는 아니지만 우리의 마지막 설계를 최종으로 생각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처음 우리를 고용했을 때 제 기억으로 스티브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큰 빌딩을 매우 좋게 만들어서 당신들을 고용했습니다. 집도 아주 잘 만드시더군요. 집을 설계하다 보면 빌딩의 미묘함을 생각하게 되죠.’라고 말입니다.”

“그때 그의 말을 분명히 기억합니다. 건축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면이 정말 놀라웠죠.”

http://www.nytimes.com/2011/10/16/bu…pagewanted=all

위민복님이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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