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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직 하지 않은 일

Things Apple Has Not Yet Done

WED, FEB 6, 13

애플을 좋아하기는 어렵다. 모든 곳에 있는 전통적인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럽게도 애플은 자기 고유의 박자에 맞춰서 춤을 춘다. 잘못된 제품을 잘못된 가격, 잘못된 시장에 잘못된 타이밍에 내놓는데도 불구하고, 화나게도 애플이 승리한다.

조언을 따르지 않는 애플은 잘 알려져 있다. 다른 PC 업체들이 소매점을 다 문 닫을 때 애플은 제일 비싼 지역에 스토어를 열기 시작했다. 닷컴 붕괴 이후 애플은 정리해고를 하지 않고 수 백만 달러를 들여서 고용과 연구개발을 늘렸다. “$500 짜리 넷북을 내놓아라!”라는 아멘에 대해서 애플은 넷북이 아닌 아이패드를 내주었다. ($999가 아니라 $499에 말이다.) 앱스토어와 아이튠스는 여전히 개방형이 아니다. 구글은 iOS 기기에 대한 열쇠를 받지 못 했다… 애플은 분명 윈텔 시대의 교훈, 뭣보다 시장 점유율이 우선이라는 교훈을 안 배운 곳이며, 똑같은 실수를 다시금 저지르고 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다.

  • Media company – 애플 제품의 번드르르한 디자인만으로 애플이 조용하게 세계 최대의 디지털 콘텐트 공급 업자가 되지는 못 했을 것이다. 거대한 미디어 라이브러리와 손쉬운 구매 및 구매가 일으키는 감금(lock-in) 효과가 있으니 애플이라면 자신을 세련되게 “미디어 기업”이라 불러도 된다. 하지만 2000년, Macromedia가 AtomFilms을 인수하면서 스스로 “미디어 기업”을 천명했었다. Real과 야후 또한 여러 가지 형태의 미디어 제작과 인수, 배포를 손댔다. 출판사(Slate)와 방송사(MSNBC, Comcast)에 투자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스스로를 부분적인 미디어 기업으로 상상했다. 아마존 또한 고유의 출판사를 거느렸으며, Netflix는 현재 텔레비전 드라마 제작사이기도 하다. 구글은 수 억 달러를 들여 유튜브의 오리지널 콘텐트를 투자하는 중이다. 그런데 애플은 콘텐트를 만들고 소유하는 사업에 항상 저항해왔다. 그 이유는…
  • Indies – …애플은 정규분포의 두터운 중심부에서 노는 기업이다. 컴퓨터와 소비자 가전업 업체로서 애플은 이제 대기업이다. 음악이건 드라마이건 영화이건 전자책이건 애플은 주류를 지향하며, 주류는 최고 음반사나 제작사, 출판사의 주류 콘텐트를 요구한다. 애플이 정규분포 양 끝단에 위치할 독립 제작사나 출판사, 음반사와 계약을 맺는 상상은 매우 솔깃한 일이다. 전통적인 수문장을 우회하여 그들의 업계를 저렴하게 ‘뒤집을 수’ 있으니 말이다. 불행히도 인디 제작사들의 보통 수준의 홍보 노력 외에 애플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주류 업체들을 뒤집으려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 Multitasking – “하나의 디바이스에 하나의 계정, 하나의 앱, 하나의 윈도, 하나의 임무”가 현재 포스트-PC 컴퓨팅에 대한 접근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가 사무실이나 학교에서 PC를 잠식하고 있다면, iOS 패턴은 진화해야 할 것이다. 같은 기기에서의 다중 사용자 계정이나 두 가지 앱을 윈도 두 개에 띄워서 서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한다든지 말이다. 물론 이 경우 iOS 사용자들을 좀 다시 교육시켜야 할 일이 필요할 수 있겠다. 그러나 애플이 그러한 기능을 언제쯤 제공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 PDF replacement – 떠들썩한 애플과 PDF 간의 연애담은 넥스트 시절, 디스플레이 포스트스크립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니까 거의 25년 전부터다. 현재 PDF는 맥오에스텐 “네이티브”이고, 교환이 가능한 시각적 충실성에 제일 가까운 포맷이었다. 하지만 PDF는 점차 느려지고 비대해지면서 웹의 공통어인 HTML과 어울리지 못 하는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돼 가고 있다. PDF가 출력소에 너무 깊게 침투해 들어가 있지만 ePub 3.0은 인터랙티브 미디어 출판의 대안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이 표준을 지원하며, 애플이 만들어낸 익스텐션도 존재한다. 하지만 깔끔한 ePub의 저작과 출판은 여전히 미칠 정도로 복잡하고 치고 빠지는 사업이 되어버렸다. iBooks Author가 훌륭한 시발점이기는 하지만, 아이튠스-전용의 결과물만 쓸만하다. 애플이 ePub에서 큰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애플의 투자나 툴로 볼 때 명확하지 않다.
  • HTMML 5 tools – iBooks Author가 엑스코드 사용을 할 필요 없이 앱과 비슷한 인터랙티브 콘텐트를 될 수 있는 한 쉽게 만들 수 있게 도와주지만, 브라우저용 웹사이트/앱을 만드는 반-전문가용 툴을 애플이 갖고 있지는 않다. 애플은 기능이 막강하되 자바스크립트/CSS의 개방형 생태계와 연결이 안 되고 강력하기는 하지만 엑스코드까지 마스터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HTML 툴, 그러니까 일종의 하이퍼카드스러운 툴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애플은 iWeb을 죽였으며 iAd Producer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거의 잊혀져 있을 뿐이다. 애플은 분명 앱스토어용으로 더 많은 앱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앱스토어를 더 잘 보여줄 고유한 앱을 더 많이 원하고 있다. 따라서 HTML은 별다른 차별성을 주지 못하며 HTML 5와 네이티브 앱들 중에 투자수익(ROI)이 애플 시각에 확실히 더 많이 나오기 전까지 HTML 툴을 애플이 내는 일은 없을 듯 하다.

