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도전, 서피스

By John Gruber

Surface: Between a Rock and a Hardware Place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Surface) 이벤트 영상을 보고, 좀 거북해졌다. 공포까지는 아니지만 불편했다는 얘기다. 물론 그루버가 세련된 애플에 씌였을 뿐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월요일의 마이크로소프트 이벤트는 상당히 급조한, 별로 사전 연습을 하지 않은 듯 해 보였다. 발머는 공갈만 늘어놓고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았다. 심지어 어째서?라는 제일 큰 의문에 대해 논리정연한 해답은 커녕 모호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스티븐 시놉스키(Steven Sinofsky)도 긴장하고 서둘렀다. 그의 첫 서피스 RT 유닛이 뭐라도 해보기 전에 충돌을 일으켰던 것 또한 도움이 안 됐다. 그와 서비스가 의자에 편안히 앉아서 영화를 보기에 적당한 순간은 있었다. 다음 부문으로 옮겨가기 전 3초 동안 그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애플 이벤트에 비하면 프리젠테이션 진행자들은 리허설이 부족했거나 훨씬 짜임새가 없었다. (디자이너인 파노스 파나이(Panos Panay)만은 예외였다. 그는 무대 위에서 똑부러졌었다.) 이야기가 없었고 두서도 없었다. 여기 ARM 태블릿이 있고, 태블릿에 어울리는 똑똑한 키보드 커버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다른 태블릿이 있어요. 같은 모양이기는 하지만 조금 더 두껍습니다. 비호환 OS를 돌리고 있으니까요. 아, 사실 여기에도 키보드 커버가 더 있어요. 커서키가 달린 겁니다. 디자인이란 결국 결정이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결정내리지 않았다. ARM인가, 인텔인가? 무대에는 누가 올라가는가? 키보드 커버에는 부드러운 키인가, 딱딱한 키인가? 마이크로소프트는 위의 “모든 것”을 채택했다.

어려웠던 결정은 딱 한 가지, OEM 하드웨어 파트너들에게 등을 돌린 일이다.

다음 주에는 구글의 I/O가 있다. 그래서 시기상 이번 주를 잡았던 것이 아닐까 싶다. 아마 구글도 똑같은 아이디어를 발표하리라 여긴 모양이다. 구글 브랜드에 구글이 디자인한 태블릿으로 애플만이 아니라 구글 OS 라이센스 업체와 경쟁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가격과 배터리 수명, 상당히 뛰어난 커버-키보드의 실제 운용 모습, 충실한 소프트웨어 시연이 전혀 없었다. 아시겠나? 사전 발표회라는 점을 감안해도 내용이 없었다. 굳이 애플 팬이 아니더라도 회의론을 불러일으킬만했다. 필자가 보기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준비가 됐건 안 됐건 지금 움직여야 한다고 결론내린 모양이다. 소프트웨어만 팔아서는 충분한 이윤을 더 이상 올릴 수 없게 된 것이다.


2010년 1월 말, 아이패드를 처음 선 보일 때 기억하시는가? 무대에서 스티브 잡스가 거론한 유일한 제품이 아이패드였지만 프리젠테이션은 그 이상이었다. 잡스는 애플의 연간 매출액이 500억 달러가 넘어섰다는 말부터 시작했다. (이제는 천 억 달러도 넘어섰다.) 그리고는 상당 부분을 할애하여 통합된 시스템온칩, A4에 대해 얘기했다. 당시 필자의 결론이다.

모바일 컴퓨팅에 대해서는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티이자 인텔이다. 애플이 보여준 사전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밥 맨스필드가 아이패드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애플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소니와 삼성, 노키와와 같은 곳들과는 달리 스스로 CPU를 만들고 수입을 올린다며 자랑하는 애플, 이것이 바로 하나부터 열까지 전체를 다 만드는 최고의 강력한 회사라는 점을 주장하는 애플 나름의 방식이다.

필자가 옳았음이 이제 확실해졌다. 이제 애플은 어느 업계로서도 세계에서 제일 성공하고 제일 강력한 기업이다.

생각해 보시라. 아이패드가 없었고 애플이 계속 태블릿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었더라면 애플은 아마 거대한(그리고 이윤 또한 거대한) 아이폰과 맥의 꾸준한 성장(전체 PC 업계를 능가하는 연속 6년간의 성장)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아이폰은 애플이 주머니 컴퓨팅을 지배한다는 사실을 드러낼 뿐이다. 아예 컴퓨팅 자체를 지배하는 것을 드러내는 존재는 아이패드다.

이번 주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제까지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을 보여줬다. 스스로 PC 하드웨어를 디자인해서 판매한다는 발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 전체 PC 업계로 봐도 상당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미 아이패드가 나온지 오래이고 워낙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발표에 아무도 충격을 받은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건데, 좋건 나쁘건 서피스는 PC 업계의 분수령이 될만하다.

해리 맥크라켄(Harry McCracken)의 말이다.

37년 후가 되어서야 마이크로소프트는 앨런 케이(Alan Kay)에 동의했다. “소프트웨어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자기 하드웨어를 만들어야 한다.”

언제나 약삭빠른 레시안(Lessien)은 마이크로소프트 이벤트 직후 이런 트윗을 올렸다.

오늘 마이크로소프트의 움직임은, 앞으로도 써드파티 OEM에 의존할 경우 아이패드 때문에 태블릿 시장에서 잊혀진 존재가 되기를 두려워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태블릿 시장에서 잊혀지는 것만 두려운 것이 아니다. 아예 PC 시장 자체에서 사라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수치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윤을 얘기하고 있다. 애플은 이 세상 컴퓨터와 휴대폰 모두를 팔려 하지 않는다. 즉 윈도가 사라질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없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로 거둬들이는 이윤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심각한 위협이 존재한다.

오늘 데디우(Horace Dediu)의 말이다.

판매된 PC로 거둔 수입을 나눠 보면, PC 1대당 윈도 수입은 $55이고 오피스는 $68이다. 즉, PC 대당 마이크로소프트가 벌어들이는 총소득은 $123 정도이다. PC로 버는 운영소득을 나눌 경우 윈도 라이센스는 하나당 $35이고 오피스 라이센스는 하나당 $43이다. 그렇다면 PC당 운영수익은 $78이다.

이제 아이패드로 불거진 포스트-PC의 미래를 생각해 보자. 애플은 아이패드에서 거의 33%의 마진을 갖지만 아이패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번들보다 평균가격이 훨씬 더 높다. 단 애플은 소프트웨어를 뿌리거나 매우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패드가 팔릴 때마다 운영수익으로 $195를 벌어들이고 있다.

좋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파는 수량이 엄청나다 주장할 수 있을 텐데, 그것이 사실 문제다. 태블릿 시장은 대단히 빠르게 팽창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PC 시장은 계속 쇠퇴일로에 있고, 곧 전통적인 PC 시장을 넘어설 것이다.

그러므로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딜레마이다. 자신의 고가-소프트웨어-저가-하드웨어 사업모델이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료-소프트웨어와 통합된 적당한 가격의 하드웨어라는 미래가 가까이에 있다.

아시겠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어째서 PC를 만드는 파트너들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아이패드가 이런 움직임을 가져 오기는 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이 아닌 델과 HP, 도시바를 상대로 서피스를 선보였다. 아이패드 판매를 좀 누그러뜨려보자가 당연히 목표이기는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변화는 애플이 차지한 나머지 이윤을 두고 일어날 것이다. 여기서는 “너는 하드웨어, 나는 소프트웨어” 모델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안드로이드처럼 머리수로 시장을 확대시킬 수는 있지만 그것은 이윤이 아니다. 그리고 이윤 없이 지속 가능한 사업은 없다. 이윤은 기업들이 쉼쉬어야 할 산소이다.

애플의 성장이 곧 느려진다 하더라도 애플은 이미 업계 이윤의 거대한 부분을 점유하고 있으며, 애플의 성장이 향후 1~2년 내에 느려지지 않는다면 삼성을 제외한 휴대폰 업계의 모든 경쟁사들은 이윤이 거의 안 생길 것이다. 즉, 그들은 죽어가고 있으며, 나머지는 적자의 늪에 빠졌고 HTC마저도 흑자를 못 올렸다.

그리고 아이패드는 아이폰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성장중이다. $999 이상의 시장(마진이 생기는 시장이다)은 이미 맥이 점유했고 아이패드는 성장하고 있는 시장인 태블릿 시장을 점유했다. PC 시장은 현재의 휴대폰 시장처럼 빠르게 쇠퇴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서비스는 디자인 면에서 아이패드와 경쟁하기 위해 스스로 통합 제품 통제가 필요하다는 전략이 그 근본은 아니다. 현재의 이윤을 유지하면서 완전한 것을 팔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필요때문에 나왔다.

서피스는 과감한 움직임이고 마이크로소프트다운 물건이다. OEM이 서피스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실제로 안 좋아한다), 그들은 어디로 향할까? 아무도 원치 않는 리눅스? 전화기 말고는 아무도 원치 않는 안드로이드? 서피스가 체크메이트를 선언할 수 있는 상대는 애플이 아니다. 바로 OEM들이다.

필자가 옳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키아를 결국 인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Daring Fireball: Surface: Between a Rock and a Hardware Place

위민복님이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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