  • Discovery tools – 그렇다. 애플에는 (아이튠스의) Genius가 있지만 그것은 일종의 블랙박스다. Genius는 단순하고 백그라운드에서 조용히 돌아간다. Spotify나 Aweditorium, Music Hunter, Pocket Hipster, Groovebug, Discover Music처럼 시각적인 인터페이스를 아예 갖고 있지 않으며, 이용자가 음악의 위상수학(topology)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도울 뿐이다. 여기에 여러가지 소셜네트워크 입력도 곁들어 있다. Ping을 시도한 적 있었고 이제는 Twitter와 Facebook이 가세하면서 애플은 적어도 소셜 부문에 관심이 있음은 보여 줬다. 하지만 보다 전용의, 시각적이면서(!) 재미있는 음악, 텔레비전, 영화, 책, 앱을 위한 디스커버리 툴은 아직 나와 있지 않다.

  • Map layers – 그동안 애플은 지도 관련 업체를 여러 곳 인수했었다. 개중 하나인 PlaceBase는 데이터로 만들어낸 지도 시각화의 “레이어”를 만들어내는 곳이었다. 구글과의 시끄러웠던 이별 이전에도 애플은 그러한 개선 사항을 제공하지 않았었다. 적절히 디자인할 때 지도는 훌륭한 기반-툴(base-level tool)이 될 수 있다. 특히 시리가 들어 있는 터치 지향의 휴대기기에서, 인터랙티브한 온갖 종류의 정보가 지도를 통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 iOS attachments – 아이포드와 아이폰을 그토록 유명하게 만들어 준 이유 중 하나가 케이스나 연동하는 기기 등, 그들이 만들어 낸 수 십억 달러 규모의 주변기기 생태계이다. 하지만 배터리나 오디오 장비 빼고는 30-핀 짜리 포트에 꽂을 수 있는 유용한 장비는 정말 부족하다. 의학이나 교육, 자동화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의미한다. 애플의 관심과 투자는 아직까지 보잘 것 없었다. 어쩌면 자그마한 라이트닝 커넥터를 가진 새 아이패드 미니가 애플 및 여러 부문의 써드파티의 관심을 다시 일으킬지 모르겠다.

  • Wearables – 구글 글래스의 생산은 아직 1년 정도 더 남았다. 현재 알려져 있는 애플의 착용가능 컴퓨팅 기기 특허를 몇 가지 보도록 하자. 실제로 어떻게 등장할지는 논쟁의 여지가 대단히 많다. 애플은 어쩌면 더 간단하고 저렴한 스마트시계를 아이폰과 연동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구글 글래스처럼 별도의 값비싼 장비 말고 말이다. 지금까지 “착용이 가능한” 기기는 애플의 취미용으로 등록조차 안 돼 있다.

  • Stylus – 애플은 5억 명의 이용자들에게 휴대기기에 있는 멀티터치의 예술성 및 일반적인 사용 방법을 훌륭하게 가르쳤다. 한 살 된 아이이건 90세 할머니이건 이 전쟁에서는 애플이 결정적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즉석 노트 작성이나 표 스케치, 문서 주석 달기에 있어서 애플이 보다 더 정확한 방법을 발명한다면? 이 분야에서는 (압력 감지가 되는) 스타일러스 펜이 손가락보다 훨씬 우월하다. 전용 스타일러스가 틈새 시장일 뿐이고 애플의 관심까지 끌 바는 아니라 여기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5~7인치 짜리 휴대기기 또한 틈새 시장으로 간주하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이었다.
  • Games – 애플은 현재 최대의 게임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다. 특별한 게임 컨트롤러나 엑스박스 360 Kinect같은 움직임 감지 센서가 없이도, 심지어 마음 내키지 않은 게임센터가 있는데도 말이다. 애플은 iOS 기기의 CPU/GPU를 꾸준히 개선했으며 콘솔-수준의 게임까지 다룰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애플이 소니와 닌텐도,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만큼 게임에 자원을 그만큼 들일 마음이 있는지, 꾸준하지만 느리게 애플이 빼앗아오고 있는 게임 부문에 대해 전략이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 iOS Pro devices – 지금까지 애플이 iOS 제품라인을 맥북/프로처럼 일반/전문용으로 나눌 이유는 없었다. iOS 기기는 매 분기마다 수 천만 대가 100곳이 넘는 나라의 복잡한 시장에서도 팔리고 있다. 모델 가짓수를 늘려서 재고관리코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애플 방식이 아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프로”라는 단어를 붙이는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 게다가 수 억 대가 현재 더 나은 보안과 전용 앱 배포, 메일, 멀티태스킹, 하드웨어, 클라우드 등을 요구하는 교육시장과 기업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형편이다.
  • Money – 애플은 1,400억 달러 어치의 현금 및 시장성 유가증권으로 쌓아 놓은 것 외에는 돈 가지고 딱히 뭘 한 적이 없었다. 애플은 아직 은행에서 작동하는 NFC를 제품이 붙이지도 않았으며, 아마존 Coin이나 페이스북 Credit처럼 AppleMoney를 운영하지도 않았다. 애플이 제공하는 신용카드도 없고 거래 플랫폼을 따로 구축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Passbook으로 서투르게 무시했다. 애플은 (전자 송금과 같은) 가상 화폐 송금 서비스에 대해 감질나는 특허를 받아 놓기는 했다. iOS 사용자가 심지어 모르는 사람과도 현금을 보안 송금/수금할 수 있도록 하는 특허다. 애플은 5억 장의 신용카드 계정을 갖고 있는 회사다. 세계 최대 규모다. 신용카드 거래를 하는 인구를 제일 잘 커버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실제로 애플이 뭔가 활용할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Half empty or more to fill?

    시간을 더 들이면 얼마든지 “애플이 아직 하지 않은 일” 목록을 이것보다 세 배로 더 늘릴 수도 있다. 이 모두가 구현하기 쉽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애플이 아예 할 수 없는 일도 아니다. 그러나 애플 비관론자들은 저런 목록을 작성한 다음, 이것도 안 하고 있으니 애플은 망조가 들었다고 외친다!

    물론 똑같은 목록을 갖고 다르게 해석하는 방법이 있다. 애플이 5억 명의 사용자들에게 팔기 위해 다음 10년간 매년 뛰어난 새 iOS 기기/서비스를 선보여서 “아직 하지 않은 일”을 해낼 수도 있겠다. 시장이 포화될 일이 없을 것이다.

    당연히 대부분은 애플이 다루게 될 테지만, 애플은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할 뿐이지 남들이 해야 한다고 해서 하지 않는다. 업계 한 두 곳 재조정하는 수준으로 이것 저것을 선보이지는 않으리라는 의미다. 애플이 나설 때는 전통적인 수단이나 분명한 일정으로 이길 수 없음을 알 때이다… 쉽사리 주의를 빼앗기는 이들에게는 애플이 좋아질 리 만무한 일이다.

    Things Apple Has Not Yet Done

  • 위민복님이 번역한 글입니다.

    잡스의 일하는 모습

    What it’s Really Like Working with Steve Jobs

    스티브 잡스와 같이 일해 본 사람들(나는 그를 스티브라 불렀다)은 잡스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불문율이라 할 수 있을 텐데, 그가 워낙 프라이버시에 집착해서 그런 면이 있다.

    지금이야 모두 바뀌었다고 생각하지만 확신까지는 못 하겠다. 물론 지금은 그 경험을 발설한다 하여 갑자기 전화가 울릴 일은 없을 테지만 말이다. 게다가 스티브에 대해 쓴 글들이 워낙에 많다. 하지만 그들 중 실제로 그가 일하는 광경을 본 사람은 너무나 소수여서 그와 같이 했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내가 바로 그와 같이 일을 해 본 사람들 중 하나였다.

    사실 이제 알게 됐는데, 여러모로 “내가 바로 스티브 잡스와 같이 일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기는 하다. 그 주장의 의미가 “애플에서 회의가 열렸는데 그를 엘리베이터에서 봤다”거나 “그 시절 애플에서 일했는데, 그가 돌아다니는 광경을 봤지만, 나는 말을 못 걸었지.”라는 수준일 수 있다. 난 실제로 잡스와 같이 일했고, 아마 거의 누구보다도 그와 긴밀하게 일을 같이 했으리라고 본다. (물론 에이비(Avie)와 같은 그의 핵심 인물들은 제외한다.) 그가 깊은 관심을 보인 제품 일을 했기 때문이다.

    뭣보다도 나는 1985년 어도비 시스템스에서 일했다. 어도비 초창기 직원들 중 하나였던 내 직원 번호는 #40이었다. 약 5년 후, 뭔가 새로운 곳을 찾았는데 넥스트가 눈에 들어왔다. 유닉스 기반에 어도비 기술인 포스트스크립트를 내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둘 다 내가 잘 하는 일이었으며, 당시 난 젊고 자신만만했다. 그래서 스티브에게 나야말로 넥스트에 어울리는 인물이라며 직접 이메일 메시지를 보냈다. 그래서 1991년, Interpersonal Computing 제품관리자로 넥스트 직원이 됐다. 사실상 Interpersonal Computing은 거의 인터넷이었다. 하지만 WWW이 주류가 되기 전까지는 아직 5년을 더 기다려야 했고 당시 아무도 인터넷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난 스티브에게 직접 보고했다. 당시 스티브는 일생의 직함인 “마케팅 부사장”으로 있었다.

    난 넥스트를 떠나 넥스트 컴퓨터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RightBrain Software사를 창업했다. NeXTWORLD 매거진에서 두 페이지 짜리 광고를 올리기도 했던 놀라운 페이지 레이아웃 앱인 PasteUp을 만들었고, 좋은 때였다. 많이 팔지는 못 했기 때문에 다른 일도 좀 해야 하긴 했지만 말이다.

    세월이 흘러 애플이 4억 달러를 들여 넥스트를 인수한다. 스티브는 나를 불러들여 아이무비 1.0 작업을 시켰다. 아마 맥오에스텐이 된 넥스트스텝에 대해 내가 많이 알아서였을 것이다. 그리고 스티브가 PasteUp을 좋아해서 나라면 할 수 있겠거니 여겼을 것이기도 했다. (게다가 우리는 일정을 앞서서 작업을 끝냈다.)

    아이무비 때문에 했던 처음의 회의가 지금도 기억난다. 서너 명이 애플 내부 어딘가 닫혀진 방에 모였고, 칠판이 아주 많았다. 우리는 아이무비가 어때야 하는지, 그리고 어때야 하면 안 되는지 논의했다. 순수하게 소프트웨어를 만들자는 논의였으며, 스티브가 칠판에다가 빠르게 비전을 그리면 우리는 그 비전을 실제로 작업해 보고, 어디가 안 되는지 알아낸 다음 스티브가 다시 비전을 그리는 과정을 계속 반복했다. 일이 이렇게 진행됐었다. 반복이다. 디자인의 요점은 정말, 반복이다. 출하할 때까지는 계속 개선을 해야 한다.

    팀원은 딱 3명이었고 1년 내에 4명으로 늘었지만 우리 주변에 마케팅이나 인프라는 거의 없었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다른 애플 직원들이 알 수 없도록 문 안의 문이 별도로 있었고, 레이다(Radar: 애플 회사 내부의 버그-추적 데이터베이스)에는 “세금부(Tax Department)”라고 나왔었다. 그래서 누구도 우리에게 관심 갖지 않았다. 실제로 세금부 복도와 같은 위치에 있기는 했지만, 우리의 수석 부사장은 당시 서비스와 지원을 맡고 있었다. 정말 비밀 프로젝트였다.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 아는 인물은 애플 전체에서 5명 내지 10명 정도였을 것이다.

    일을 완수했을 때, 아이무비가 탑재된 아이맥 DV가 출시됐다. (1998년 10월 아니면 11월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세상이 바뀌었다. 텔레비전 광고에는 제프 골드블럼(Jeff Goldblum)이 나와 아이무비를 선보였다. “개인 디지털 미디어”의 아이디어가 태어난 것으로서, 그것이 바로 스티브의 비전이었고, 그 때문에 아이맥 DV에 파이어와이어와 아이무비를 탑재했었다. 내부적으로는 디지털 허브 전략이라 불렀다. 개인용 디지털 미디어를 집의 컴퓨터에 넣도록 한다는 의미였다. 영상에서 사진, 음악까지 전부 다 포함됐다. (아이튠스는 2000년 Casady and Greene에서 인수한 SoundJam을 다시 패키지한 것이었다.) 이전까지 개인 사진이나 음악, 가정 동영상을 컴퓨터에 넣는 사람이 극소수였다.

    그로부터 5년간 우리는 몇 가지 버전의 아이무비와 아이포토(아이무비가 나온지 몇 년 후에 나왔다)를 만들었고, 두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제작했다. 애플에 있던 마지막 시절, 일 주일에 한 번, 3~4시간씩 정기 회의를 애플 이사진 회의실에서 가졌었다. 내부적으로는 “iApps”라 불렀던, 아이무비와 아이포토, 아이튠스, 아이디비디를 검토하는 회의였다. 잡스는 그동안 소프트웨어 앱의 자세한 사항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들였고, 그게 바로 우리가 봤던 일부였다. 오에스텐과 Pro 앱, 하드웨어 등 모든 프로젝트 또한 그런 식으로 지나갔으리라 생각한다.

    이제 다시 그 시절을 돌이켜 보도록 하겠다.

    스티브 잡스는 모두가 알다시피 열정적이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그가 열정적이었던 것은 꽤 단순했다. 제품을 만들고 싶어한다는 것 자체였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다. 공통점을 가진 셈이다. 한계와 목표를 알고 주고받기도 알아야 하는 과정이 바로 제품 만들기이다. 가능한 부분까지 하고, 좋은 기술을 사용하며, 때가 되면 고삐를 쥐고 다듬은 다음 출하해야 한다. 요령에 가깝기는 한데, 아마 집 짓기와 비슷할 것이다. 어떻게 할지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러지 않으면 못 짓는다. 스티브는 알고 있었다.

    제품 엔지니어링을 알고 사랑할 뿐만 아니라 그가 하고 싶어한 것 전부가 바로 제품 만들기였다. 한 번은 CEO가 되고 싶었던 이유 중 일부를 그가 알려준 적이 있었다. 제품 디자인의 핵심 과정에 참여할 수 있네 마네 왈가왈부 할 수 없는 유일한 지위가 CEO라는 이유였다. 그는 만드는 과정에 있고 싶어 했다. 그것도 전부 다이다. CEO가 아니라 팀원으로서 말이다. 그는 CEO라는 지위를 방에 내려 놓고 우리와 함께 팀원으로서 협력했다. 기본적으로 그는 자기가 작업하고 있는 모든 제품의 제품 관리자였다. 비록 실제로 제품 관리자 직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방 안에 못 들어왔다.

    제품을 디자인할 때 나오는 것은 자아(Ego), 혹은 똑바로 하기(Being Right) 등이다. 어떻게 발달되는지 확신 못 하지만 제품 디자인을 스티브와 같이 할 때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했던 방식이 따로 있었다. 나 나름으로는 “가마솥(cauldron)”이라 이름 붙였다. 방 안에 서너 명, 혹은 열 명이 있다 하더라도 아이포토의 지속적인 개선을 바라보다 보면 제안, 평가 등등 온갖 의견이 나온다. 그러면 “온갖 것을 솥에 넣고” 섞어 버린다. 그러면 누구의 아이디어가 뭐였는지 곧 아무도 모르게 된다.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 걱정할 필요 없니 훌륭한 수프이자 묘약이 된다는 의미다. 대단히 중요하다. 돌이켜 보면 CEO와 아이디어를 분리시키는 일이 바로 이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좋으면 결국 받아들인다. 아이디어가 나쁘면 솥 밑으로 가라 앉을 따름이다. 누구의 아이디어가 무엇이었는지 우리는 기억 못 한다.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당연히 특허 변호사들이 와서 물어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주제가 다르다.

    나와 같이 일했던 스티브는 제품 디자인을 사랑했고, 그는 소비자 제품을 좋아했다. 아이무비와 아이포토는 아마도 애플이나 넥스트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개발한 제일 거대한 소비자용 앱이었다. 대단히 현실적인 관점에서 스티브가 어떻게 일을 했는지, 무엇이 그에게 동기를 부여 했는지를 이 세상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 이해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자화자찬처럼 들리겠지만 제품과 제조 과정에 대한 사랑의 면으로 보자면 그와 나는 많이 닮았다. 회의실 내에서는 진정한 주고 받기와 협력이 있었다. 그런 과정을 대부분은 못 봤을 테고 얘기한 적도 없을 것이다. 다행히도 나는 거기에 있었다.

    한 가지 말해야 할 사항이 있다. 지금 말한 것이 마술은 아니었다. 오히려 힘들었다. 깊은 디자인과 끊임 없는 반복이었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우리가 알고 있는 최고의 일을 해내는 것이다. 믿을 만하고 견고하고 유용한 제품을 직접적이면서 간결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서 출하했다. 제일 중요한 일이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하러 떠났지만, 제품 디자인은 여전히 사랑하는 바이다. 내가 스티브에 대해 제일 기억하는 것 또한 제품 디자인이다. 그는 제품 디자인과 제조를 정말 사랑했다. 다시 말하건데 이 과정 중 그 어느 하나도 마술은 없었다. 스티브가 단순히 CEO로 머물렀다면 지금의 애플은 없었을 것이다. 스티브의 마술 조리법이란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 스스로가 뼈 속 깊이 제품 디자이너였으며, 제품을 디자인할 최고의 방법이란 CEO가 되는 것임을 알 정도로 똑똑했다는 정도이다. 그런 면에서 그는 강력하고 강렬했다. 단, 한 번 권력을 빼앗긴 경험이 있었다는 면에서, 제품 관리자도 될 수 없는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그도 알았을 것이다.

    – Glenn Reid

    Inventor Labs Blog – “What it’s Really Like Working with Steve Jobs”

    위민복님이 번역한 글입니다.

    이 동영상은 2012년 1월에 공개되었으며, 동영상을 통해 Apple 실험실 모습과 대처 방법 등, 지금까지 공개된 적이없는 종류의 오피스 및 Smart Cover 탄생 비화 등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iPad 2 뒷면 케이스를 실제로 깎아 세부 사항 확인하고 있는 모습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http://www.apple.com/jobs/us/corporat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